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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선인 키운 국민에 사회적 소수인 있나?

사회적 소수인 의견 정책 반영 등 진정한 국민통합 이뤄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4-21 10:49:39
지난 3월 10일 새벽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 모습. ⓒ방송캡처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3월 10일 새벽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 모습. ⓒ방송캡처
대선이 끝난 지 벌써 40여 일이 지났다. 대선 토론회를 생각해보면, 성인지 예산을 여성을 위한 예산이라고 말한 거나, 이 예산을 가지고 북핵을 막을 수 있는 무기를 살 수 있단 말을 한 것에서 윤석열 후보의 인권 감수성은 별로 없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오로지 대장동 이슈만 꺼내고 권위주의적으로 다른 후보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대통령이 될 감은 아니란 생각만 확고해졌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후보에서 사퇴해 윤석렬 후보 진영에 합류하며 단일화했다. 이에 힘을 얻은 윤석열 후보는 결국 대선에서 0.8% 차이로 이재명 후보를 이겨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대선 슬로건은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었다. 국민의 힘에선 이 슬로건이 정권교체의 당위성이 담겨 있다며, 비정치인이었던 윤 후보가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된 과정은 오롯이 국민의 뜻이어서 그렇게 슬로건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는 최우선으로 국민통합을 생각하겠다며, 국민의 지지를 받고, 고견을 경청하는 아주 훌륭하고 성숙한 정당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고 저도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당선 소감을 남겼다.

이 소식을 들으며 잠을 이루기 무척 어려웠다. 대선 당시에,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여성 배제’를 선거 전략으로 하며 갈라치기를 한 끝에,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이에 ‘국민의 힘’ 내부에서는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

그런데 윤 당선인은 갈라치기한 적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당선인의 인식엔 반성은 없어 보였다. 이런 당선인의 인식에, 인권 감수성이 그에겐 전혀 없다는 느낌이 들어, 친구들, 지인들에게 인권이 후퇴될 우려가 있다는 등 나라가 걱정된다는 말을 남겼고, 이들도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심기일전하잔 생각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어, 조금은 마음이 힘들어지려 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1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첫 출근하는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위원장에게 당선 및 취임을 축하하며 난(蘭) 화분과 장애인권리예산 요구안을 전달하려 했지만, 20여분이 넘게 경찰에 가로막혀 결국 화분과 요구안을 찢어버리며 분노하는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포토로 보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1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첫 출근하는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위원장에게 당선 및 취임을 축하하며 난(蘭) 화분과 장애인권리예산 요구안을 전달하려 했지만, 20여분이 넘게 경찰에 가로막혀 결국 화분과 요구안을 찢어버리며 분노하는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통령 당선 직후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할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후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시일이 촉박해 무리하다고 했지만, 그는 이를 밀어붙여 관련 예산 360억을 따냈다.

하지만 이런 모습과는 달리, 인수위 출범 첫날인 지난 3월 14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은 인수위를 찾아갔지만, 정문 100m 밖에서부터 경찰에 가로막히는 등 윤 당선자는 장애인 예산엔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자아내게 했다.

이렇게 직무실 이전에는 강력하면서도 속도가 빠르게 결정하는데 장애인 권리예산에는 그렇게도 무심한가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대통령 당선 이전에도 장애인 권리예산엔 줄곧 무관심했기에 그런 의심이 들었다. 장애인 권리가 후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얼마 뒤엔 잘 알다시피,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한 국민의 힘 이준석 당 대표의 장애인-비장애인 갈라치기 발언이 있었다. 대선 때 절반의 성공을 거둔 갈라치기 전략을 다시 써먹은지라 내 마음속엔 분노가 일었다. 시간이 지나 4월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대표와 국민의 힘 이준석 당대표 간 토론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는 탈시설 반대하는 부모들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시설 강제 퇴소 후 퇴소자와 부모가 안타까운 동반 자살을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지적·자폐성 장애인 관련 지원체계가 지역사회에서 부재하고 이와 관련해 국가가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당사자성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는 당사자 아니면 더 나은 의견을 낼 수 없다는 건 좀 그렇다며 당사자성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 대해 박경석 대표는 당사자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사자의 경험과 차별의 언어는 상당히 중요하기에, 이를 중요히 여기는 지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당사자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들으며, 당사자 아니면 더 나은 의견 낼 수 없다는 게 좀 그렇다는 이준석 대표 발언엔 약간 공감하나, 그렇다고 당사자성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장애인 관련 정책 마련 시 당사자들의 차별과 삶의 경험, 의견을 중시하며, 진지하게 경청하고 고민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장애인 당사자를 필두로 해 전문가 등이 같이 의논해 마련하면 더욱 좋다고 본다.

장애인 관련 사안에 대해 토론을 시작하려는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대표, 그리고 JTBC 사회 진행자 모습. ⓒJTBC 유투브 캡처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 관련 사안에 대해 토론을 시작하려는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대표, 그리고 JTBC 사회 진행자 모습. ⓒJTBC 유투브 캡처
얼마 전 지적·자폐성 장애인 정책이 권리의 주체이기보단, 객체 성격이 강한 제공자 중심의 돌봄 정책으로 짜인 걸 보고선 어이없었다. 이렇게 된 데는 당사자보다 부모의 입김이 센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의견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한 국가와 지자체의 편견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당사자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돌봄 중심으로 편향된 정책은 내놓기 어려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자식과 부모들이 동반 자살하는 이유를 가지고 장애인 현실을 잘못 해석했다는 박경석 대표의 지적은 일리 있다고 본다. 사실 부모 등 가족을 지원하는 체계가 욕구와 필요가 아닌 구 장애등급에 기반해 있거나, 예산에 따라 지원을 제한하는 거기에, 지원체계가 충분치 못한 게 현실이다.

그리고,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권리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도 부재하기에, 장애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가족이 진다. 양육부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보내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자녀를 시설에다 버리거나, 또는 지역사회에서 동반 자살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의 심정을 이준석 대표는 이해하고 있지 못한 듯하다. 시설을 나가면 강제 탈시설이라 부모와 자녀가 동반 자살한다고 단순 현상으로 볼 문제가 아닌 거다.

충분히 지원되어, 탈시설 여건 속에, 여론이 좋아지면 탈시설을 추진한다고 이준석 대표가 그랬는데, 탈시설은 장애인권리협약에서 권리로 명시된 거다. 권리를 여론에 따라 찬성 여부를 결정하자는 걸로 읽히니 당연한 장애인 권리를 허락받아야 하나 하는 마음에 자괴감이 밀려온다. 이건 탈시설을 추진하면서 탈시설 반대하는 측의 설득을 얻어내야 할 일이 아닌가 말이다.

이외에도 이 대표 얘기 속엔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서 당연한 이동권이란 권리를 역시 찬반 여부를 가리자는 식으로 얘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장애인의 삶에서 직면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지 못함은 물론 장애인 권리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니 장애인과 비장애인 갈라치기 하는 발언이 나올 수 있었겠지.

더군다나 갈라치기가 없었다고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던 윤석열 당선인의 모습을 생각하면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국민을 여러 갈래로 분열시키는 갈라치기는 얼마든지 차기 정부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했을 당시의 모습. ⓒKBS News 유투브 캡처 에이블포토로 보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했을 당시의 모습. ⓒKBS News 유투브 캡처
얼마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위암 전문가인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가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며, 암 치료 특효약’이라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자 능력과 전문성뿐만 아니라 인권 의식에서 낙제점이라며 정치권과 장애인 단체 등 시민사회 단체에서 혹평을 가하고 있다.

사실 여성을 출산의 도구 정도로 보는 가부장적 시각의 발언이라 성인지 관점이 부족한 등 인권 의식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성인지 관점에 사회적 소수인을 고려한 정책이 미흡한 게 인구절벽의 한 요인임을 생각하면, 이 발언은 더욱 심각하다고 본다. 그런 인권 의식을 가진 사람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됐다니 어이없다.

지적·자폐성 장애인과 그 가족의 현실 관련 사안만 해도 상당한 인권 감수성과 현장에서의 전문성, 지식이 요구되는데, 감수성이 부족한 그가 그런 사안을 맡기에는 정말로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하긴 의사로 평생을 지내고 지역사회 주민들이랑 소통을 자주 하지 못했으니 인권 감수성이 부족할 수밖에. 여기에는 윤석열 당선인과 40년 지기란 인연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물론 윤석열 당선인 측에선 친한 사이가 아니라며 부인했고, 정호영 내정자도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정 내정자가 지난달 한 지역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40년 한결같은 친구’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 걸 보면 친구와의 인연 때문에 내정됐다는 시각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장애인 권리예산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대신,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재빨리 처리했고, ‘국민의 힘’ 내부에서조차 반성하고 있는 갈라치기에 대해 부인했으며, 인권 감수성이 전혀 없는 사람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하는 것 등을 보면 인권에 대한 인식은 윤석열 당선인에겐 거의 없어 보인다.

지금의 현실은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윤 당선인의 메시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진정한 통합은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개념의 Inclusion인데, 인권 감수성이 없는 그에게 무슨 Inclusion을 기대할 수 있을까? 통합이라 해도 기껏해야 그를 지지하는 20, 30대 남성이나, 70대 기득권층 등 안에서의 통합에 가깝다고 본다.

다양성 속의 통합, 국민통합을 상징하는 손에 손 잡고. ⓒPixabay 에이블포토로 보기 다양성 속의 통합, 국민통합을 상징하는 손에 손 잡고. ⓒPixabay
여러 정황들을 생각해보면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윤석열이 생각하는 국민이란 전 국민이 아니라 그를 지지하는 20, 30대 남성이나 70대 이상의 기득권층 등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가 생각하는 국민에, 사회적 소수인의 자리는 없어 보인다. 다양성이 전제된 진정한 국민통합이란 의미의 Inclusion과는 거리가 있는 정황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그렇게도 원하던 집무실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은 됐으니 인제는 장애인 권리와 여성 인권 등 사회적 소수인들의 권리에 신경 쓰고, 이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을 보이는 당선인이었으면 한다. (여성의 경우 전보다는 수도 많아지고 처지가 좋아졌지만, 오랜 시간 동안 차별을 받아왔기에 사회적 소수인이라 봄)

또한, 민초들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헤아리고, 반대했던 47.8%의 국민들의 의견까지도 진정으로 경청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래본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윤석열 당선인은 SNS를 통해 ‘장애는 인간의 한계가 아니고 따라서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는 말을 남기며 대선공약을 이행하겠다고 했다. 장애인 단체 등 시민사회와 국민들의 의견을 이제부터라도 진지하게 경청하고 공약 하나라도 인권 증진 방향으로 제대로 이행하는 의지를 임기 동안 계속 보이길 바라는 바이다.

그럴 때 국민들 사이에서 ‘생각보다 잘하네’하는 정서가 형성되고, 그를 둘러싼 ‘편견 아닌 편견’이 조금씩 사라지며, 윤석열 당선인의 슬로건인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란 말이 허언뿐인 정치적 수사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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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원무 (wmlee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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