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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국회의원이 만든 여자복서의 승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12-27 09:49:33
우연히 tv를 돌리다가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했다. WBA여자 페더급 세계챔피언 제5차 방어전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최현미 선수 하면 너무 많이 맞아서 눈이 퉁퉁 부어오른 모습이 떠오른다. 여자 복서가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채널을 고정시켰다.

그런데 대회사를 휠체어를 탄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닌가! 링 위에 휠체어 장애인이 올라온 것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어떤 사람인가하고 자세히 봤더니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이었다. 정하균 의원은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목 아래로는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으로 국회에 들어간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정하균 의원이 WBA여자 페더급 세계챔피언 제5차 방어전 대회장이 됐는지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그 사연이 더 감동적이었다. 정하균 의원 지역 사무소에 최현미 선수가 찾아와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다는 것이다. 복싱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대회를 개최하지 못해 WBA여자 페더급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반납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어렵게 세계 챔피언이 됐고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맞아가며 타이틀을 방어해왔는데 무관심 때문에 싸워보지도 못하고 챔피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위기에 놓인 최현미 선수를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최현미 선수가 새터민 출신이기 때문에 만약 최현미 선수가 타이틀을 반납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새터민들의 좌절이 클 것이고 남한에서 정착해 잘 살아보겠다는 새터민들의꿈을 꺾는 일이 되겠기에 힘 없는 국회의원이지만 자기라도 나서야겠다고 결심을 했단다.

하지만 장애인비례대표 국회의원의 말에 대회 비용을 선뜻 협찬할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에 비서관들이 발로 뛰며 대회를 준비했던 것이다. 이렇게 어렵게 준비한 대회이기에 최현미 선수는 보답이라도 하듯 5회 T-KO승을 거두었다. 태국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경기를 중단시켰기에 통쾌한 KO승을 볼 수는 없었지만 우리 국민 모두 특히 여성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는 승리였다.

그런데 그 승리를 만든 사람이 다름아닌 휠체어 국회의원이라는 것에 감동까지 보태졌다. 요즘 정치인들의 행태가 과관이라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있다. 도대체 국회의원은 뭘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휠체어 국회의원이 모처럼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복싱이 인기가 없다고 대회를 치루지 못할 정도로 피폐해있는데 안방에서 TV를 통해 여자복싱대회를 볼 수 있도록 중계방송을 해준 KBS도 칭찬해줄만하다. 종합편성채널 개국으로 방송은 늘어났지만 여기 여기에서 연예인만 불러다 놓고 잡담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 비인기종목을 생방송으로 중계한 것은 공영방송다운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이번 WBA여자 페더급 세계챔피언 제5차 방어전 성공으로 여자복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 그리고 최현미 선수에 대한 인기도 올라갈 것이다. 무엇보다 새터민 스타가 만들어져 새터민이 남한에서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소외계층을 주류사회로 편입시키는 것은 바로 관심이다. 그런데 그 관심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앞에서 끌고 갈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런 지도자 역할을 하라고 국회의원을 뽑는 것인데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당선이 되고 나면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일엔 관심이 없고 정치세력을 넓히는 일에 목숨을 건다.

앞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할 때는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얼마나 경청했고 어려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줬는지 그래서 얼마나 감동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는지를 척도화시켜서 점수를 매기는 것이 어떨까 한다.

휠체어국회의원이 만든 여자복서의 승리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 감동의 승리가 올 한해를 마무리 지으며 우리 국민들에게 행복한 선물이 되었다.

*이 글은 사단법인 장애인문화진흥회 회장이자 방송작가인 방귀희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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