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평생 교육을 받아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이나 기술들은 모두 알 수도 없고, 모두 알 필요는 없다.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따로 있고, 필요 없는 기술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모든 지식이나 기술은 누군가는 평생을 바쳐 연구한 것이거나, 우연히 발견하였다고 하더라도 우리 인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다. 평생을 다해도 도달할 수 없는 지식들을 조금이라도 더 알기 위해 애를 쓰다가 죽을 것이면 차라리 편하게 지식과 담을 쌓고 무덤덤하게 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탐구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그 변화하는 과정의 어느 한 지점에 우리는 존재하고 있다. 앎 자체에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고, 앎을 가진 것을 인정받기에 행복하기도 하고, 앎을 이용하여 사회에 봉사하기에 행복하기도 하다. 자신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필수이다.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배움이 정지된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신적 수준이든, 정서적 수준이든, 철학적 수준이든, 기술적 수준이든 간에 우리가 어디까지 오른 존재였는지를 흔적을 남기고 싶어한다. 세 상에 태어나 실패를 하더라도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라고 여긴다. 그 결정에 있어 사용될 도구로써 더 편리하고 완전한 지식을 원한다.

비장애인이라서 덜 배워도 되고, 장애인은 장애를 보상하기 위해서라도 더 알아야 하기에 평생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평생교육은 누구나 필요한 것인데, 장애인은 사회참여를 통하여 평생교육을 우연히 할 기회가 부족하므로 평생교육이 더 필요한 것이다. 더 필요한 이들에게 사회는 더 불리하게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2023년부터 저소득층 장애인에게 평생교육 강좌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원하여 실질적인 평생교육 기회가 제공되도록 바우처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청 대상은 만 19세 이상 성인 중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기준중위소득 65% 이하인 가구의 장애인이다.

장애인의 평생교육 바우처 신청 대상을 더 확대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현재 평생교육 바우처 시스템이 장애인만을 위해 별도로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비장애인의 바우처 대상인지 판정하기 위한 경제 수준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기에 당장 확대는 어렵다고 교육부는 입장을 밝혔다.

지원 규모는 연간 1회 35만원으로 1회에 한해 재충전이 가능하므로 최대 7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산규모는 2022년도에는 500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2023년에는 3,00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6배 예산이 증액된 셈이다.

장애인 평생교육기관으로 등록된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경우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다. 특수학교에서는 병설로 장애인평생교육을 운영할 수 있고, 복지관 등에서도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으며, 일반 학원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애인단체 등 시민교육 프로그램도 장애인 평생교육 바우처 기관이 될 수 있다.

평생교육기관으로 등록한 교육기관으로서 평생교육 바우처(https://www.lllcard.kr)에 등록된 기관이어야 한다. 장애인 평생교육 바우처 기관으로 등록된 교육 프로그램이면 가능하다. 장애인에게 혜택을 주고자 하는 교육기관이 많아야 장애인들은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기관 역시 이용자가 많아야 운영에나 사회기여에 목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장애인 직업교육이나, 문해교육, 인문학, 사회교육, 문화예술교육, 스포츠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평생교육 바우처 기관에서 운영되도록 하여야 한다.

장애인 평생교육 바우처가 활성화되려면 현재의 48개 등록 교육기관 외에 더 많은 프로그램들이 적극적으로 등록을 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애인들은 바우처를 사용할 교육프로그램 부족으로 확대된 지원 혜택을 누릴 기회가 박탈될 것이다.

다음으로 평생교육 바우처 이용자 등록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장애인평생교육법 통과를 해야 한다고 외치고 평생교육이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지만, 막상 늘어난 서비스 이용 실적이 부진하다면 그 명분은 잃고 말 것이다.

신청이 마감되면 평생교육 바우처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마감해 버리기 때문에 연초에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 빨리 신청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어떤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그 교육 프로그램은 접근성은 좋은지, 나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인지, 내가 교육을 소화할 수 있는지, 특별한 보조기구나 편의시설, 교재의 접근성 등이 해결 가능한지 등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평생교육 바우처 신청이 접수되어 대상으로 확정되면 농협에서 전용 체크카드를 발급받게 되는데, 다른 용도로는 사용 불가하고 바우처 지원금 외에 입금도 불가하다. 출금은 바우처 교육기관에서만 가능하다. 강의료와 교재비나 재료비 출금이 가능하다.

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의 다양성 면에서 선택권이 부족할 수 있다. 장애인끼리 모여서 교육받는 것보다 통합교육에서 평생교육을 받는 것이 더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교재나 편의시설의 접근성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교육부에서는 평생교육기관에 편의시설이나 장애인 교재개발에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대하여 교육부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적으로 어느 정도의 강력한 실천을 하는지는 두고 보아야 할 문제이다.

다음으로 평생교육 바우처 지원을 믿고 장애인평생교육 기관을 설립했다가 지자체 운영비 지원도 부족하고, 수강생 모집도 부진하여 적자운영으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가능성은 비장애인 평생교육기관에 비해 훨씬 높을 것이다. 장애인 평생교육을 활성화하려면 기본적인 교육기관의 지원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추가하여 평생교육 바우처로서 교육기관의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용자의 경제적 부담 경감 차원에서 바우처가 지원되어야 한다.

평생교육 바우처 사업에 장애인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평생교육 바우처 제도의 적극적 홍보이다. 단체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연계해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에서 장애인의 평생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당사자 단체가 직접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장애인식개선 강사 교육이든, 미술교육이든, 독서 프로그램이든, 3D 기술교육이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장애인들에게 제공되어 장애인들이 새로운 사회참여 방법을 꿈꾸고 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삶의 질이 개선되고 더욱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교육기관 확대와 바우처 적극 활용하기는 장애인의 사회적 포용환경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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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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