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해야 할까요? ‘남아있는 나날들’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니면 무슨 표현으로? 이런 표현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이후 새해 첫날이 오기 전까지의 시간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달력만 보고도 알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가 있는 요일과 새해 첫날의 요일은 같은 요일이기에 정확히 1주일이 걸리는 남은 시간입니다. 몇몇은 이럴 때 연말 휴가를 가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회사는 그 시점에 전부 아니면 일부가 자리를 비우곤 합니다.

제가 들었던 어떤 회사는 일찌감치 종무식을 하고 새해 첫날에도 쉬는 것뿐만 아니라 새해가 좀 지난 뒤 2022년 업무를 시작한다고 하네요. 그럴 정도입니다. 네, 회사가 방학한 것이죠.

‘남아있는 나날들’에 2021년을 되돌아보면 ‘변화’ 그 자체가 최대의 주제였다고 봅니다. 그동안 벌어지지 않았던 사건들이나 상상할 수 없었던 사건들이 일제히 터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경기장 입장권 모습으로 만들어진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첫 시즌 기념 감사 메시지 카드. ⓒ장지용

제 개인적인 사건으로는 대학원 진학 결심이 점점 서는 것도 그렇고, 갑작스레 퇴사를 선언한 사건도 그렇고, 재정 위기를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힘든 길을 찾아 나서고, 방에 에어컨을 들여다 놓고, 그동안 벼르던 공공기관 채용 시험에 도전해서 실패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봤고, 영어 공부가 순탄치 않게 흐르고, 자서전 출간은 극적으로 인공호흡기를 붙이게 되어 내년 출간 논의가 오가는 등 대단히 복잡한 위기에 놓였습니다.

세상에서도 코로나19 위기는 계속 진정되지 않았고, ‘긴급 구원투수’인 백신이 등장하여 놀라운 속도로 백신이 보급되었고, 변종 바이러스가 줄지어 행진하듯이 등장해서 우리를 애먹이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응원했던 야구팀이었던 옛날 SK 와이번스가 갑자기 SSG 랜더스로 개편되어 새로운 야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운 좋게 코로나19 임시 조치에 따라 경기장을 방문하여 소리는 못 내어도 힘찬 응원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응원을 위해 제 이름에 좋아하는 선수의 번호를 박은 유니폼을 사고도 올해는 야구장에 가지 못하나 싶었는데, 극적으로 유니폼을 입고 야구 응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물론 그 날 경기는 시즌 마지막 경기였을 뿐더러 경기에서 진것만은 아쉬웠지만 말입니다.

필자의 모교인 상명대학교 홈페이지의 2022년 입시 홍보를 위한 홈페이지 첫 화면 속 일러스트들. ⓒ상명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사소하게는 모교(母校)의 입시 홍보광고가 전통적인 학생들이나 학교 건물 사진이 아닌 컴퓨터 게임 화면이나 홍보물에서 볼법한 모습으로 나왔는데, 저도 처음에 ‘이것은 뭣이지?’라고 했다가 학교의 상징 사슴 그림에 교표가 그려진 것을 보고 나서야 ‘아, 우리 학교! 이 그림 그린 후배 엄청 잘 그렸네!’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나중에 아는 교수님께 여쭤보니 재학생들도 많이 칭찬하고 학교 홍보가 잘 되어 좋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고 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장애계라고 다를 것 없습니다.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장애인도 대학 가고 싶은’ 소망은 구조적으로 탄압받는다는 비극적인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장애 인정 범위가 개편되었지만 반쯤은 속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아예 장애인 정책의 뿌리까지 다 바꾸자는 제안까지 나왔으니 말입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장애인 정책 공약은 각 주자의 정책 부서에서 개발하고 있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고 얼마 안 있으면 공개될 것입니다. 아직 제가 이것이 잘 짜였느니 못 짜였느니 하는 평가는 하나도 할 수 없습니다. 뭔가 뾰족한 것이 없어서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태도 점수’ 때문에 0점을 주고 싶은 주자도 발견되었기는 합니다만 그렇습니다.

2022년은 근본적으로 뒤바뀔 한 해가 될 듯합니다. 올해의 변화는 단지 ‘떡밥’이 풀린 그런 시점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른바 ‘떡밥 회수’가 될 수밖에 없는 2022년이 될 전망입니다. 대통령선거는 그것의 시작일 뿐이고, 오프라인 행사를 치르기 어려웠던 것이 겨우 진행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것의 최종 결정권자는 코로나19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는 이것을 어떻게 진행하게 될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과연 2022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새로운 변화가 이어질까요? 아니면 다른 변수가 벌어지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까요? 저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제 주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이러한 질문들의 답을 앞으로 며칠 뒤부터 쓰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답안지를 푸는 첫날인 2022년 1월 1일, 아직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았으니 올해도 집 창문 바깥이나 TV 또는 온라인 중계로 보게 될 동트는 모습을 지켜보도록 합시다.

아, 참! ‘장지용의 나 스스로 산다’ 시리즈는 2022년에도 계속됩니다. ‘더 빵 터지고’, ‘더 울림 있고’, ‘더 묵직하고’, ‘더 날 세워야 할 곳에는 날 세우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더 장지용적인’ 이야기와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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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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