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부터 떠나는 여행은 짧은 여행이라도 좋습니다.

산사에서 지내는 하루는 더욱 그렇습니다

잊었던 사람 생각도 하고, 늘 함게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갖고 내 일상을 돌아보게 되니 좋습니다.

청량사 찻집에서 마신 바람소리차(국화차를 청량사에서 그렇게 부름)는 마음과 머리를 맑게 해주었답니다

여러분도 한번 짧은 여행을 떠나 보세요.

청량사에서

저녁예불을 알리는 종소리, 목어소리는

소문처럼 산중을 떠돈다

가지마다 핀 눈꽃은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소리에 우수수 지고

비우고 채움이 스님의 가사자락에서

펄럭인다.

떠나는 님의 옷깃을 잡듯 절규하는

서른 여섯 번의 종소리를

깊은 골짜기는 가슴에 한번 품었다가

허공 중에 흩어놓고

산사의 문이 닫힌다

세상으로 향하는 몸과 마음,

내 오감의 닻을 내리고

새벽이 열리면

운무 가득한 산길에 버린

내 영혼의 분실신고를

내야 하리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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