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쌍둥이도 세대 차이를 느낄 만큼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현대 산업사회의 발달과 함께 뉴미디어시대를 맞이한 지금, 대중문화와 인터넷이라는 역동적 의사소통 행위방식에 친숙한 “X', 'N', 'W', 'M' 등의 이니셜로 불리어졌던 대중문화 세대는 사이버공간에서 기성세대와 달리 비판과 토론이 숨을 쉬는 것처럼 자유롭고 신선하다. 대중문화와 인터넷이 교접한 아크로폴리스로 몰려가 자기들만의 사이버공간에서 끊임없이 시비를 걸고 토론을 한다.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토론의 광장에 자유자재로 참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 대열에 끼지 못한다는 것은 디지털 문맹(Digital Illiteracy)으로 심각한 문화지체를 겪지 않을 수 없다.

또한 21세기는 느리지만 깊은 아날로그와 빠르지만 얕은 디지털을 겸비한 멀티 플레이어를 요구하고 있다. 즉 어떤 포지션에 갖다놔도 능활하게 활동하고, 유연한 사고와 개방적인 태도를 지닌 뉴 르네상스맨의 출현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마우스를 연필이나 볼펜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한다. 인터넷 서핑도 마찬가지다. 정보의 바다에 떠다니는 무수한 유의미한 자료들을 새로운 기호와 코드로 읽고 해석할 수 있어야한다. 21세기를 움직이는 것은 단순한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각종 학문의 최선 전에 있는 최신 지식을 활용하고, 인터넷이나 서점, 도서관 등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곳에서 자기가 필요한 교양을 찾아내고 그것을 마음껏 발산하는 능력을 갖춘 ‘높은 수준의 제너럴리스트’다.

그런데 현재 우리 장애인들의 디지털문화를 얼마나 접근하고 있는가. 2005년 장애인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전체 국민의 인터넷 이용률은 72%에 이르고 있지만, 장애인 인터넷 이용률은 41%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20개 장애인단체가 주도적으로 참가한 가운데 실시한 공공기관 정보접근, 방송접근, 정보기기 보급, 정보화교육 등 4개 분야로 나눠 이뤄진 ‘장애인의 정보접근 평가결과’에 따르면 장애인들의 정보접근은 현저히 떨어져 사회참여의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장애인들이 인터넷은 물론, 방송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정보서비스에 접근하는데도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턱이 너무 높은 것이다.

장애인들이 인터넷을 접근하는데 어떤 애로점이 있을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컴퓨터 환경이 그래픽과 멀티미디어 중심으로 바뀌면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이 크다. 시각장애인은 모니터 화면의 내용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화면의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나 점자로 표시해주는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한 편이긴 하지만, 앞으로 동영상 자료가 더 늘어나게 되고 화상전화 등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 심각한 접근성의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또한 지체장애는 다양한 장애영역이 존재하는 까닭에, 각 영역마다 필요한 보조도구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적인 장애나 신경계통의 손상으로 마우스나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은 음성인식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문서를 작성 등 별 어려움 없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뇌성마비 장애인과 같이 마우스와 키보드의 사용이 어렵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기도 어려운 경우에는 마우스 대신 특수 제작된 트랙볼과 키가 음각된 키보드 등을 사용해야 느리지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장애인들이 무엇보다도 이러한 정보기기를 접근하기 어려운 심각한 현실에 처해있다. 경제적인 열악함이다.

정보화 사회의 급진전으로 정보접근은 장애인들의 사회에 참여하는데 기본요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재 장애인들의 정보접근성을 가장 저해하는 것은 장애인 정보통신기기 보급의 취약성이다. 장애인 정보통신기기는 국내에서도 몇 가지 제품이 나와 있으나 대부분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령 연구기관에서 막대한 돈을 들여 개발한 것도 이를 생산하겠다는 업체가 나서지 않고, 생산되었다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장애인들이 실제 시용하기 힘들다. 그나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통신 기기는 스크린 리더, 웹브라우져, 음성 합성장치, 점자 프린터 등과 같이 다양하게 개발 보급되었으나, 무지 점자기나 점자 프린트는 수백만 원의 고가제품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자비로 구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보급지원도 어려운 현실이다. 이밖에도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은 주로 통신기기에 편중되어 있으며, 지체장애인들의 경우는 지체장애를 입은 신체부위가 달라, 개개인의 맞춤식 제품개발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많은 어려움과 비용부담이 크다.

이전 사회는 약간의 노력과 학습으로 한 생애를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으나 현대는 극단적인 경우 인생의 절반을 투자하여 학습을 하였음에도 그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기 힘들다. 평생학습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장애인들이 자활자립 의지를 갖고 정보화 교육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반갑지만 처절하게 느껴진다. 비장애인들이 대접받고 있는 정보혜택에 비해 장애인들은 이만저만한 푸대접이 아니다. 여전히 약자이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심도 있게 관심 두어야 할 것은 무얼까.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한데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와 배려 부족으로 장애인에 대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종합정책은 아직 이렇다할 만큼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잰걸음일 뿐이다.

이제 현대인들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를 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최근에 케이블TV, 위성방송과 위성통신, 휴대전화, PDA(개인 휴대용 정보단말기), PMP(휴대형 멀티미디어 재생기) 등 다양한 미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멀티미디어가 디지털 혁명을 가능케 하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의 역할이 넓어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미디어에 이해가 필요하게 되었으며, 미디어 정보화 교육도 대단히 중요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장애인들을 위한 정보접근성이 보장되어야한다. 장애인 정보접근 보장정책이 반드시 입안되고, 장애인 정보통신기기 구입과 관련한 정부와 공공부문의 재정지원 확대도 우선시 되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 정보통신기기 개발을 위한 장애인, 정부와 기업의 연계정보망 구축도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애인들이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 서야한다. 더 이상 장애인들로 하여금 개인적으로 정보통신에 접근하라고 다그친다면, 그것이 자활의지라고 한다면 너무나 가혹한 이야기일까?

60년 초입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진주교육대와 창원대 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동서대학교 상담대학원 치유상담과정 강의를 듣고 있으며 창녕 영산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민족문학경남작가회원 객토문학동인이며 교육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 함께 나누는 사랑은 아름답다>가 있다. 칼럼은 장애인의 자립을 일깨우고, 부추기며, 두드림을 중심으로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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