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터스버그 의과대학 지능형 로봇. ⓒ서인환

지난 9월 23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오전 9시 반부터 5시 반까지 국립재활원 주최로 2022 재활연구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올해로 11년째 열리는 행사다.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재활의료계 인사와 장애인들은 거리두기로 인해 인원이 제한되어 온라인으로도 중개되었다.

재활보조기기가 현실화되면서 병원에서 생활하던 장애인들 중 상당수가 지역사회 가정에서 생활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디지털 의학정보의 활용으로 원격진료와 건강 자기관리 등 재활분야는 혁신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기술의 활용을 잘하느냐 그렇지않느냐에 따라 장애인의 재활 수준과 생활 정도가 달라지므로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하여야 한다. 실로 디지털 대전환이 장애인에게 닥쳐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장애인을 위한 건강서비스는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란 제목의 세션1에서는 먼저 피터스버그 의과대학 브래드 디치아노 교수의 ‘재활로봇’이란 주제 발표가 있었다. 교수는 주로 소속 대학에서 연구 중인 내용을 소개하였다.

인공지능 신경회로망을 개발한다거나, 로봇치료 기술을 개발하는가 하면, 침상 이동 로봇과 휠체어 전동 로봇 개발 등 100여 가지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특히 인간공학 지능로봇에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전동휠체어의 앞바퀴가 높이 조절이 되어 자동으로 내려가거나 올라갈 수 있다. 그러므로 경사면에서 탑승한 장애인은 몸이 앞으로 굽혀지지 않고 항상 수평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셀프 레벨링 기능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사면에서의 미끄럼 등도 방지한다. 많은 센서들이 부착되어 있어 단차 등의 장애물을 자동 탐지하여 부드럽고 안전하게 턱을 넘어간다. 자율운전 휠체어도 연구 중이다. 장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기술조차 사장되는 우리의 현실과는 사뭇 달랐다.

울산대학 의과대학 아산 매디칼센터 이재호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건강공학’이란 주제 발표를 하였다. WHO에서도 디지털 건강기술 활용을 각국에 권고한 바 있고, 2020년에는 디지털 건강부서도 설치를 하였다. 2025 디지털 건강 전략을 수립하여 현재 추진 중이다.

디지털 건강관리는 예방, 진단, 관리 등 12개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디지털 건강정보는 의료접근성을 향상 시키고, 건강에 대한 이해를 증진 시키며, 궁극적으로 인류 건강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원격진료를 다발성 경화증 환우에게 적용한 결과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나 개인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가상현실의 게임을 통한 운동 등에 활용되는 디지털 건강은 안전성과 신뢰성, 그리고 대중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개인에게 제공되는 건강정보는 정보 이해 능력이 있어야 적용 가능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오히려 의료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격진료 보상정책을 적용하기도 한다.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도서벽지 주민 등을 종합하면 접근성과 이해 역량, 활용능력에서 일반인을 100으로 보면 81.7% 수준으로 격차를 보인다고 한다. 가용성, 디지털 수용성, 비용의 수용성, 접근성, 용인성 등 5가지 원칙에서 디지털 건강은 평가되어야 한다.

편리함이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디지털 건강은 성공할 수 없다. 현재 다운로드한 건강 앱은 2주 내에 사용을 포기하고 삭제하고 있고, 기저질환이 있어 추천받은 건강 앱도 6개월 전에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용 가치가 충분한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국립재활원 건강관리연구과 호승희 과장은 ‘건강 안전망 디지털 헬스’라는 주제 발표를 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장애인들은 돌봄서비스가 중단되고, 정보 부족과 복지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져 일반인은 9.9% 건강이 악화된 것에 비해 장애인은 14.7% 악화 되었고, 감염 우려를 하는 정도도 일반인은 19.1%인데 비해 장애인은 41.6%로 훨씬 높았으며, 외출 위험으로 두려움을 가지는 것 역시 일반인은 11.1%인데 비해 장애인은 3배나 더 높았다고 하였다.

뉴딜정책은 그린뉴딜과 디지털 뉴딜로 구분하는데, 2019년 행안부 주도로 마이 데이터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리고 복지부에서는 장애인 문제를 포함하여 마이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재활원에서는 이에 발맞추어 건강문제를 예측하여 예방하고,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 건강을 관리하는 문항들을 개발하여 ‘지역사회 생활밀착형 디지털 헬스(스마트 케어)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기념식에 이어 기조연설로 나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라군호 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2022’라는 주제 발표를 하였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전경. ⓒ서인환

네이버에서는 인공지능 가상현실 의료관리, 종합케어, 디지털 치료, 의무기록 호환, 의료진을 위한 디지털 환경개선의 5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회사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엔비디아의 헬스코치, 인티튜브사의 수술 플랫폼, 어플리드VR사의 이지 VRX, Virtual Vietnam사의 우울증과 대인공포증 치료, PREDICTIV사의 개인 아이콘을 이용한 채질 맞춤형 의료정보 서비스, omadda사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커뮤니티 등 많은 사례들을 소개하였다.

디지털 케어는 질병관리청의 백신접종기록, 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기록, 심평원의 자료 등을 취합한 마이 헬스케어 스마트 사업인데, 보통 의무기록은 주민번호로 색인화되어 있으나 네이버는 개인정보 활용을 하지 않기 위해 주민번호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 않다.

마이크로 소프트사 등 웬만한 디지털 회사들이 진단과 치료 앱들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모두가 성공적이지는 않다. 네이버는 그러한 사례들을 참고하여 5명의 헬스케어 연구진을 구성하고 있으며, 정보의료학 전문의와 재활의학 전문의를 포함하고 있다.

네이버 헬스케어 연구소는 먼저 헬스운동 체험관을 만들어 익숙화 되면 가정에서 운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마치 골프의 원격코치 역할과 같은 기능이다. 네이버 클로버는 5천만 데이터를 축적하여 인공지능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코로나로 인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대화식 건강체크를 했으며, 이 음성합성기술은 사투리까지 구사하고 이해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다음 대화에서 활용한다. 클로버는 의료 디지털 분야에 매우 유용하게 응용할 수 있으며, 언어에 장애가 있어도 반복학습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클로버 노트는 다자간 대화에서도 개인별로 구분하여 음성을 인식하고, 음성을 글로 기록하고, 요약하는 기능도 있어 의료진의 의무기록을 간편하게 도와 진료에 전념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하였다. 네이버가 보유한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기술은 누군가의 목소리와 완벽하게 같은 소리도 만들어낼 수 있어 보이스피싱도 가능할 만큼 강력하다고 하였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소감은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디지털 의료와 헬스케어, 로봇 연구로 이어져 이제 바로 우리 눈앞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장애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가 많은데 로봇이 식사를 준비하고 장애인의 명령에 따라 집안일을 하는 시대에 돈이 많이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동휠체어 역시 지능형으로 진화되고 있는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없이는 격차가 심해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성큼 다가오고 있는 디지털 재활공학과 디지털 원격진료에 장애인계가 적극 관심을 가지고 수요자로서 개발과 활용에 참여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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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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