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이런 문구를 읽을 적이 있다. "모든 사회에서는 나름대로의 차별은 있다." 이 말처럼 이 세상에는 작은 차별조차도 없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여자들의 제일 아름다운 날은 '결혼식 날'이라고 한다. 단 한번 뿐인 행복의 순간….

하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장애여성들은 이 기본적 권리조차 못 누리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이 개선되는 그날 까지 나는 외칠 것이다. “장애인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장애인차별 철폐 투쟁!”

장애여성의 차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부분은 세 가지 면에서 잘 나타나있다. 그것은 교육과 경제활동, 그리고 결혼이다. 우리나라 장애여성의 경우 교육수준이 장애남성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무학은 특정연령층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 연령층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함으로써 친구를 만날 기회나 취업 및 사회참여에 제약을 받게 되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도 어렵게 살고 있다. 무학은 또한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불이익을 당했을 때 자신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해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조차도 자신을 보호할 수 없게 만든다.

장애여성은 일반여성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결혼에 대해서도 장애남성보다 더 제약을 받으며 결혼을 한다 하더라도 대개는 장애 정도가 더 심한 남성을 택하는 경향이 많다. 결혼 후에는 자녀출산을 기피하도록 주변사람들에 의해 압력을 받게 된다. 그런 결과 우리나라장애여성의 대부분은 미혼이다.장애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인간이면 누구나 추구할 권리가 있는 기본적인 인권과 행복추구권이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되며 그런 일이 없도록 장애인에 대한 보호정책들이 확충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현실적인 나의 결혼 생활에서 무엇이 좋으며 힘들고 서럽고 행복한지 소개해보려 한다.

이 전 글에서 읽었듯이 나와 내 남편은 어느 누군가에 소개로 만난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아주 자연스레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났다. 어쩌면 영화에서나 볼법한 우리의 결혼 이야기.

서로에게 확실하였기에 결혼 전에 아기가 생겼어도 별탈 없이 앞을 향해 달려올 수 있었다. 우리가 결혼을 한다고 부모님, 가족들에게 말을 꺼냈을 때 정말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서럽고 아팠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식도 하기 전에 아기도 있지, 또 결혼 상대자로 데려온 사람이 나이도 어린데다 딱 부러지는 직업도 없지, 능력도 없지 돈도 없지…. 물론 반대를 하시는 것 당연하다. 어느 부모든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난 그때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평생을 혼자 살 줄 알았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을 하셨단다. 그런 생각을 갖으셨던 분이 얼마나 반대를 했을지 감히 상상도 못할 것이다. 하루는 호적등본을 가지고 오셔서 마지막으로 전해 주로 오셨다며 결혼식을 하던 애를 낳아서 키우든 가족들은 앞으로 볼 생각 하지 말라고 하시며 가신 적도 있었고 또한 다 용서하고 이해 할 터이니 아기가 8개월이니 유산은 못 할 것이니 우선은 낳아라 낳고 입양을 보내고 우리 부부도 역시 헤어지라고 요구를 하셨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시고 모질게 대할 때까지는 부모님의 마음은 몇 배로 저리고 쓰리고 아팠을 것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 왜 그러셨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백번 천 번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아프고 상처받은 것은 단 한번이라도 동등한 입장에서 같은 사람으로 바라봐 주었다면 한 평생 태어나 같은 여자로서 생각 해주었다면 그렇게 말 할 수 있었을까? 결혼을 성공한 장애인이라면 한번쯤 겪었을 고비다.

앞으로 할 이야기에 비하면 이전 이야기는 약과다. 연애할 때 사랑하는 것과 결혼 생활을 유지해 가는 것은 너무나도 천지 차이다. 그리고 여자,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는 마음과 남자, 아빠로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천지 차이다.

난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세상은 살만 했으니까.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난 뒤에는 솔직히 후회한 적도 많고 도망가고 싶을 때도 많고 죽고 싶을 때도 있었다. 내 뱃속에서 10개월을 힘들게 품고 있었던 아이에게 내 손으로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꼈을 때…. 또한 결혼 전의 그 애틋하고 따스하며 달콤한 감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직 성욕구 충족의 대상자로 내 자신 스스로가 상대방으로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을 때 그 기분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물론 나 자신에게 컴플렉스 일수도 있다. 하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아무런 도움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었을 땐 정말 혀라도 깨물고 죽고 싶었다. 나름대로 겉으로 비장애인들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남들에게 없는 나만의 능력도 있다고 생각 했었고 자신도 있었고 꿈과 희망, 미래도 있었는데 '결혼'이라는 두 글자 한 단어로 인해 나의 삶이 바뀌었다고 생각이 들었었고 다신 못 설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나의 자만심 이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여자라면…. 사람이라면 한번쯤 그럴 것이다. "가장 큰 차별은 자기 스스로가 만든다"라는 말처럼 모든 것은 자기 마음먹기에 달렸다.

인간이면 누구나 추구할 권리가 있는 기본적인 인권과 행복추구권 역시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이 글은 충북 청주시에 사는 에이블뉴스 독자 조우리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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