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치는 윤효간.

압구정동에 있는 소극장 발렌타인극장에서 윤효간의 피아노콘서트 ‘피아노와 이빨이 열리고 있다. 52일간의 긴 콘서트인데 콘서트라기보다 52회짜리 작은 삶의 드라마처럼 엮어간다

콘서트 제목이 좀 독특하고 딱딱해 보이지만 윤효간 씨의 말에 의하면 별다른 뜻은 없고 사람이 죽으면 무엇이 남을까를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을 돌다 사람의 이가 퍼뜩 스쳐갔고 ‘피아노와 이야기“나 '피아노와 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해서 '피아노와 이빨'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윤효간 씨의 피아노 연주와 사는 이야기, 그리고 날마다 새로운 게스트의 이야기.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미술가 안영승 씨가 맨손으로 그리는 페인트 그림. 이거 또한 하나의 을 그리는 퍼포먼스다. 하루에 한 점씩 완성되어지는 그림은 또 하루에 한명씩 게스트를 모셔 이야기를 듣고 사진으로 남겨 나중에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게 2시간짜리 콘서트는 날마다 삶의 진솔한 이야기가 피아노 선율에 담겨지는 감동의 콘서트로 엮어지고 있다.

밀키웨이의 공연모습.

이 콘서트가 뇌성마비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5월 24일에는 윤효간 씨가 게스트로 나를 초대해주었고, 그 인연을 이어 6월 10일에는 뇌성마비청소년 밴드 ‘밀키웨이“가 콘서트 중간에 올라 연주를 하였다. 밀키웨이가 무대에 서게 된 것은 악기가 필요하던 단원들에게 악기를 선물해주기 위한 K 방송사의 촬영협조를 부탁하게 된 것이었다. 밀키웨이의 이런저런 활동이야기를 들은 그는 선뜻 짜인 프로그램을 수정하여 콘서트 중간에 밀키웨이를 세워주는 큰 결정을 내려준 것이다.

윤효간 씨는 뇌성마비장애에 대해 잘 모른다. 그의 밀키웨이에 대한 접근은 장애인을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그 무엇이든 체화가 되어 자기의 소리를 음악으로 전달하는 음악인으로 아마추어인 밀키웨이의 음악을 존중하고 인정해 준 것이다.

피아노 연주 사이에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할 때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오는 그의 눈빛이 관객들과 자신을 하나 되게 함에 그의 심성을 따로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는 잘 한다는 것, 감동을 준다는 것, 살아남는다는 것은 이것들이 모두 하나일 수는 없다고 하였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세요. 좋으면 그냥 미치는 겁니다. 아주 순수하게 그렇게 가다보면 최고가 되어 있을 겁니다.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들은 다 그럽니다. 그 길이 더디 오면 더디 올수록 값진 것이 구요

아무 댓가를 바라지 않고 좋아서 시작한 일입니다. 마음 속 간직한 꼭 지키고픈 스스로와의 약속이 있습니다. 그 길에 도착할 때까지 그냥 생각 없이 그냥 가렵니다. 더디 올수록 미쳐 즐기면서 그렇게 말입니다. “

이 말에 무슨 부연 설명이 더 필요하랴. 그저 공감할 뿐이다. 이제 사회에 마음을 다해 첫발을 내딛으며 제 흥에 겨워서, 제멋에 겨워 밴드를 결성한 8명의 밀키웨이의 뇌성마비청소년단원들도 어려운 난관과 갈등이 찾아왔을 때 윤효간씨의 말을 떠올려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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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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