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그인 | 회원가입
Ablenews로고
서울다누림
장애인스포츠 숏폼 영상 공모전
배너: 최첨단 스포츠의족 각종보조기전문제작 서울의지
뉴스로 가기동영상으로 가기포토로 가기지식짱으로 가기블로그로 가기사이트로 가기
[모집] 현재 에이블서포터즈 회원 명단입니다.
세상이야기
직업능력개발원 훈련생 수시모집
네이버에서 에이블뉴스를 쉽게 만나보세요
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기사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RSS 단축URLhttp://abnews.kr/1XFq

‘당사자처럼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7-27 13:31:46
지난 7월 15일과 16일에 ‘2022 오티즘 엑스포’가 열렸다. 국내 최대의 발달장애 행사에 걸맞게 발달장애 당사자와 가족, 유관기관 종사자, 발달장애에 관심이 많은 비장애인 등이 많이 참석하였다. 세바다도 체험 부스를 내고 단체 홍보에 나섰다. 세바다의 ‘오티즘 엑스포’ 팀은 자폐 진단자 세 분, 자폐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신경다양인인 필자로 구성된 팀이었다. 당사자 단체에 걸맞게 당사자들이 기획의 대부분에 참여했다.

나와 다른 팀원분은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고, 한 팀원분은 단체를 홍보하고, 단체에 관심을 가진 방문객을 상대하는 역할을 맡았다. 나는 그 팀원분께서 응대하는 모습을 조금씩 지켜보면서 체험 부스를 살폈다.

열심히 체험을 진행하던 중, 단체 홍보를 맡은 그 팀원분께서 단체에 대해 잘못 설명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나는 깜짝 놀라서 달려갔다. 발언을 정정하고 설명을 다시 드렸다. 그런데 그 방문객은 나에게 “저는 당사자에게 설명 듣고 싶어요.”라는 말을 했다.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나는 당황하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 비당사자처럼 보였나?’

그 팀원분과 나는 확실히 다르게 생겼다. 그 팀원분은 말이 유창하지 못했고, 특이한 화법과 억양을 구사했다. 방문객 응대 경험이 적어 인사할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기도 했다. 반면 나는 단체에 대한 설명을 능숙하게 했고, 인사도 밝게 했다. 체험부스에서 응대할 때에도 실수를 거의 하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그 팀원분은 너무나도 ‘당사자스러웠’고, 나는 ‘비당사자스러웠’다. 신경다양인 당사자성을 부정당한 것 같아 속상했지만 오해의 가능성을 인정해야 했다.

여성 자폐 및 신경다양인 당사자들은 ‘마스킹’이라는 것을 한다. 마스킹이란, 신경전형인(비장애인)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신경다양성 특성을 감추는 것이다. 자폐 여성인 케이트 케일(Kate Kahle)은 TED 강연에서 자폐인이 사람과 어울리고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마스킹을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억지로 눈 맞추기, 상대방의 표현 따라하기, 잡담에 필요한 대사 외우기 등을 마스킹의 예시로 꼽는다. 그녀는 마스킹을 하면 자신을 사람들이 좋게 보지만, 그것은 자폐를 ‘없애지’ 못하며 진정한 모습을 억압할 뿐이라고 한다.

나도 마스킹이란 것을 한다. 일종의 ‘딥 러닝 학습법’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을 만나면 인사를 해야 한다’라는 것을 배우면 그것을 곧잘 따라한다. 그러나 이 지식은 다른 상황과 충돌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매번 90도로 인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니 목례 정도로만 한다’나,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인사할 필요는 없다’라든지, ‘직장 상사나 웃어른을 만나면 특히 인사를 열심히 해야 한다’ 등의 응용 지식을 학습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이들 지식을 적절히 조합한다. 그러면 어색한 인사를 하는 신경다양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는 나만이 남는다.

마스킹을 잘하는 신경다양인들은 신경다양인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나머지, 자폐 진단이 늦어지거나 아예 진단을 받지 못해 자가진단으로 정체성을 삼는 경우가 생긴다. 비장애인 위주의 사회에 적응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익혔던 마스킹이, 자폐 및 신경다양인 당사자로서 인정받고 지원받는 것을 방해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난다. 신경다양성을 숨기면 장애등록을 하지 못하게 되고, 신경다양성을 숨기지 않으면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마스킹의 경우는 많은 사람이 혼동할 만큼 그럴듯하니 오해할 수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자폐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자폐 특성을 가진 여성 변호사가 대형 로펌에서 생존하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이다. 그런데 자폐 여성 주인공에게 이상한 혐의가 씌워졌다.

발달장애인 부모 커뮤니티에 “누가 뭐래도 저는 우영우가 불편하다”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글쓴이가 “변호사가 가능한 자폐인은 더 이상 자폐인이라고 부르기 힘들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변호사는 즉흥적 판단과 빠른 이해가 필요하고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자폐인이 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변호사를 할 수 있다면 자폐인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나의 눈에는 우영우의 자폐 특성은 확실해보였다. ‘고래’에 크고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과, 사소한 날짜까지 기억하는 것이나, 어릴 적 도전행동을 벌인 것이나,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하는 ‘반향어’를 보이는 것이나, 감각이 민감하여 옷의 라벨을 모두 떼어서 입는 등 그녀의 행동은 자폐를 가리키고 있었다. 극 중에서 지나가는 비장애인들도 우영우를 발달장애인으로 여기고 대한다. 그런데 우영우가 자폐성 장애인이 아니라니?

과연 ‘자폐인’ ‘당사자’처럼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러한 판단이 주로 비당사자의 생각과 판단에서 이루어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과 판단이 자폐에 대한 오래된 스테레오타입(전형적인 모습), 즉 편견에 기초함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자폐는 오랫동안 남자아이들의 장애로 여겨져 왔다. 진단 비율도 남아가 여아보다 높으며, 대중에 드러나는 자폐인도 남성 당사자가 많다. 여성 당사자는 진단조차 쉽지 않았으며, 자신이 자폐인인지도 모른 채로 살아왔고, 또 지워졌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여성 자폐인과 신경다양인은 존재한다. 여성 자폐인도 최중증 장애인부터 마스킹에 능숙한 경증 당사자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남성 자폐인의 모습이 다채롭고 개성적이듯, 여성 자폐인 역시 그러하다.

이제야 여성 자폐인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말하기 시작하는 여성 당사자들을 ‘비당사자스럽다’라는 굴레로 다시 벽장 속에 가두지 말았으면 좋겠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칼럼니스트 조미정 (applemintr@gmail.com)

칼럼니스트 조미정의 다른기사 보기 ▶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구독료 1,000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자발적 구독료 내기배너: 에이블서포터즈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RSS
화면을 상위로 이동 기사내용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최신기사목록
기사분류 기사제목 글쓴이 등록날짜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호주 여성장애인 R&B 가수 ‘엠마 콜드레이’ 칼럼니스트 김해영 2022-11-28 11:09:36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발달장애인 근로지원인 대혁신이 필요한 이유 칼럼니스트 장지용 2022-11-25 13:29:02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실효성 위한 선행조건 칼럼니스트 임상욱 2022-11-25 13:05:53

이어줌 앱 다운로드 이벤트

[전체] 가장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더보기
각종보조기전문제작업체 서울의지

인기검색어 순위



배너: 에이블뉴스 모바일웹 서비스 오픈


배너: 에이블뉴스 QR코드 서비스 오픈

[세상이야기]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더보기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더보기

주간 베스트 기사댓글



새로 등록된 포스트

더보기

배너:장애인신문고
배너: 보도자료 섹션 오픈됐습니다.
화면을 상위로 이동
(주)에이블뉴스 / 사업자등록번호:106-86-46690 / 대표자:백종환,이석형 / 신문등록번호:서울아00032 / 등록일자:2005.8.30 / 제호:에이블뉴스(Ablenews)
발행,편집인:백종환 / 발행소: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17 서울빌딩1층(우04380) / 발행일자:2002.12.1 / 청소년보호책임자:권중훈
고객센터 Tel:02-792-7785 Fax:02-792-7786 ablenews@ablenews.co.kr
Copyright by Ablenews. All rights reserved.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경기도 맞춤형 장애인 돌봄 지원 장애인용품 노인용품 전문쇼핑몰, 에이블라이프
설문조자하고 치킨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