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갑을 분실했다. 지갑 안에는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장애인등록증, 교통약자용 교통카드 그리고 약간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혹시나 분실물들이 되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신용카드는 은행 창구에서, 운전면허증은 경찰서에서 분실 신고와 함께 재발급 신청했다. 교통약자용 교통카드는 해당 발급은행에서 재발급 수수료를 지급하고 바로 발급받아서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등록증은 거주지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전면허증과 동일하게 분실사유서를 작성하고 재발급 신청했다. 그런데 분실사유서를 작성하면서 분실한 장애인등록증의 효력 정지에 대해 질문을 하니,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주민등록증과 같이 발급 일자를 바탕으로 정지되는 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지 못했다고 전해 들었다.

장애인등록증이 대상자의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 할 때, 주민등록증과 같은 분실증에 대한 대비책이 없을 경우에 우려가 된다.

되짚어 생각하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애인등록증의 신분증으로서의 효력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이러한 논쟁의 결과로 선거와 공무원 시험을 포함한 각종 시험에서도 공인된 신분증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 반면 높아진 장애인등록증의 가치를 생각하면 장애인등록증을 분실 했을 경우의 대처 방법은 심히 우려스럽다.

분실한 장애인등록증을 악용할 경우 가볍게는 장애인 대상의 입장료 등 할인은 물론, 무인 발급기를 통해 지하철 1회용 승차권을 발급받아 부정 승차를 할 수 있고, 무겁게는 습득한 장애인등록증을 바탕으로 신분증 기능에 대한 위변조를 거친다면 신용카드 발급과 은행거래 등 재산상 손해가 우려되는 금융거래에까지 악용될 수 있다.

얼마 전 장애인등록증을 위변조해 대학 입시에 악용하다 적발되어 언론에 보도되는 씁쓸한 기억 또한 떠오른다.

현재 장애인등록증은 단순 장애인등록증, 고속도로 할인 카드 기능을 포함한 IC칩을 장착한 통합카드 형태와 우체국 등에서만 신청, 발급이 가능한 체크카드 기능을 탑재한 형태와 신용카드 기능과 앞서 언급한 고속도로 할인 카드 기능까지 포함한 신용카드 기능을 가진 장애인등록증이 발급, 이용 가능하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탑재한 장애인등록증을 분실하였을 경우에는 발급 금융기관을 통해 분실에 따른 이용정지는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이러한 장애인등록증에 대해서 모바일 형태의 장애인등록증 발급에 대한 보도를 접한 바 있는데, 앞선 염려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또는 현시대의 발달 된 모바일 서비스 양상을 감안하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러한 모바일 기능에 기존의 장애인 대상의 고속도로 할인 기능과 근래 장애인들의 사용 빈도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하이패스 결제기능까지 일괄적으로 탑재한다면 그 쓰임과 편리성은 실로 커지리라 생각된다.

이렇듯 장애인 당사자들의 할인 혜택 등의 일상생활과 신용카드를 비롯한 금융 생활 등 생활 전반에 깊숙이 관여된 장애인등록증의 쓰임을 생각하면 분실 시 재발급의 경우를 포함한 전반적인 이용 및 관리 체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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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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