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무용실에서. ⓒ김형희

말복이 지난 지 꽤 되었는데도 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 경추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는 호흡이 짧아 앉자 있기에도 숨이 턱턱 막이고 가슴이 답답하며 아무것도 하기 싫어 의욕상실이다. 그래서 빨리 이 더위가 지나가고 찬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가끔 나는 이렇게 더위가 몸으로 느껴질 때 대학시절 무용했던 일들을 회상하곤 한다. 대학시절에 나는 외부 무용단의 단원으로 활동을 하였는데 1년에 2번씩 정기 공연을 하였다.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에 공연준비로 지하연습실에서 하루 종일 춤을 추었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는 살을 빼겠다고 몸에다 랩를 감고 땀복을 위, 아래로 입고 발차기를 천 번씩 했었다. 그렇게 하고나며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바닥에 땀이 뚝뚝 떨어져 그 걸 내가 밟아 미끄러져 넘어지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음악에 마쳐서 내 몸을 자유롭게 움직여 춤을 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 즐거웠고 무더운 여름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나의 가슴속에 행복함으로 가득했었다. 나는 그때 정말 춤추는 것이 좋았고 열심히, 원 없이 춤을 추었었고 나의 인생에 가장 땀도 많이 흐렸었던 열정적인 시간들이었던 것 갔다.

그러나 지금은 흥겨운 음악이 나와도 몸을 내 마음대로 움직여서 춤을 출 수가 없다. 하지만 대학시절 열정적으로 춤을 추었기 때문에 춤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다. 그저 지금 내가 같은 환경에 있을 때 즐겁게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이 있어 좋다.

사고 후 나는 신경이 마비되어서 한 번도 땀을 흘려본 일이 없다. 그러나 나의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열정은 한 번도 잃어 본적이 없다.

비록 장애로 인해 삶이, 환경이 예전과는 180도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나는 살아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것이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우리들의 가슴속에서 자리 잡고 있는 열정을 찿아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쏟아 부울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더 흥미롭고 즐거울 것이라 생각 한다.

과거의 열정적으로 살았던 나의 삶을 즐거운 추억으로 회상하면서 지금의 나의 삶에도 그때 못지않은 또 다른 열정으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성공적인 인생이라 생각한다. 찌는듯한 열대아속에서도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열정을 찾자.

무대위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에서 교통사고로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장애인이 되었고, 재활치료로 만난 그림은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하였다. 현재는 아내, 엄마, 화가, 임상미술치료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예술을 통해 꿈, 희망, 도전 할 수 있는 교육, 전시, 공연기획, 제작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기획자,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과 장애, 세상과의 소통, 나의 내면과의 화해를 통해 힐링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내며, 그 안에서 나를 찾고 감동과 눈물로 또 다른 삶의 경험을 통해 꿈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