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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홈페이지 정보공개 점자판결문 실적 전무

서비스 개시 후 6개월간…자동번역시스템 활용 정보제공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8-30 10:04:07
장애인 사법지원(편의제공) 신청서에서의 서비스 종류. ⓒ서인환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 사법지원(편의제공) 신청서에서의 서비스 종류. ⓒ서인환
지난 2019년 한 시각장애인시각장애인단체에서 임원들과 심한 말다툼을 한 결과, 업무방해로 피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점자판결문을 요구하였으나, 점자번역을 할 수 있는 기기가 법원에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점자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에 점자판결문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고, 시정요구서를 제출했다. 전주지방법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점자 판결문을 교부하였다. 피고였던 시각장애인은 재판에서는 패소하였으나 점자판결문 제공 서비스를 얻었다.

법원행정처는 장애인의 사법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원행정자문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이어서 2020년 6월 제2기 장애인 사법지원연구반을 구성하였다. 연구반은 전국 각지의 판사와 변호사, 법학 교수진으로 20명을 구성하였고, 연구 결과물로 ’장애인 사법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20년 10월 법원 행정처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소송 당사자가 요청할 경우 점자판결문을 제작하는 협력을 받도록 하였고, 그 비용은 법원행정처가 부담하기로 하였다. 소송에서 송달료까지도 원고가 부담하는 것인데, 장애인이기에 추가되는 비용의 부담을 경감하여 추가 비용 없이 동등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점자번역에 필요한 경비는 법원행정처의 부담으로 한 것이다.

장애인의 사법접근권의 법적 근거는 헌법 12조 재판을 받을 권리에 해당하고, 형사소송에서 국선변호를 받을 권리 역시 헌법 12조에 해당한다. 재판진술권은 헌법 제27조, 동등한 사법접근권은 평등권인 헌법 제11조에도 해당한다.

민사소송법 제143조와 형사소송법 제181조는 수어나 문자의 제공을 하도록 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55조와 62조에서는 발달장애인의 특별대리인 조력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며 143조에서는 진술조력인 제도를 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0조에서는 정보접근의 차별금지를, 제26조에서는 사법절차에서의 차별금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제21조에서 공공기관의 접근성 지원을 담고 있으며, 시행령 14조에서 수어나 점자인쇄물의 제공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이 사법지원(편의제공)을 받고자 한다면, 먼저 장애인임을 증명하여야 한다. 장애 원인은 편의제공 사유와 무관하므로, 장애상태가 중요하다. 장애인등록이 된 자라면 장애인 복지카드 사본을 첨부하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의료기관의 진단서 등이 필요하다. 즉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도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편의제공을 신청할 수 있다.

편의제공 신청서는 대법원 홈페이지 온라인 상에서 내려받을 수 있고, 법원 행정처에 비치된 신청서를 활용하여 작성할 수도 있다. 편의제공 신청은 재판부에 제출하는 것으로 재판부에서 허가를 받으면 서비스가 제공된다.

신청서에 장애 상태를 자세히 알기 위해 점자를 아는지, 큰 글자를 볼 수 있는지 등 서비스를 결정하기 위한 구체적 장애상태를 체크하게 되어 있다. 서비스 종류로는 휠체어 사용, 활동보조 인력 지원, 의사소통 보조인력 지원, 수어나 문자 통역, 대체의사소통기기나 확대경 지원 등도 있고, 점자인쇄물 제공도 포함하고 있다.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정보공개를 하고 있어 점자 판결문 서비스 이용 실적을 찾아보았다. 서비스 개시는 2021년 6월인데, 2022년 1월까지 6개월 간 27개 법원에서 실적에 대한 공개정보는 모두 해당사항 없음으로 나타나 있다. 실적이 없으니 구체적 첨부 자료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양식을 알기 위해 첨부파일을 다운로드하면 모두가 다운로드 불가로 나타난다. 첨부파일이 다운로드 되지 않는다면 굳이 첨부파일을 올릴 필요가 있었을까?

시각장애인들은 왜 점자판결문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을까? 차별금지법상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점자판결문을 요구하였으나, 막상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자 아무도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시각장애인들은 소송이 전혀 없어서 이용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모두 변호사나 조력인이 있어 굳이 점자를 제공하지 않아도 정보습득에 전혀 문제가 없어서였을까?

첫째로, 점역을 수행하는 곳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므로, 시각장애인은 개인적 소송 문제를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연합회를 통해 혹시 유출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는 듯하다. 시각장애인단체가 시각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이지만, 개인의 상황을 연합회에서 인지하거나 좁은 장애인계에서 소문으로 퍼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물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비밀을 엄수할 것이지만, 음으로 양으로 인간관계가 얽혀 있어 비밀이 보장되더라도 말을 하지 않은 것이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째로, 재판 과정에서 필요한 문서는 증거나 준비서면, 소장 등이다. 판결문은 모든 재판과정이 종료된 후 발행되는 것이니 진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과를 알기 위해 필요한 문서이다. 재판 과정에서 진술하거나 방어하기 위한 자료로는 판결문만이 아니라 과정에 동원되는 각종 문서의 접근이 보장되어야 한다.

보통 준비서면 등은 인쇄물로 제출되고, 파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므로 점자변역하기 어렵다. 비시각장애인이라면 이미지 스캔 파일로 제공할 수도 있겠으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스캔 파일은 음성이나 점역이 불가하므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담당 변호사가 재판 과정에서의 각종 문서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겠으나, 재판의 방향이나 분위기 등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상대의 주장 요지를 반박하기 위해 정확하게 상대의 주장을 알도록 배려하는 변호사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각종 문서를 읽고 파악하여 변호사에게 주장의 요지와 방향을 협의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셋째, 점자를 요청할 경우 점자번역을 하는 곳으로 자료를 보내어 4일간의 점역 시간이 소요되고, 이를 송달하여 받기까지는 최소 휴일까지 계산하면 10일이 걸린다. 그러니 항소를 위한 기간이 부족할 수도 있고, 빨리 결과를 알고자 하는 데에 만족감이 부족하다.

요즘 국세청에서는 연말정산의 결과를 바코드를 이용하여 음성으로 듣거나 점자파일로 변환하여 읽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도 각종 공문서나 민원서류를 음성이나 점자로 읽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제공하고 있다.

법원에서 등기에 관한 문서 역시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판결문의 경우 역시 언터넷에서 조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개인 메일을 이용하여 파일로 제공 받는다면 시각장애인은 즉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시각장애인점자변환이나 음성변환을 모두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어서 변환된 형태로 자동화하여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화에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이라면 편의를 제공하여도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라면 확대문자 서비스나 활동지원서비스처럼 낭독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코드로 암호화하면서 음성이나 점자파일을 생성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음에도 이를 채택하지 않아 즉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없고, 개인정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편의가 불편한 편의가 되는 것이다.

법원을 방문하지 않고 신청서(장애인 복지카드는 첨부파일로 제공)를 제출할 수 있다. 장애인은 이동에도 불편한데 법원에 가서 신청을 하는 것 역시 불편하다. 대법원 사이트는 장애인접근성 인증을 받은 사이트이다. 사이트의 접근성만이 아니라 실제 그 사이트가 담고 있는 서비스나 문서 접근성을 높여준다면 사법권에서의 평등은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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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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