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장애인을 위한 건축'이란 제목으로 건국대 강병근 교수님의 강의를 감명깊게 들었다. 장애는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로나 건물 등 우리 주위의 생활 환경에 있으므로 우리가 이들에 대해 사랑과 관심을 가지게 될 때 장애없는 세상도 가능하다는 메시지에 강의에 참석한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또한 부끄러워 하였다.

이러한 생활 환경은 결국 장애인을 비롯한 어린이, 노약자 등 신체적 약자를 배려하는 법을 배워 체득한 비장애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고쳐지는 것이기에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교육’의 필요성은 장애없는 세상을 위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2008학년도 대입부터 시행되는 내신 등급제에 반대하는 고1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표현하고자 서울시내에서 주말 촛불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하여 교육부와 학부모, 학생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평생을 함께하며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해줄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이미 자신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잠재적 경쟁자가 되어 친구를 이겨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고 또 좋은 직장을 구해 잘 살 수 있다는 적자생존의 정글법칙이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아수라판의 교육현장에서 ‘약자를 배려하는 교육’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함께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신점수를 높이기 위해 친구의 노트를 찢고 숨기는 ‘니 죽고 나 살기 식’의 삭막한 교육방식이 아니라 자신보다 약자를 배려하면서도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줄 아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하루빨리 만들어 정착시키는 일일 것이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는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태어난 박수성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에서 소아정형, 사지기형교정 및 뇌성마비 담당교수로 재직중이다. 장애 아동에 대한 배려가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치는 현실에서 다리에 생긴 기형이나 뇌성마비로 인해 보행이 힘든 이들을 치료하여 장애의 정도를 최소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이 칼럼을 통하여 장애와 연관된 여러 질환들에 대한 유익한 의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 또는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 ◆ 홈페이지 : www.hib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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