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수녀님! 봄이 오는 희망의 집 한켠에서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때론 근심어린 눈빛으로 삼백여명의 장애가족들을 바라보시는 수녀님의 모습과 간절히 기도하고 원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고 하신 수녀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희망의 집 가족들의 평안한 삶을 기도제목으로 놓고 간절히 기도하시는 수녀님의 기도소리가 들려옵니다.

테레사 수녀님에게서 밭고랑 같은 주름투성이의 얼굴의 외할머니 같은 미소, 곧 지팡이를 짚어야 할 것 같이 허리가 구부정한 모습, 불쌍하고 소외된 이들을 쓰다듬고 있는 거룩한 손을 보았다면 안드레아 수녀님, 당신에게선 언제나 힘찬 걸음걸이와 호탕한 웃음과 목소리, 단호함으로 호통치시다가도 가슴 활짝 펴고 두 팔 벌려 장애인들을 안아 보듬는 자애로움으로 가득 찬 넓은 품을 보았습니다.

길거리 어디선가 “안녕하세요 명숙씨” 하고 부르시면서 제 앞에 우뚝 서실 것만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사는 세상은 사회복지제도나 정책등과 같이 제도적으로 많이 발전하고 경제적으로 윤택해졌다고는 하지만 인간의 존재가치를 한 마리 개미나 벌레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고,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고, 사람이 바람을 마음으로 배려하고 감싸는 진정한 사랑의 실천은 많이 부족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가을 시와 음악이 있는 가을 오후의 만남에 음성에서 서울까지 직접 운전을 하여 뇌성마비시인 성희씨를 데리고 오신 일, 중도에 시각장애인이 된 원생의 생활교육을 위해 서울과 음성을 오가시던 일, 사진 봉사를 갔을 때의 일 등 수녀님과 인연을 맺은 후의 여러 가지 일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일 년 열두 달, 하루 24시간 장애인들과 함께 사시는 수녀님의 생활은 어린왕자가 별에다 심은 장미꽃과 같은 것이라 여겨지고 작은 실천에서 큰 사랑이 이루진다는 것을 배웁니다.

또 한편으로는 진정한 사랑의 실천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것, 상처 입을 때까지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사랑은 어느 계절에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말씀의 참뜻을 수녀님께서 실천하는 생활로 보여주시는 듯 하였답니다.

그렇게 수녀님의 가꾸신 사랑의 결실은 나날이 익고 밀알처럼 다시 썩어 더 많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만약 주위에 장애인 한명이 어려움 속에서 큰 아픔을 겪고 있다면 그건 하느님께서 보살펴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명숙 씨와 내가 그의 아픔과 필요한 것을 살펴주지 않아서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시겠지요?

사람들은 지능이 있는 로봇을 만들만큼 첨단의 과학을 발전시켰지만 우리 사회는 이제 막 개념을 파악하고 일어서려는 인권이나 소외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먼 듯합니다. 수녀님께서 곁에 계신다면 모든 사람을 섬기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실천하면 우리 사회도 살만한 사회가 되리라고 별빛 같은 목소리로 답해주셨겠지요.

수녀님 희망의 집 봄소식은 어디까지 왔는지요? 봄이 오는 길목에서 희망의 집에 당도한 봄소식이 저에게도 들려오길 기대해봅니다.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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