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생산인구의 감소, 핵가족화, 소가족화 등의 변화로 이어졌다. 또한 전통적 가족체계 안에서 보호를 받았던 장애인·노인 등의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돼 부양, 수발, 재활 등의 사회서비스 수요급증을 불러 왔다.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은 전방의 철책선을 마주하는 현역은 아니지만 후방 최일선의 장애인시설을 비롯한 노인·아동·정신요양시설 등에서 프로그램 보조, 수발, 이동보조 등의 업무를 하며 사회복지서비스를 도와주고 있다.

이들은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면서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현역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한다' 등 현재 맡은 업무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의 문제이지만 마치 전체의 문제인양 비화돼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사회복무요원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며, 사회복무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생긴다.

사회복무요원이 현역에 비해 신체등급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회복무요원은 역량이 높은 우리의 자녀요, 이웃의 자녀들이다. 말이나 행동에 있어 스스럼이 없고 당당하며, 무엇보다 자존감에 상처받는 것만큼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신세대 청년들이다.

목욕을 돕거나, 바깥나들이를 부축할 때면 순간순간 힘은 들어도 장애인이나 어르신으로부터 '고마워요', '수고했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고 다시 힘을 얻는 친구들이다.

이들의 바램은 거창하지 않다.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위한 복지시설에 배치 받아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시설이나 기관에서는 사회복지사 또는 직원이 사회복무요원의 멘토가 돼 현장 적응을 도와주고, 업무를 잘 이해하도록 지도해 복무만족도를 높여나가는 따뜻한 인간관계 유지가 필요하다.

둘째, 사회복무요원들은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발생하면 담당직원을 찾기보다는 주로 동료간에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의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적응을 잘 하도록 북돋아주며, 동료간에 정서적 지지를 할 수 있도록 일종의 '사회복무요원 동료상담제도'를 뒀으면 한다.

셋째, 사회복무요원은 자신이 소속된 시설직원과의 차별을 싫어한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 또는 귀찮거나 번거로운 소위 3D업무를 수행할 때는 직원 주도하에 사회복무요원과 같이 일하도록 하며, 직원회식 모임에도 참석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소속감을 갖고 성실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시설장의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독일의 사회복지를 논할 때 ‘민사복무제도’를 떼어 놓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50년이 지난 민사복무제도는 청년에게 사회경험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직업에 대한 탐색과 발전 가능성을 높이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우리 사회복무요원도 사회복지시설 일선 현장에서 사회복지서비스 첨병역할을 톡톡히 수행함에 따라, 이들을 떼어 놓고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 오승태 사무국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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