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문화회관 앞에 눈이나 비가오면 장애인이나 비장애인들이 쉽게 미끄러지기 쉬운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다.<박종태>

명동성당과 가톨릭회관은 장애인 화장실을 새로 보수공사하면서 장애인 의견을 무시하고 설치해 중증장애인등 손, 발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너무 불편하게 해 놓았다.

세정장치를 발로 누르고, 손으로 누르고 아니면 용변 후 일어나면 센서가 감지돼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그런 장치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기본임에도 그냥 장애인화장실에 양변기만 설치하고 장애인화장실이라는 명칭만 붙여놓았다. 그동안 이곳은 장애인화장실이 없어 휠체어장애인등 중증장애인들은 심한 불편을 겪어왔다.

한달간의 명동성당앞 1인시위

장애인권익운동과 편의시설 실태조사를 하는 나는 가톨릭신자라 이 문제를 꺼내기도 말하기도 무척 불편했다. 주교님이나 신부님들이 너무 권위주의적이라 무척 망설이면서 고민을 했다. 명동성당에서 장애인들의 모임이나 행사가 있으면 수도권에서 오는 장애인들은 고속도로 마지막의 휴게소인 죽전휴게소에서 용변처리를 하고 가톨릭회관으로 오는 경우가 있어 고민 끝에 중대한 결심을 하고 작년 5월달 1인시위를 명동성당 입구에서 한 달을 했다. 이웃사랑을 가장 먼저 실천해야하는 가톨릭단체가 장애인차별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간판을 들고 침묵 속에 시위를 하면서 눈총을 많이 받았다.

신부님과 다툼 속에 소외당하고 장애인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차별하지 말고 장애인편의시설 설치하라고 외쳤다. 명동성당 내 소성당은 턱과 계단이 없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다. 휠체어장애인은 고백성사도 소성당에서 하기 때문에 전혀 출입할 수가 없다. 명동성당 내 대성전은 옆문에 장애인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대리석을 두개 받쳐 놓았으나 휠체어 장애인은 위험해 혼자 출입할 수 없다.

혼자 이용하다가 뒤로 넘어져 다칠 위협이 매우 높다. 명동성당 사무실은 계단이 너무 높아 이용할 수 없고, 명동성당 옆 문화회관은 새로 건축해 장애인화장실을 설치했으나 문제가 생겼다. 화장실입구에 설치한 점자유도블록 재질이 스테인리스라서 저시력 장애인들은 반사되어 색깔 구분이 전혀 안되고 유도블록에 물이 묻으면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매우 높다.

문화회관입구도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라 눈비가 오면 다칠 위협이 매우 높다. 작년 4월달 신문보도에 철도청 남가좌역에서 점자유도 블록에 다친 승객이 철도청을 상태로 소송, 승소판결을 받아 철도청이 배상을 해주었다. 법원은 판결 내용에서 미끄러운 점자유도블록 설치한 철도청 건물주 등이 배상하라는 판결이 있었다.

고장잦은 수직형 유압식리프트

▲고장이 잦은 것이 문제가 되는 명동성당 문화관에 설치된 수직형 유압식리프트.<박종태>
명동성당은 언덕도 너무 경사가 져서 휠체어장애인들은 이용할 수 없다. 가톨릭회관 주차장은 신부님 수녀님은 무료이고 장애인들은 50%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중증장애인들만이라도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무응답이거나 안 된다는 답변이었다.

그리고 명동성당 문화회관에 엘리베이터와 수직형 유압식리프트를 설치했으나 수직형 유압식리프트 주(SD)제품은 고장이 잦다. 1층 정도 높이로 조금 안 되는 곳을 운행하고 있다. 몇 개 안 되는 계단 위를 운행하고 지하 밑에 화장실을 운행하고 있었는데 지난 10일 명동성당 가보니 운행이 안되고 멈추어 있어 성당입구 경비실에 문의하니 고장이 자주 나서 중지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이틀 후 명동성당 사무장님께 문의하니 감지장치가 고장이 잦아 수직형 리프트 대금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을 들었다. 주(SD)사장에게 전화해 문의하니 비장애인들이 이용해 리프트운행을 중지시켰다고 변명을 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었다.

수직형 유압식리프트는 건물 외벽에 설치하면 추울 때 더울 때 운행이 중지되는 현상이 있다. 이를 승강기안전관리원 과장에게 문의하니 마찬가지 답변을 들었다. 가톨릭회관이나 명동성당은 장애인 노약자 편의시설 설치를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하는데도 가톨릭재단은 외면하고 있다. 주교님 집무실시설은 대궐같이 지으면서 예산이 없다는 핑계만 대고 있다.

장애인편의시설인 화장실 세정장치는 돈도 별로 들이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 또한 수직형 리프트도 장애인들이 불편하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로 설치했으면 장애인 노약자 불편도 없고 예산낭비도 없었을 것이다. 장애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편의시설을 설치하면 이렇게 자주 문제가 생기고 장애인도 불편하지만 예산낭비도 된다는 사실을 가톨릭재단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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