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장애나 중도 장애 할 것 없이 장애인들에게 있어 재활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재활의 사전적 의미는 ‘회복시키다’ ‘복귀시키다’이다. 결국 재활은 인간다운 권리, 자격, 존엄이 불가피한 원인에 의해 손상된 사람에 대해 그 권리, 자격, 존엄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의 재활영역을 크게 나누면 의료, 교육, 직업, 사회 등으로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경우, 아직도 장애가 익숙지 않은 초보이기 때문인지 생활이나 사회활동, 의식 등에서 쉬운 일이 하나도 없으니 삶의 질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활에 대한 욕구는 더욱 강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늘 만만치가 않아서 욕구를 충족하기에 주변의 재활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여 근근이 재활 흉내만 내고 있음이 작금의 현실이었다.

근래에 자주 몸이 아팠다. 장애라는 이름의 옷은 어쩌면 이리도 몸에 맞지가 않는 것인지, 도무지 익숙해지질 않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모든 행동, 언어가 오히려 유아기로 퇴행 하고 있으니 스스로도 딱한 노릇이다.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점차 재활에 대한 의지가 나약해 져갈 무렵, “재활공학서비스 연구지원 센터”를 알게 되었다.

간략하게 지원 센터 방문 소감을 옮긴다.

센터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장애인들이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발휘하는데 필요한 재활보조기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04년 경기도의 지원으로 설치된 국내 최초의 재활공학서비스 개발 및 제공 전문기관이다.” 라는 설립 취지의 글을 볼 수 있다.

찾아 가는 길은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고서도 쉽지 않았고 수원을 지나 병점에 위치한 센터에 겨우 도착했지만 지하차도의 접경부근에 자리하고 있어서 접근성마저 좋지 않았다.

그렇게 방문 예약시간을 훌쩍 넘기고 센터에 들어섰음에도 “안 은영 책임연구원”은 따뜻한 미소로 늦은 방문객을 맞아 주었다.

전시공간은 잘 정리되어 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좁았다. 코엑스 급의 매머드 홀을 상상했었기에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척박한 이 땅의 장애현실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전시장은 와상 장애인을 위한 전동침대에서부터 이동성 향상을 위한 첨단 휠체어, 생활의 편리를 돕는 각종 보조기구, 그리고 컴퓨터 주변기기 등이 각자의 부스를 가지고 전시되어 있었다.

재활공학서비스의 출발은 장애 당사자와 상담원의 대화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전화로 방문을 예약하고 개인별 상담을 거친 후 기능평가와 욕구를 분석하고 시험적용 후 불편사항을 해결한 다음 재활보조기구의 대여가 결정되면 사후관리까지 철저히 챙겨주니 장애 당사자입장에서 이보다 고마울 수가 없다.

센터에서의 재활 상담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적절한 상담과 재활 방법의 의견조율. 전문가적인 판단에 입각한 방향제시, 열과 성을 다해 상담을 맡아준 연구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물론 아쉬운 점들도 많았다. 한정된 예산으로 인하여 센터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장애인이 많지 않다는 것과 변두리에 위치한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이동에 취약한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쉽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재활에 목말라하는 장애인들에게 센터의 의미는 소중할 수밖에 없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재활에 대한 의지를 잃지 말고 꼭 센터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보시라 권하고 싶다. 능동적인 자에게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법이다.

1958년 서울 출생. 초등학교 시절, 전후 베이비붐 1세대답게 오전반 오후반을 넘어 저녁 반까지 나뉠 정도로 유달리 많은 또래들과 부대끼며 살았다. 늘 그렇듯 살아간다는 것은 주연과 조연의 적절한 배치. 안타깝지만 그 많은 또래들과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주목받은 적이 없는 그림자 인생이었다. 많은 이들이 시대의 훈장으로 여기는 민주화 시절도 공중전화박스에 숨어 지켜보는 것으로 흘려보냈고, 그때의 투사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나섰던 참여정부의 시대도 내게 주어진 역은 노동과 식량을 바꾸는데 익숙한 도시노동자. 하지만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주연들만의 이야기가 될 수 없다는 것, 바로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그들에게 글을 읽는 작은 재미를 드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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