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즐겨 보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가 스포츠이다. 물론 스포츠를 현장에서 관람한다면 더욱 재미있고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겠지만 최근 방송기술의 발달과 매체의 다양화로 집에서 TV나 스마트폰 등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다양해졌다.

또한 우리가 스포츠를 관람하는데 더욱 재미있고 자세히 시청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스포츠전문 캐스터와 해설자들이다. 이들의 역할은 경기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전문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지만, 그 외 현장의 분위기와 경기 외적인 부분을 설명해주는 것도 그들의 역할 중의 하나이다.

어느 때는 경기상황을 설명해주는 것보다 경기 외적인 부분 특히 관중석의 분위기나 응원장면 등을 설명해주는 것이 흥미로울 때가 있다. 최근에는 중계를 하면서 프로야구 응원 문화 중 하나인 스케치북 응원에 대해 방송에서 얘기하는 경우가 자주 나오고 있다.

스케치북 응원이란 관중이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나 팀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스케치북에 크게 적어 경기중에 들고 있는 것으로 최근 재미있고 기발한 문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부분으로 3시간이 넘는 프로야구 중계를 할 때 화면에 많이 포착되며 이러한 내용을 가지고 케스터와 해설자들이 서로 대화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캐스터와 해설자들은 스케치북에 적혀있는 내용은 설명해주지 않고 그냥 “재밌네요. 혹은 기발하네요.” 등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화면을 보지 못하는 시청자들이나 특히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스케치북에 적혀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전달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22일 KIA 대 NC의 경기를 중계했던 SBS 스포츠의 정우영 캐스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를 중계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 관중이 스케치북을 들고 재미있는 문구가 적혀있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포착되었는데 정우영 캐스터도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는 문구가 적혀있네요.”라고 중계를 하다가 “저희가 이렇게 넘어가면 시각장애인분들은 답답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하면서 그 문구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시청각장애인의 방송에 대한 접근성 보장을 많이 주장하고 있으나 뉴스나 영화, 드라마에 비해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에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스포츠 중계를 주로 생방송으로 진행되어 화면해설 방송을 사전에 제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스포츠 캐스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법과 제도적으로 방송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청자 중에는 장애인이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식의 시작이 장애인의 완전한 접근성을 보장해 주는 그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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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욱 칼럼리스트
‘우리나라 장애인이 살기 좋아졌다’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정말 그럴까?’ 이는 과거의 기준일 뿐, 현재는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장애인정책과 환경도 변해야 하지만, 이 변화에서 장애인은 늘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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