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내버스 번호판 및 노선도 너무 작고 조잡하다. ⓒ박경태

서울 시내버스 번호판과 노선도가 분리되어 있고 번호판이 커서 잘 보인다. ⓒ에이블뉴스

필자는 출퇴근을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시각장애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꾸준히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교통(이하 버스승차)을 이용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사는 울산광역시는 더한 것 같다. 울산시내버스는 번호판과 노선도가 같이 제작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노선의 번호표시가 작아 저시력 시각장애인과 노인들이 버스번호를 확인하려 버스의 측면 번호를 확인하려 하면 이미 버스는 출발하고 있어 이동약자들이 생명을 담보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지난 2008년 울산광역시 교통행정과에 버스번호판 확대 및 노선도와의 분리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예산 탓만 하고 아직 개선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울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요즘 버스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광고판이 커지면서 버스 노선도와 번호판은 자연스럽게 작아지고 있는 것 같다.

또한, 각 도시마다 버스번호판의 위치와 번호판의 크기, 글씨체 등이 각각 달라 이동약자들의 불편이 크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 별표1(이동편의시설의 구조·재질 등에 관한 세부기준)에서도 번호판의 크기와 노선도의 크기 및 글씨체와 각각의 위치 등에 대해서 정의된 것이 없어 각 시도마다 다른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는 이동자들의 불편은 물론이거니와 점점 화려해지고 커져만 가는 광고판으로 말미암아 버스의 기본적인 정보인 번호와 노선정보가 잘 보이지 않게 되는 문제를 내재하게 되면서 비장애인들에게도 불편함을 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버스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이 원하는 노선을 찾아갈 수 있는 대중교통의 해심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 기본이 되는 중요한 정보가 지역에 따라 다르다면 이동약자들은 다른 지역에 방문할 때마다 심각한 스트레스를 감소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또한, 철도나 항공도 마찬가지이다. 철도는 좌석번호가 좌석 안쪽으로 붙어 있고 그 크기도 너무 작아 노인성 질환(백내장, 녹내장 등)을 가진 어르신들과 장애인 및 비장애인들도 불편함이 크다고 할 것이다.

이에 전국 어디에 가든 버스정보를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노선정보와 번호정보의 크기, 글씨체, 색깔 위치 등을 통일화하여야 하고, 철도와 항공의 좌석번호를 크게 만들며 그 위치를 통로 쪽으로 이동 설치하여 이동약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 (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 ‘④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장애인이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이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 및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루속히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장애인이 편하면 비장애인들은 더욱 편하다는 만구의 진리를 행정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 글은 대한안마사협회 울산지부 사무국장 박경태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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