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파리 여행의 이야기를 연재해 나갈 것인데, 그 전에 파리의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단 파리도 런던과 마찬가지로 휠체어 장애인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에 조금 불편한 상황이다. 일단 매 역마다 엘리베이터가 있지 않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지하철로 이동할 경우, 목적지에 내려도 지상으로 올라갈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런던과 마찬가지로 파리도 시내 버스로 휠체어 장애인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곳이다. 모든 시내 버스에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승객들과 기사들의 마인드도 매우 좋아서 아주 당연하게 휠체어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 안의 필자. ⓒ 안성빈

내가 서울에서 저상 버스를 이용할 경우, 간혹 기사들과 승객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기사는 휠체어 승객을 태우는 요령에 대해서 교육을 받기는 했으나, 휠체어 손님이 많지 않다 보니 어쩌다 만나는 휠체어 손님으로 인해 당황하는 것 같다.

심지어는 경사로를 내리는 방법이 서툰 기사들도 많이 보았다. 승객들은 휠체어 손님이 탑승하게 되면 생소하기도 하고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나라는 표정으로 약간은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최소한 런던과 파리에서는 이런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느낌일지는 모르나, 런던에 비하여 파리 시내 버스는 조금 열악한 편이다. 일단 버스도 오래된 것이 많고 승객이 많이 타서 런던 시내 버스에 비해 파리 시내 버스는 조금 덜 쾌적하다.

시티투어버스. ⓒ pixabay

전에도 내가 언급했던 것 같은데, 어떤 도시를 여행하게 되면 내가 강추하고 또 내가 늘 하는 것은 시티투어버스를 타는 것이다. 물론 휠체어가 탑승 가능한 것도 많이 있다.

시티투어버스를 타면 그 도시의 주요 관광지를 다 둘러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음에 드는 곳에서 내려 둘러 본 후, 다음에 오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으니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관광객들한테는 아주 유용하다. 일일이 교통편을 찾을 필요도 없고 주요 포인트를 어떻게 찾아가나 고민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주로 1일권, 2일권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조금 나가는 편이다.

이렇게 첫날 시티투어버스를 통해 둘러본 후,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다음날부터 하나씩 찾아가며 둘러보는 것을 나는 추천하고 싶다. 이 방법이 왜 좋냐면, 일단 시티투어버스로 둘러 보았기 때문에 휠체어로도 구경하는 것이 가능한 지를 미리 살펴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여행을 다니다 보면 미리 동영상과 블로그 글을 보았지만 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현장의 변수로 인해서 구경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것과 여러 매체를 통해서 그곳 상황을 파악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휠체어 장애인들은 이 말에 다 동감할 것이다.

파리 여행에서 꼭 알아야 할 것 중에 하나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런던에서는 편하게 다닐 수 있었는데 파리에 오니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나중에 써 나가겠지만, 기차역 역무원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나는 고생한 경험이 있다. 하기사 요즘은 번역기가 잘 되니까 그리 곤욕을 치를 일은 없을 것이다. 자 그럼 다음 편부터 파리를 둘러 보겠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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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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