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운동 신경계 감시 장치'를 이용하여 척추수술을 하는 모습. (미국 세인트루이스 어린이병원 자료)

척추마비환자에게 줄기세포는 과연 ‘성서의 기적’을 이루어 줄 것인가?

황우석 교수께서 인간 배아복제 연구를 통해 불치·난치성 질환 치료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성과로 인해 과학기술진흥기금에서 ‘최고과학자연구지원사업’으로 265억원을 배정 받기로 했다고 하여 화제가 된 이후 줄기세포 연구에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투자하는 병원과 기관들이 늘어났다 한다.

이런 줄기세포 연구의 일환으로 모 대학병원에서 20여년 동안을 하반신 마비 상태로 지낸 환자가 탯줄혈액(제대혈)에서 분리한 성체 줄기세포를 척수에 이식해 운동·감각 신경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언론지상에 발표한 뒤 혹시 베드로의 주문에 따라 앉은뱅이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었다”는 성서의 기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로 여러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적이 있다.

그러한 신경회복이 과학적 증거에 근거를 둔 “과학적 사실”이라면 실로 대단한 학문적 업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나 이에 대한 의학계의 각종 여론은 “아직까지는” 이라는 표현으로 결과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줄기세포에 대해선 아직도 빙산의 일각만큼이나 알려진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까닭이다.

척추신경마비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되는 불행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로 비극적이고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이다.

척추신경마비의 원인으로는 슈퍼맨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리브’ 나 ‘클론의 강원래씨’처럼 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고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인한 신경근육마비로 올 수도 있으며 척추신경에 발생한 각종 종양이나 감염증, 각종 척추 기형 등을 외과적으로 수술한 후에 합병증으로 올 수도 있다.

1980년대 말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서 척추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신경학적 합병증을 예방하고자 ‘수술 중 운동 신경계 감시 장치’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상당한 성과가 이루어져 척추 수술로 유명한 미국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이러한 ‘수술 중 운동 신경계 감시 장치’ 기법을 이용하여 현재까지 약 1000예 이상의 심한 척추기형을 교정하면서 하반신 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건수가 단 한 명도 없는 놀라운 과학적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줄기세포도 줄기세포지만 당장 과학적으로 검증된 ‘수술 중 운동 신경계 감시 장치’ 의 도입부터 서둘러야 할 때다.

의학적인 기적은 우연히 찾아 오는 것이 아니라 충실한 기초 의학의 토대 위에 만들어지는 것이 때문이다.

부산에서 태어난 박수성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에서 소아정형, 사지기형교정 및 뇌성마비 담당교수로 재직중이다. 장애 아동에 대한 배려가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치는 현실에서 다리에 생긴 기형이나 뇌성마비로 인해 보행이 힘든 이들을 치료하여 장애의 정도를 최소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이 칼럼을 통하여 장애와 연관된 여러 질환들에 대한 유익한 의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 또는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 ◆ 홈페이지 : www.hib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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