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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 현장 공개 요구하면 공개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0-02 13:58:23
약 25년 전에 일본 교육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우메다 아께보노 학원이었다. 이곳은 장애아동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이 기관을 방문하면서 독특하면서도 원칙적인 면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우메다 아께보노는 설립자(카토우 마사히토 원장과 사카이 야스토니)가 독일에서 학위를 받은 분이라서 일본의 특수교육, 재활치료와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 특징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장애아동에 대한 재활치료서비스 현장을 철저하게 공개한다. 단 보호자에게 공개하고 있었다. 사실 장애아동의 장애정도는 아동 수만큼 다르고 개별적이다.

보편적인 원리는 존재하지만, 장애아동 개개인에게 적용하게 되면 이론과 근거에 입각한 각기 다른 접근법이 제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애아동에게 개별적인 접근이란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연한 것이다.

그러면 왜 보호자에게 공개하고 있는가?

첫째, 장애아동에게 제공되는 재활치료의 효과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이다. 즉 아께보노 학원이든, 재활치료센터, 혹은 병원이나 복지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은 30~40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으로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모든 교육과 서비스는 가정연계가 중요하다. 따라서 보호자는 가정에서도 전문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제 현장을 보고, 가정에서도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런데 종종 장애아동 보호자를 대상으로 일반적인 교육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때의 질의는 보호자 자녀의 개별적인 상황에 관한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내 아이에 관한 질의"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그 아동들 직접 관찰하지 않는 강사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즉 가치관이나 관점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집단을 중심으로 집체교육이 필요하지만, 장애아동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서비스는 결국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에서 직접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활치료서비스의 효과를 위해서도 그 공간은 개방되어야 한다. 단 공개의 의미는 가정연계와 보호자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하여 공개되어야 한다.

당시 아께보노 학원의 재활치료 서비스 제공자들 대부분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전문가들이었고, 이들은 임상현장과 학교강단을 공유하고 있었다. 마치 대학병원 의사가 환자를 돌보고, 후학을 가르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결국 이들은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을 보호자에게 공개하면서 장애아동에 대한 진단과 사정,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서비스 제공과정과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전문성을 가지고 보호자와 함께 장애아동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장애아동조기교실을 돌아보면 대부분 1대1 교육을 하되, 교실공간은 아무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창문도 없는 폐쇄적이다. 이유는 재활치료에 집중하고 아동이 방해받지 않게 하려는 의라고 하였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장애아동재활치료는 폐쇄적인 공간 즉 실험실에서 효과를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일상생활 현장에서 효과를 거두는 것이 목적이다.

실험연구를 할 때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효과를 알기 위하여 통제변수를 활용한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은 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 곳이다. 장애아동이 살아가는 현장은 바로 그러한 곳이다. 재활치료실에서는 장애아동이 잘 하는 데, 가정이나 현장에만 나오면 잘 못한다는 말이 있다. 결국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호자가 보고 있고, 보호자가 함께 하는 곳에서 장애아동에 대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실험실 효과를 절대시하려는 잘못된 의도를 교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가 공개된 자리에서 정확에 가까운 진단과 사정 이에 근거한 서비스 제공을 하면서 자신의 전문성도 증진시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최근 수술로 인하여 재활병원에서 재활치료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 재활의학과 의사와 도수치료 등을 제공하는 물리치료사의 협업을 통하여 환자에게 현재의 상태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와 효과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재활치료를 하는 것을 보았다. 만일 그 대상이 지적장애 혹은 지적장애를 동반한 뇌병변장애아동이라면 그 정보는 반드시 보호자가 들어야 할 의무가 있고 또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재활치료의 윤리는 비공개, 폐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개와 협업에 있는 것이다. 만일 공개할 수 없다면 이에 따른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를 합리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나는 장애아동을 폐쇄공간에 맡기고 대기실에서 보호자들끼리 재활서비스 제공기관이나 인력에 대하여(about) 이야기만 나누는 현장이 더욱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방향이라면 자신의 자녀가 서비스를 받는 공간에 들어가 "내 자녀의 현 상태는 어떠하며, 이 서비스를 어떤 근거로 제공하며, 그 효과는 어떠한지, 나는 집에서 내 자녀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하여 배우고 서비스제공자와 함께 장애아동들 지원하는 반전문인력으로 역할을 감당하려고 할 때, 장애아동재활치료는 더욱 큰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고, 재활치료서비스 제공인력들도 더욱 연구하면서 전문성을 증진시키게 될 것이다.

우메나 아께보노 학원에서의 경험은 매우 도전적이고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전국장애아동보육제공기관협의회 이계윤 고문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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