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과 다복의 상징인 복돼지.

2007년이 600년 만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고 한다. 정해 년(丁亥 年)의 ‘정(丁)’이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붉은 돼지의 해’이며 음양오행을 더해 계산하면 황금돼지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에서는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 엄마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또 제조업체들은 황금돼지 휴대전화 액세서리, 저금통, 달력을 출시하고 한 의류업체는 돼지가 프린트된 유아복을 생산해 시판하는 등 ‘황금돼지해 마케팅’도 뜨겁다.

하지만 명리학자들과 민속학자들은 우리 민족의 풍습에서 다산과 다복의 상징인 복돼지를 숭상하는 전통은 있었지만 붉은 돼지, 황금돼지를 중요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하며 근거가 어떻든 일단 출산율이 올라간다면 국가적으로는 한숨 돌리는 셈이지만 황금돼지띠 자녀가 많이 태어난다면 결국 다른 해에 출생한 사람들보다 입시 경쟁, 입사 경쟁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마냥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장애를 가지고 있은 우리들은 어떠한가? 장애여성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임신을 못하거나 장애아동을 낳을 것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결혼조차도 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것은 장애여성은 장애라는 몸의 조건으로 인해 여성이라기보다는 장애인으로만 여기는 측면이 강조되고 장애여성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측면들을 모두 배재시키고 오로지 장애라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장애여성의 다양한 역할과 가능성을 무시당하기도 한다.

또 어쩌다 주변의 장애여성이 결혼이라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신랑 될 사람은 정상이냐는 질문과 함께 성관계는 가능한가와 아이는 정상으로 낳을 수 있는냐의 궁금증으로 축하 보다는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기가 일쑤다.

결혼 후에도 비장애인과 결혼한 장애여성은 운이 좋거나 집안의 환경적 뒷받침이 되거나 남편이 엄청나게 착한 천사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결국 장애가 있는 여성을 책임져준다는 이유로 그들의 진실 된 사랑보다는 한 남자의 동정과 희생으로 그들의 결혼을 바라보는 것이다.

나 또한 이런 모든 상황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그때의 기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주변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결혼한 여성들을 보면 아내, 엄마, 며느리, 또 사회에서 자기의 역할을 똑 부러지게 하는 여성 장애인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다.

2007년 황금돼지의 해에 비 장애 여성들만이 돼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도 당당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 예쁜 아기도 낳아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무대위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에서 교통사고로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장애인이 되었고, 재활치료로 만난 그림은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하였다. 현재는 아내, 엄마, 화가, 임상미술치료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예술을 통해 꿈, 희망, 도전 할 수 있는 교육, 전시, 공연기획, 제작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기획자,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과 장애, 세상과의 소통, 나의 내면과의 화해를 통해 힐링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내며, 그 안에서 나를 찾고 감동과 눈물로 또 다른 삶의 경험을 통해 꿈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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