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중인 일본의 직장인들. ⓒWikimedia Commons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우영우 변호사가 받는 월급은 얼마일까? 많이 알려진 로펌 월급 계산을 봤을 때, 아마 실제로 우영우 변호사가 있었다면 발달장애인 중 최고 월급을 받는 셈일 것이다. 우영우 변호사가 일하는 로펌의 모델인 법무법인 태평양의 초봉은 월 1,300만 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우영우 변호사는 실제로 존재했다면 왜 발달장애인 중 최고 월급을 받는 것일까?

보건복지부 발표 장애인 실태조사 중 가장 최근의 상태인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폐인의 평균 월급은 121만 원 정도였고, 자폐인의 일반적인 월 소득 수준은 우영우 변호사는 둘째치고 최저임금 이하의 수준을 보인다. 자폐인의 무려 80% 정도가 50만 원 이하의 월 소득인데, 2022년 고시 법정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것으로 판단되는 자폐인의 비율은 5% 정도를 채울까 말까 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며, 이것을 미뤄보면 우영우 변호사는 한국 자폐인 중 월급 최고액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생각해보면 한국 자폐인의 평균 소득은 그야말로 ‘처참하다’라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단시간 노동일 변수를 생각해도 이 정도 수준의 소득 수준은 대단히 좋지 않은 것이다. 특히 최저임금 이상 받는 자폐인의 비중이 극히 낮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한동안 희망 월급을 묻는다면 “월 200만 원 이상 월급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답변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생겨버렸다. 고용노동부의 2023년 최저임금 고시 결과를 따르면 이제 희망 월급 200만 원은 엉뚱하게도 최저임금 이하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2023년 최저임금 산정 공식에 따라 최저월급을 계산하면 201만 580원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 되었다. 그동안 희망하던 월급이 이제는 최저임금 이하로 역전이 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필자는 이제 희망 월급 수준을 다시 잡아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된 것이다. 과거 필자가 자서전 원고로 추진했던 원고 초안에 ‘나는 월급 실수령액 200만 원을 원한다’라고 서술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을 고쳐 써야 할지도 모르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던 셈이다. 이미 법적 최저임금은 200만 원을 넘겼고, 이제 웬만한 직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실수령액 200만 원을 보장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놓고 말하면 이제 최저임금 수준으로 받는 직장은 필자마저 거부할 것이고, 구직자들 사이에서 직장 평가로 유명한 모 사이트의 평점 5점 만점에서 2.5점 이상 정도의 직장만을 구직 우선권을 부여한다는 새로운 방침까지 세운 탓에, 이제 남은 것은 실수령액 200만 원 보장이라고 한다더라도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충족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필자의 사정도 사실은 자폐인치고는 상당히 고층의 임금 욕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폐인이 고용된 기업 상당수가 최저임금법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유형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장기적으로 폐지 또는 일반기업체 전환으로 가야 하는 보호작업장이 있다. 이미 자폐인의 복지사업 수행 기관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직업재활시설’임을 봤을 때 그러하다.

우리는 의외로 지금 다가온 최저월급 200만 원 시대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제 최소한의 월급이 20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이제 장기적으로 적정 임금도 200만 원에 걸맞은 수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자폐인들이 받는 평균 소득이 아직도 121만 원 수준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면 진짜 자폐인 소득을 이제 최저임금 200만 원에 걸맞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은 웃기게도 ‘지금도 늦었다’라는 것이다.

필자는 아직도 발달장애인 면접 제안으로 이야기를 생각하면 충격적인 생각만을 한다. “희망임금이 얼마냐?”라는 질문에 “최저임금 이상 받고 싶습니다”라고 말해버리는 것이 필자에게는 기괴한 느낌이 들었다. 최저임금은 법정 의무인데도 이것을 희망 사항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필자에게는 ‘지금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또 거꾸로 이야기하면 아직 발달장애인 평균 월급에 있어서 최저임금 보장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아이러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럴 때 보면 윤석열 정부의 구호인 ‘공정과 상식’이라는 말도 발달장애인, 특히 자폐인의 평균 소득과 월급 구조를 보면 ‘엄청난 개소리’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원칙을 봤을 때 발달장애인, 특히 자폐인도 2023년에는 월급 200만 원은 돌파되어있어야겠지만, 정작 2023년에도 이러한 것이 시정될 리는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제 발달장애인 고소득 시대도 열려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우영우 변호사만 혼자서 1천만 원 이상 받는 것은 이제 거꾸로 말하면 ‘불공정’이다. 물론 실제로 우영우 변호사가 존재했다고 해서 그 정도의 월급을 받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전개를 통해 드러난 ‘성과’를 봤을 때 오히려 우영우 변호사에게 거액의 상여금을 지급하거나 연봉을 인상해도 이상하지 않겠지만 정작 자폐인 상당수가 이 정도 소득은 달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봤을 때,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저임금 200만 원 시대, 발달장애인의 월급도 이제 200만 원 시대로 진입할 시점은 최저임금 200만 원 시대가 열리게 된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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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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