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중 장관이 보육을 여성부에 이관하겠다는 발언이 있은 후,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KBS 1TV에서 김 장관은 "토론과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은 이유는 논란이 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도 알고 있다. 논란이 심할 것임을.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장관이 독자적으로 결론은 내리면 논란이 그치는가? 결국 더 큰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과거 독재정권 때나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4월 4일 대통령은 복지부 업무보고 때 "여성부 이관에 논리가 너무도 빈약하다. 단체와 학계의 반발이 심하므로 여론을 모으고 이관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이는 또다른 논란의 여지를 만든다. 무엇에 대한 여론을 모으라는 것인가?

아직도 대통령은 본 여성부 이관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부 이관 자체가 문제다. 따라서 이를 중지해야 한다. 여성부 이관 자체에 대하여 철회해야 한다. 김화중 장관은 대통령의 총기를 흐리지 말고, 책임지고 여성부 이관 백지화를 선언해야 한다. 가능하면 퇴진하라. 그렇지 않겠다면 당초 약속대로 보육사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깊이있는 연구와 지원대책에 대하여 청사진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보육은 반드시 복지부에서 해야 한다. 복지부 장관은 복지부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보육을 비롯한 복지부 사업을 이관해 달라는 타 부서에 대하여 강하게 반발해야 하며, 강하게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만일 그러한 자신이 없거나 사명이 없다면 지금이라고 그 자리를 떠나야 하며, 그 자리에 합당한 사람이 세워져야 한다. 아직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면 결국 간호사의 대표 혹은 보건부 장관, 또는 여성부 장관 대리 정도밖에 우리가 기대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2001년도 10개월간 보육발전기획단을 발족하여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보육의 10개년 발전방향에 대하여 의논하였고, 그 결과가 이미 문서로 나와있다. 동시에 영유아보육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여 현재 김홍신 의원의 안이 입법계류중에 있고, 이 또한 보건복지부와의 논의를 통해서 조정되고 통과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보육사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가에 대하여 깊이있게 생각해야 한다.

첫째는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보육교사자격증 제도를 시급히 실시하도록 영유아보육법 개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둘째는 보육현장에서 일하는 시설장, 보육교사, 장애아보육교사 등 관련 종사자의 처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셋째 보육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보육사업평가인증제도가 도입되어 질적인 차원의 보육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넷째 보육사업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 및 도, 시, 구 보육관련 공무원의 수를 증가시켜 이들의 소진을 막을 뿐 아니라 보육현장을 올바르게 지도 감독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섯째 장애아보육의 발전을 위하여 장애아 조기재활 시스템의 관점에서 장애아보육의 틀을 만들고, 장애아보육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자부담을 없애고, 장애아보육의 활성화를 위하여 장애아보육을 실시하는 시설에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하여야 한다. 여섯째 민간보육시설의 지원을 아동별 지원으로 확대하고, 보육교사들의 지원을 확대하여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들의 보육권이 평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곱째 보육사업의 다양화, 특성화를 기초로 하여 특수보육의 양과 질을 높여서 아동을 양육하는 다양한 가정들이 안심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여덟째 보육사업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보육정보센터, 장애아보육지원센터 등을 확대하여야 한다. 아홉째 보육사업의 지역적 불균형, 편중화를 막고,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동일한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서벽지에 보육시설이 없는 지역에는 전액지원을 해서라고 보육시설(일반아동, 장애아, 영아 보육시설)을 건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운영비 지원 특히 종사자 지원도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열번째는 보육교사교육원의 질적인 향상과 보육현장이 요구하는 다양하고도 전문적인 보육교사(장애아보육교사, 영아보육교사, 야간보육교사, 24시간 보육교사, 방과후 보육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2년체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보육교사 교육원의 임파워먼트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열한번째 보건복지부가 보육사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지원사업을 활성화 시켜 융통성있고 탄력성 있는 전문화된 보육사업을 개발, 지원, 확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렇게 보육사업 발전을 위한 산적한 과제는 지난 10여년간 보육사업의 노하우를 가진 복지부가 복지마인드를 가지고, 동시에 인적자원의 인프라 위에서만 가능하다.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대로 이루어진다면 보육을 보다 많이 발전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김화중 장관은 하루빨리 보육사업의 여성부 이관을 철회하고, 복지부 안에서 보육사업의 발전을 위하여 더욱 힘써 노력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만 현재의 혼란이 정리되고 오히려 더욱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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