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에이블뉴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1일 장애인 지도자 30여명이 모인 '2011년 제2차 장애인최고지도자포럼'에 초청강사로 참여, '국민연금공단의 장애인복지와 역할'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기자는 전광우 이사장의 말에 귀 기울였다. 장애인 지도자들과 공식적인 첫 대면인만큼 오늘의 말이 곧 국민연금공단이 맡는 장애인 업무에 영향을 미칠 거란 기대가 있었다.

실질적으로 장애인과 닿을 일이 없던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4월부터 실시된 '장애등급심사'에 대한 업무를 맡으면서 장애인이 꼭 거쳐야 할 관문과 같은 중요 기관으로 부상했다.

또한 지난 4월부터 병·의원에서 매기던 장애등급까지 맡아서 직접 심사하고 있으며, 오는 10월부터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수탁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격심의위원회 운영 지원이나 활동지원기관 평가, 활동지원급여의 제공 내용 관리·평가 업무까지 총괄하게 된다.

즉,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 모든 서비스 등은 국민연금공단 손에 맡겨진 셈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 "과거 동정과 시혜적 차원에서 장애인을 인식했지만, 이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권리의 주체로 인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장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까지 과거의 모습을 띈 듯 했다.

이사장은 "루즈벨트 대통령이나 스티븐호킹 박사 등 장애인으로서 역사의 큰 별인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이 신체·정신적 불편에 낙심하지 않고, 세계적인 큰 별이 될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 지도자들에게 "장애인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도사의 심정으로 관심과 조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마치 장애가 아주 큰 불편함이고, 또 장애를 가진 게 절망적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듯 했다. 장애인 운동을 하는 당사자들은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이사장의 몇몇 발언들은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이날 참석한 지도자들은 '장애인에게 희망을'이란 낯간지러운 이야기를 듣고자 참석한 게 아니다. 그저 '따뜻한 가슴을 갖고 일하겠다'는 낯간지러운 말을 듣고자 참석한 게 아니다. 장애인의 생존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민연금공단이 대체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래서 어떻게 장애인을 위해 체계적인 업무를 펼쳐 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말이 가장 궁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의 말들은 전혀 들을 수 없었다.

곧 10월이면 활동지원제도가 본격 시행되고 국민연금공단이 가져야 할 장애인 업무에 대한 부담감도 배로 늘 것이다.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국민연금공단은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볼지, 장애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것은 물론, 장애인의 입장에서 업무를 진행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길 기대해본다.

21일 '2011년 제2차 장애인최고지도자포럼'에는 장애인 지도자 30여명이 자리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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