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전경. ⓒ정재은

대통령의 숨겨진 별장이었기에 우리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만의 숨겨진 비원(秘苑)은 이제 그곳의 주인이 바로 우리 국민임을 선포하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이 시대에 청남대에 갖게 되는 유감은 그러한 비원을 소유했던 역대 대통령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勸力)을 위해 그들이 이곳에서 만들어놓은 암울한 역사에 대한 유감이었던 것이다.

청남대 전경. ⓒ정재은

⊙청남대는=우리가 청남대의 존재에 대해서 처음 접하게 된 것은 2003년 노무현대통령의 선거유세에 의해서였지만 역사적으로는 5공화국시대로 거슬러간다.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대통령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의견에 따라 1983년 6월 착공, 6개월만인 12월에 완공되었다.

실제로 청남대 안에서 대청호를 바라본다면 대청호반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펼쳐지지만 반대방향에서는 총 56만평 규모인 이곳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지리적으로 요새임이 틀림없는 게다. 청남대는 국가 1급 경호시설로서 4중의 경계철책을 설치하여 관리되고 있다. 예전엔 이곳을 둘러싼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 졌었다고 한다. 실제로 청남대를 둘러싼 철책은 3개. 하지만 지금은 방어기재라기 보다는 조경구역을 나누어 놓은 듯 하다. 이중 제 1~2문의 3.5㎞ 구간은 아름드리 전나무와 소나무 느티나무가 호반의 푸른 물결과 조화를 이루는 코스다.

주변정원. ⓒ정재은

셔틀버스의 종점인 제2문을 지나 약 1㎞ 들어가면 본관. 60~70년생 반송 수 십 그루가 주변경관과 균형 있게 어우러져 있다. 한눈에 보아도 신경 써서 잘 가꾸워 놓은 정원이란 느낌이다. 하지만 직접 본관 앞에 도착하니 생각만큼 화려하지 않은 2층 양옥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가족 휴식, 국빈영접 등 용도에 맞도록 배치되어 있으며 아름답게 인테리어가 되어있다.

잠시 놀랐던 것은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있고 안내직원들의 도움으로 장애인들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게 해놓은 시스템이었다. 정원에는 향나무 단풍나무 섬잣나무 주목 등이 빼곡하게 서 있어 2층에 올라야 대청호반과 산수가 눈에 들어온다. 옆에는 자그마한 놀이터가 있고, 반대편에는 수영장과 테니스코트가 있다.

내부 거실. ⓒ정재은

청남대의 산책로는 모두 3개. 어느 길을 가더라도 호젓하고 운치가 가득하다. 놀이터 옆 소나무 오솔길을 따라 남쪽으로 300여m를 가면 오각정에 이른다. 이밖에 골프장을 끼고 호반을 약 1㎞ 걷는 초가정 코스, 골프장 뒤켠 배밭으로 이어지는 배밭 코스 등이 있다. 무엇보다 더 놀라운 것은 드넓은 정원을 매우 체계적이고 아름답게 꾸며놓았다는 사실이다. 초가정 코스는 푸른 초원을 연상시키는 잔디밭에 드문드문 보이는 소나무들이 호반을 따라 있는데 골프장을 끼고돌아 탁 트인 호반과 초원지대를 감상할 수 있는 산책코스라면 본관주변은 호수공원과 장미원 등을 테마별로 가꾸어놓아 산책과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을 꾸며 놓은 듯하다. 그러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개인정원이라기보다는 궁궐내지는 성(成)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앞선다.

침실. ⓒ정재은

역대 대통령들은 여름휴가와 명절휴가를 비롯하여 매년 4~5회, 많게는 7~8회씩 이용하여 20여년간 총 88회 400여일을 이곳에서 보냈다. 휴양 중에도 항상 국정 업무를 보고 받을 수 있도록 유지관리 되었으며 이곳에 머물며 정국(政局)에 대한 구상도 하였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이 있었다면 한 폭의 아름다운 성원(成園)을 구경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어느 나라 국가 원수들이건 그들만의 별장을 소유하고 있어 휴식을 취하고 정국을 구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筆者)가 갖는 유감은 그러한 비원을 소유했던 역대 대통령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勸力)을 위해 그들이 이곳에서 만들어놓은 암울한 역사에 대한 유감이었던 것이다.

골프장. ⓒ정재은

⊙청남대를 관람하려면=하루 800명씩 관람할 수 있는 청남대는 경부고속도로 신탄진 IC나 청원 IC에서 나오면 바로 대청호에 이를 수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하지만 청남대안 까지는 개인차를 이용할 수 없고 문의파출소 앞에 주차를 시키고 이곳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장애인의 경우 개인차 입장을 허가를 해주기도 한다)

청남대를 단체로 관람하려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편리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려면 매표소로 직접 오면 가능하다. 월요일은 휴관 한다.

홈페이지 cheongnamdae.com

청남대 관리사무소 043-220-4999. 충청북도 관광과 043-220-4999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기지사에 재직 중이다. 틈틈이 다녀오는 여행을 통해 공단 월간지인 장애인과 일터에 ‘함께 떠나는 여행’ 코너를 7년여 동안 연재해 왔다. 여행은 그 자체를 즐기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심리활동이다. 여행을 통해서 아름답고 새로운 것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우리네 산하의 아름다움을 접하는 기쁨을 갖는다. 특히 자연은 심미적(審美的) 효과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정화시켜 주는 심미적(心美的) 혜택을 주고 있다. 덕분에 난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장애라는 것을 잠시 접고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받아온 자연의 많은 혜택과 우리네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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