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서 보면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을 앞두고 조조의 백만 대군을 화공으로 물리치기 위하여 재단을 높이 쌓아놓고서 동남풍이 불기를 기원하는 내용이 나온다.

조조의 백만대군은 강 위에 배를 띄우고 배가 움직이지 않도록 쇠고리로 배와 배 사이를 묶어 진을 치고 오나라와 촉나라의 연합군을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싸움의 결과는 제갈공명이 기원 한대로 동남풍이 불어와 조조의 군사는 크게 패배하고 만다.

제갈공명이 신통력을 가져 동남풍을 불게 한 것일까?

제갈공명이 아무리 지모(智謀)에 능통하였다 하여도 신통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뛰어난 전략가였던 제갈공명은 그 지방의 그 계절에 국지적으로 때를 맞춰 동남풍이 분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정학적 조건을 시기 적절하게 이용한 것이다.

제갈공명의 이 시기 적절한 동남풍의 이용 즉 전략은 조조의 백만 대군을 물리치고 중국의 역사를 바꿔 놓았음을 깊이 있게 새겨볼 일이다.

작년 한 해 우리나라는 대구지하철 참사가 온 나라 안을 흔들어 놓은 것을 시작으로 봄가뭄이 들고, 여름에는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가고, 이라크전 파병 등 큰 일들이 일어나 나라경제를 흔들고 온 국민의 살림살이가 IMF때보다 더 좋지가 않았다.

그, 여파로 나타난 취업난과 명에 퇴직 등으로 불안한 우리 사회의 심리를 말해 주듯이 '이태백'삼팔선' 사오정" 오륙도와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정치하는 사람들의 투명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이 늘고 4.15 선거를 앞두고 정치계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고 연일 언론에서 볻하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쉽게 펴지지는 않을 듯 하다.

이렇게 어지럽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요사이 모든 사회복지기관들이 예산과 사업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하느라 바쁘다.

펴지지 않는 나라 경제 속에서 장애인들의 살림살이가 좋지 않은 것은 더 말할 없고, 당사자주의를 비롯한 새로운 의식들을 갖게 된 장애인들의 욕구도 다양해지고 있으니, 복지기관마다 새로운 마인드를 갖고자 하고 어떤 사업을 해야 할 것인가를 더욱 더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어려워지고 흔들거리는 시대 속의 조조의 백만 대군과 같은 경제 한파, 추위에 얼어붙는 이웃 사랑의 온정, 안정을 찾지 못하고 술렁거리는 사회 분위기 등과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 이 사회의 소외된 이들의 나은 삶을 위해 일하는 우리는 제갈공명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공명의 심정을 헤아려 보면서 현명한 전략가가 된다면 올 일년 장애인들의 많이 시름이 가셔지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지 않을까!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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