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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불쾌감 주는 국민의례 안내멘트

'거동 불편자 여건 맞는 안내' 규정 지켜지지 않아

정부·지방자치단체 규정준수 솔선수범 자세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6-12 17:54:33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기사와 무관). ⓒ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기사와 무관). ⓒ에이블뉴스DB
지난해 8월 10일 정부는 국민의례 규정을 개정하고 국민의례 규정 제4조(국민의례 절차 및 시행방법)를 신설해 행사 주최자가 국민의례를 실시할 때 노약자·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참석자가 개인별 여건에 맞게 예를 표할 수 있도록 안내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국민의례 전 참석자는 모두 일어서 단상의 국기를 향해 주길 바란다고 말한 후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자리에 앉은 채로 예를 갖추라고 안내하는 식입니다.

규정이 개정된 지 10개월. 장애인 등 거동불편자에 대한 국민의례 안내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중앙행정기관의 행사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한 지체장애인 A씨(지체1급·경기도 광주시·남)에 따르면 별반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지난해 중앙행정기관이 주최한 8·15 광복절 기념식, 개천절 기념식, 올해 3·1절 기념식 모두 장애인 등 거동불편자에 대한 배려는 없었습니다. 국민의례 규정이 개정됐음에도 국민의례 전 일어서서 국기에 경례를 하라고 할 뿐, 개인별 여건에 맞게 예를 표하라는 안내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일 행정안전부 주최으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30회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도 사회자는 국민의례 전 안내에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을 뿐 거동불편자를 위한 별도의 안내는 하지 않았습니다.

행정안전부 6·10 민주항쟁 기념식 담당자는 “안내멘트 같은 세세한 것은 주관단체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한다. 일부러 안내멘트를 빼려 한 것은 아니다. 꼼꼼히 확인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의전담당 관계자는 “규정이 개정된 후 국민의례거동불편자를 대상으로 여건에 맞게 예를 표하게 안내하라는 공문을 기관별로 보냈다” 면서 “관계기관들에게 한 번 더 강조해서 국민의례 규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법정기념일에 대한 기념식은 중앙행정기관이 주최를 하고 관련단체가 주관을 합니다. 주최단체가 이를 빼먹고 실무를 맡은 주관단체에 전달하지 않으면 장애인 등 보행불편자를 위한 안내는 나가기 어렵습니다.

별 것도 아닌 걸 갖고 트집 잡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등 거동불편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느끼는 불쾌감을 생각해 본다면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성추행은 본인이 불쾌감을 느낄 때 성립이 됩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느끼는 불쾌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기분 나쁘면 그 안내는 잘못된 것입니다. 중앙에서 규정을 지키고 바로잡으면 지방자치단체도 따라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례 규정을 적용 받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공공기관·시민사회단체들도 각종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이 같은 장애인당사자의 말을 깊이 새겨들어 실천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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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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