“장애는 결코 벼슬이 아니다. 삶 속에서 찾아오는 무능함 때문에 일렁이는 답답함은 가득하지만 그래도 결코 그 답답함을 무기 삼아 당당함에 빠지면 안 된다. 그리고 여느 부류의 사람들과는 달리 살아가는 것에 대해 늘 상기하며 살아야 한다.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못하며 사는 것을 새기고, 갚을 길 없는 이 놀라운 정성들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이것은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다. 내가 언제나 스스로도 말하길, ‘장애는 현실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지 결코 내 아픔에 집중해서가 아니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런 나라도 가끔 실수를 할 것 같아 이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나를 이 땅에 있게 해 주신 부모님을 봐서라도 오만을 떨 수 없다.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기 참 다행이라꼬.”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의 대사 중에서 한 부분이다. 영화 속에서 묘사 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겪은 우리 부모님도 이런 마음이셨으리라
내가 아무리 장애 때문에 아프고 고난이 있다한들 부모님의 마음을 어이 헤아릴까?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내 자녀가 ‘장애’라는 십자가를 안고 태어났을 때, 부모님 탓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 때문이라며 자책으로 평생을 사셨던 아니 지금도 살고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끔은 내가 장애인의 인권을 운운하며, 개인과 집단의 삶을 개탄할 때는 사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것도 모자라 또 다른 슬픔을 드린 거 같아 늘 마음 한 구석이 짠하다. 늘 잊지 않으려 한다.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을. 그리고 그 깊은 정성을….
*이 글은 경기도 성남에 사는 독자 안지수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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