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시선은 그리 곱지도 밝지 않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따뜻이 위로해 주고, 넉넉하게 도와주어야 하는데, 되러 남의 약점을 꼬집어 내어 놀리거나 업신여기며, 깔보는 나쁜 마음이 많습니다. 경제가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진 결과,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문명이기의 사용으로, 바쁜 삶에 찌들려 스트레스를 받아 누구나 정신적 육체적인 장애를 입을 상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이 팽배합니다. 나보다 약한 자를 짓밟거나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고, 강한 사람 앞에서는 비열해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듯 어린 아이들이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은 모두 어른들의 탓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베푸는 언행을 보고 따라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비하하거나 배척하면 자라는 아이들은 곧바로 그것을 모방합니다.

아이들에게, 장애를 가진 사람도 보통 사람과 같이 생활할 권리와 자격이 있다는 것을 사실을 깨우쳐 주어야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약한 친구의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마음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당당한 태도를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좋은 향기를 가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대체 어떤 사람이 장애인입니까. 마음을 바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장애인입니다.

태오(가명, 9세, 남)는 제가 담임 맡고 있는 반 아이입니다. 평소 그가 하는 언행이나 표정을 지켜보면 다소 어눌하고, 향상성이 부족하며, 일마다 소극적입니다. 친구들이 잘 놀아주지 않아 혼자일 때가 많습니다. 곧잘 답답해하는 때가 많고 급박합니다. 수업 중임에도 막무가내로 고함치는 경우가 빈발합니다. 때론 자폐 성향을 보입니다. 그때마다 따뜻하게 다독여주지만 엇나가는 아이의 행동이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낭패감을 느낍니다.

그의 그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왕따)’을 당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러 활동에서 그는 늘 뒤미처 있습니다. 또래집단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쉽게 놀림을 받고,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고 있으며, 심각한 정서적 불안상태를 겪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하나하나 보았습니다. 잘못된 행동양태가 한둘 아닙니다. 자기 것에 너무 집착이 강합니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의존적입니다. 오직 제 것만 챙기며 이기적이 입니다. 공부하는데 강박관념이 뚜렷이 엿보입니다. 부모의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대처합니까. 내 아이는 그럴 리 없다고 다그치며 그냥 닦달합니까. 아니면 따돌림을 당한 까닭을 알아서 아이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의논합니까. 당연히 후자의 방법을 모색할 겁니다. 그게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집단따돌림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모나 식구들의 도움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녀 양육방식을 되짚어보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보호해 주고, 이기적으로 키우지 않았는지. 자기중심적이고 의존적으로 키우지 않았는지. 이것 하라 저것 하라며 닦달하지 않았는지. 공부하라고만 몰아세우지 않았는지. 너무 아이의 의견을 함부로 무시하지 않았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냉정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집단따돌림의 문제는 자칫 부모가 모르게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게 되면 문제가 커집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라면 스스로 자학하게 되고, 심하면 좌절감이나 비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약점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린 아이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행동이 느려서, 능력이 뒤떨어져서, 몸의 일부가 다른 사람과 달라서, 자신의 행위가 민활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그것만으로도 두려움을 갖게 되고, 수치심을 느끼게 되어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됩니다. 아이의 요구와 관심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의 삶의 영역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자기 눈높이 따라 행동합니다. 그것으로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자폐 성향을 가진 아이일수록,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일수록, 자기중심적이고 의존적인 아이일수록 자기와 다른 것을 인정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하고, 자기 힘으로 자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합니다. 하고 싶은 일도 때에 따라서는 자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내 아이만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해 주는 친절을 아이의 삶을 더욱 망가뜨립니다. 그것은 부모가 아이를 망치는 행위입니다.

아이의 좋은 점을 살려주어야 합니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좋지 않은 성격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도와주어야합니다. 그게 아이들 살리는 일입니다. 아이의 성격이나 버릇,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해도 강압적인 권유나 다그침은 금물입니다. 그러한 일들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나쁜 행동을 유발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아이의 싹을 짓뭉개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깨우쳐서 고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부모가 할 일입니다.

더구나 소심한 아이일수록 애써 다그치지 말고 진득하게 기다려주고, 따뜻하게 응원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설마 내 아이만은 그럴 리 없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살려주고, 계발할 수 있는 장을 챙겨주어야 합니다. 점진적으로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스펀지 상태입니다. 무엇이든지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소성이 무한합니다. 아이를 믿어 보세요. 능대할 겁니다. 반드시!

오늘 태오를 만나면 두 손 꼭 잡고 따뜻한 마음 나누며 이야기하렵니다. 녀석이 가진 좋은 점을 인정하고, 칭찬하여 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 찾아주고 깨우쳐 주어야겠습니다. 아이에게 힘을 북돋워주어야겠습니다.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단지 외모나 능력보다 사람다운 품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주어야겠습니다. 아이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면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습니다. 우리 반 모든 아이들에게도.

60년 초입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진주교육대와 창원대 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동서대학교 상담대학원 치유상담과정 강의를 듣고 있으며 창녕 영산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민족문학경남작가회원 객토문학동인이며 교육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 함께 나누는 사랑은 아름답다>가 있다. 칼럼은 장애인의 자립을 일깨우고, 부추기며, 두드림을 중심으로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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