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센터와 각 구청에서 운영 중인 무인민원발급창구. ⓒ조현대

국가는 행정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주민 센터와 각 구청에 무인민원발급창구를 설치했다.

비장애인은 본인의 지문을 손쉽게 인식하고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는 편리한 제도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안마사는 이 민원발급기를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본인 인증을 지문으로 하기 때문이다.

늘 엄지손가락을 사용하니 그도 그럴 것이다. 시각장애인은 엄지손가락을 과다하게 이용해 안마를 하니 지문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시각장애인은 주민등록증을 만들고 여권을 만들 때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필자 역시 구청에서 여권을 만들 때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리 지문 인식을 하려해도 인식이 되지 않아 다른 방법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때는 창구 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업무였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문제는 행정 직원이 없거나 민원인이 많을 때다. 최근 내가 사는 주민 센터에 방문했다. 입구 근처에 무인민원발급창구가 있어 가족관계증명서를 출력하려 했으나, 지문 인식을 아무리 해봤자 오류가 났다. 4~5번 시도해도 되지 않아 할 수 없이 직원 창구에서 서류를 발급 받았다. 대기자가 열댓 명이 넘었기에 20여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본인 인증 방식을 지문이 아닌 다른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 종사자와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어느 한 계층도 소외되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국민들이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무인 발급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만족도 역시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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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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