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홈쇼핑 천국이다. CJ온스타일, CJ온스타일 플러스, GS SHOP, GS MY SHOP, K쇼핑, K쇼핑 TV플러스, NS홈쇼핑, NS홈쇼핑 샵플러스, SK스토어, W쇼핑, 공영쇼핑, 롯데OneTV, 롯데홈쇼핑, 쇼핑엔T, 신세계TV쇼핑,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 플러스샵, 홈앤쇼핑 등 18개사나 된다. 이 외에도 수많은 모바일 데이터 방송 홈쇼핑사가 있고, 모바일 쇼핑몰이 있다.

1995년 김영삼 정부시절에는 한국홈쇼핑(GS 홈쇼핑)과 삼구쇼핑(CJ쇼핑) 허가, 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에는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농수산홈쇼핑(NS홈쇼핑), 현대홈쇼핑 허가, 2005년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GS, CJ, SK 등 10개 방송 허가, 2011년 이명박 정부시절에는 홈앤쇼핑 허가, 2015년 박근혜 정부시절에는 아임쇼핑(공영쇼핑) 허가 등 20년 동안 고속 성장을 해 왔다. 시각장애인이 아파트 복도를 지나가면 발에 걸리는 것이 대부분 홈쇼핑에서 보낸 택배들이다.

이들 모든 횸쇼핑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넘쳐나는 홈쇼핑사들끼리 경쟁이 과히 전쟁터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쇼핑이 각광 받게 되었고, 홈쇼핑사들은 과다경쟁을 넘어 갑질과 가격 담합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방송통신위원회와 소비자단체들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 홈쇼핑사들에게 시청자위원회를 필수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는데, 시청자위원들이 소외계층이나 취약계층을 대변하기보다 자리 나누기에 우선되어 소비자보호와 장애인접근성은 별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2017년 주요 홈쇼핑사를 상대로 장애인접근성 미비로 차별을 하였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기도 하고,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웹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아 이미지로 제공되는 상품정보를 알 수 없고, 결재를 시각장애인 혼자 처리하거나, 메뉴 선택이나 상품 검색, 배송지 관리 등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이 홈쇼핑을 이용하는 데에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지역마다, 통신사별로 채널 번호가 다른 상황에서 많은 방송사들에서 비슷비슷한 상품들을 24시간 팔아대니 시각장애인이 채널을 돌리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사려고 하여도 지금 방송하는 회사가 어느 채널인지부터 알기가 어렵다. 눈으로 보는 경우라면 화면에 방송사가 나타나겠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알 수가 없다.

다음으로 상담 전화번호는 아래 화면에 나와 있는 번호로 하라고 안내를 하면 시각장애인은 구매를 위한 상담 전화를 걸 수가 없다. 궁금은 하고 마음에는 들지만,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어서 만족도를 높이고 싶은데, 자막으로 처리된 문자들의 정보를 시각장애인들은 얻을 수가 없다.

시각장애인들은 각 홈쇼핑사들에게 쇼호스트들이 방송 중에 방송사의 이름을 중간중간에 말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자연스럽게 “우리 00홈쇼핑에서 특판하는 00상품입니다.” 등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화번호나 자막문자도 멘트에 담아서 설명을 해 주면 좋을 것이다. 선착순 마감이 다 되어 간다거나, 완판이 곧 되니 빨리 신청하라고 독촉하니 정보는 주지 않고 어디다 전화해야 하는지 시각장애인은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다급해지기도 한다.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장애인의 소비자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 소비자 피해구제 상담센터(전화 02-2088-1372(일사천리 번호를 구하려다 실패))를 개설하고 최근 홈쇼핑사에 전화, 공문, 온라인 메시지 보내기, 이메일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질의와 개선요구를 했다.

시각장애인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송 시청 시 쇼호스트의 정확한 상품 가격 및 ARS 전화번호 육성 안내가 없어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개선방안을 제시해 줄 것과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가격 및 ARS 전화번호 음성안내 방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호소하였다. 11개 홈쇼핑 업체에 민원을 접수하였었고,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다.

NS홈쇼핑 : 녹화하여 변동된 가격에도 영상녹화물을 재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 가격을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음. 그렇지 않은 경우 가격안내를 하겠음. 홈쇼핑 채널은 계약된 SO사업자별로 서로 다른 별도의 주문전화번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쇼핑호스트를 통한 안내가 불가능함.(송출 플랫폼별 매출액이 추후 송출수수료 계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생방이 아닌 경우 쇼호스트가 전화번호를 알지 못함.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용 대표번호 안내 시스템 개발을 검토하겠으며, 2020년 3월부터 시각장애인이 전화주문을 할 경우에도 모바일 앱 주문 할인과 동일한 가격할인을 진행하고 있음(시각장애인이 아니면 전화주문과 모바일 할인가격이 다름)

공영홈쇼핑 : 시각장애인을 고려하여 TV홈쇼핑 판매 방송시 상품기능, 크기, 소재, 제조사, 주의사항 등 상세정보를 3회 이상 음성으로 안내하도록 하고, 모바일 앱을 통하여 구매할 수 있도록 추가 안내하겠음.

K홈쇼핑: 장애인임을 알리고 사전 등록하면 상담사가 ARS보다 유리한 ‘모바일 주문’을 대신 진행해주고 있음. ‘웹접근성 개선조치’를 진행하여 적용 완료(‘21년 5월)하였음. 하나의 프로그램의 평균 방송시간은 20분인데, 상품 가격은 판촉 할인 적용 여부 및 할인수단 적용 여부에 따라 다양하게 변동되므로 쇼핑호스트가 특정 가격을 안내하기 어려움. 녹화영상물을 재활용하므로 가격변동이 있을 수 있어 가격을 음성으로 말할 수 없음.(이미지 편집만 하여 재사용)

신세계홈쇼핑 : 시각장애인임을 말하고 사전 등록하면 ARS 및 모바일과 동일한 혜택으로 상담사가 주문을 진행함. 장애인접근성 개발 중에 있음. 데이터홈쇼핑은 TV홈쇼핑과 달리 1회 제작한 영상을 재방송하여 사용하므로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어 가격을 말할 수 없음.

롯데홈쇼핑 :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 음성도서 제작지원(총 2억원)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음. “시각장애인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전화주문에도 모바일 할인 적용. 쇼호스트의 안내 멘트는 매출에 영향을 미치므로 적용하기 어려움. 대신 시각장애인 상품정보를 공익광고로 만들어 활용하겠음.

현대홈쇼핑 : "시각장애 고객 전담 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음. 시각장애 고객 전화주문시 모바일과 동일한 할인을 해 줌. 쇼호스트 맨트 개선 노력하겠음.

SK스토아 : 시각장애인이 전화 주문 시, 모바일 주문과 동일한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고자 시스템 개발 중. 음성안내멘트는 기술 검토하여 적용하겠음.

위의 내용을 요약하면, 공영은 전화주문 도움 서비스는 제공하나 가격할인은 어렵고, 그 외 홈쇼핑사들은 대부분 모바일 할인 가격 적용을 해 주고 있으며, 안내멘트는 노력은 하겠으나 현대홈쇼핑 외는 기술적으로 곤란한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주문 상담 도움은 시각장애인 콜센터가 있는 곳과 대표전화에서 상담을 도와주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비장애인의 경우 전화주문시는 가격할인이 없고 모바일로 하면 5% 정도의 할인가격이 적용된다. 그런데 모바일로 주문하면 할인 외에 10% 추가 적립을 해 주어 1개월 내 이용하지 않으면 소명되는 적립금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까지 시각장애인에게 혜택을 주어 차별을 하지 않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모바일은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없으므로 할인과 적립금 혜택을 전화주문에도 주어야 할 것이다.

공영에서는 모바일로 주문시 할인가는 적용하지만. 적립금 제도가 없다. 프로모션(판촉) 시스템에서 적용하지 않은 문제로 인하여 고객이 모바일에서 선택할 경우만 할인가가 적용된다. W홈쇼핑은 어떤 지원도 불가하다. 롯데홈쇼핑은 장애인등록이 되어 있으면 코드가 있어서 모바일 할인가 5프로를 적용하고 있다. 적립금은 적용 안 된다. CJ홈쇼핑은 계열사별 통합포인트를 리워드로 지급하며 모바일에서 고객이 내려받아야 하는 것과 자동지급되는 두 가지 형식이 있다. 시각장애인은 직접 내려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신세계는 모바일 할인가 적용은 되지만 적립금은 미적용된다. SK스토아는 모바일적용 안 되며 적립금은 고객이 말하는 경우에만 수기로 적용 가능하다. K는 상담 지원은 해 주고 있으며, 모바일 할인가 적용은 모바일로 주문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현대는 자동 프로모션이 시스템화 되어 있지 않아 고객이 말하면 H포인트를 지급한다. NS, 쇼핑엔T, GS, 홈앤쇼핑은 모바일 할인과 적립금 모두 적용되고 있다. 일부 쇼핑사들이 시각장애인을 도와준다고 하지만 별도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가격할인에서 제외하여 또 다른 불이익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적립금을 한 달이란 짧은 기간 내 소멸되기 전에 사용해야 하는 것 역시 소득이 적은 장애인으로서는 주었다가 뺏는 약 올리는 경우가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시각장애인이 홈쇼핑을 이용하기에는 상담원이 전화를 빨리 받지 않아서 구하고자 하는 제품이 매진되는 바람에 마음에 드는 디자인, 색상, 사이즈를 놓치기도 하고, 현대의 경우 시각장애인은 반드시 전용 전화만을 거치도록 하여 오히려 불편한 경우도 있다.

혜택을 더 주기 위한 것이라지만 전화가 불통되어 오히려 피해를 입기 쉽다. 롯데홈쇼핑을 자주 이용하는 한 시각장애인은 시각장애인 전화가 불통되면 일단 일반 자동전화로 주문을 해 놓고 나중에 시각장애인 할인가를 적용해 달라고 다시 요청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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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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