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강습회를 통해 전자보드사용및 태블릿PC 활용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의 현장. ⓒ김최환

장애인스포츠 심판의 역량과 전문성을 높여라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경남 양산시 일대에서 ‘제18회 전국 농아인 체육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게이트볼, 배드민턴, 볼링, 슐런, 탁구 등 5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졌다. 예년에는 10여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졌는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5개 종목으로 축소됐다.

필자는 12일 양산시에 소재한 웅상문화체육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슐런 종목 심판으로 참가하여 경기를 진행하였다.

이번 슐런경기에 심판으로 참가하면서 한 가지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경기운영 방식과 함께 IT(Information Technology)기술로 개발하여 전자센서를 부착하고 시스템화된 전자슐런보드를 사용해 보다 공정성 있는 대회를 운영했다는 점이다.

모든 스포츠에서는 항상 경기운영과 심판의 공정성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어 이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지난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슐런 종목은 전국 10곳의 슐런 경기장에서 동 시간대에 경기를 진행했다. 태블릿PC 줌 영상으로 경기진행 상황을 중계하고 스마트폰으로는 선수들의 득점 점수를 입력 중앙서버의 집계시스템을 통해 개인전 및 단체전의 대진 결과를 발표 공지하는 전산화 시스템으로 운영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자슐런보드를 사용하여 선수와 심판이 대면 경기로 진행하면서 성공적인 대회를 마쳤다. 앞으로도 슐런 종목의 모든 경기는 좀 더 향상된 전자시스템보드를 사용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전자시스템 보드의 구성은 모니터 화면을 중심으로 경기 시작과 종료 버튼이 설치되어 있고 퍽이 지나는 시점에서부터 각각의 점수가 부여된 관문을 통과하여 득점 표지판과 증감조정 장치, 파을된 퍽 수와 사용된 퍽 수를 집계하고 차감하는 정보처리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때로는 에러가 발생할 경우 보류 버튼을 이용하여 수정하고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자센서로 시스템화 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경기는 각 보드마다 테블릿 줌 영상으로 녹화되고 경기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 하도록 되어 있다. 이런 전자시스템보드를 사용하므로서 장애인스포츠 선수나 스포츠 약자들에게는 편의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경기의 공정성에 신뢰를 얻는 길이라는 것이다.

전자슐런보드. ⓒ김최환

최근에는 비단 슐런 종목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스포츠 종목에서도 연구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제는 장애인스포츠 심판의 역량과 전문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 일반적인 스포츠 경기 심판은 선수와 감독이 경기규칙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경기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할 줄 아는 실력과 테블릿의 기능을 적절하게 응용하고 전자시스템을 조작하고 운용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전자시스템의 오작동시에는 유연하게 대처하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스포츠 종목에 대한 상당한 전문성과 경기 진행 경험을 키워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스포츠에 있어서 장애유형과 스포츠 등급에 따른 특성이나 성질까지도 파악할 줄 아는 안목과 소통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 많은 스포츠 종목에서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첨단 IT기술에 기반하여 각종 전자시스템을 도입하여 경기를 운영하도록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제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축구에서는 VAR(Video Assistant Referee)이라 불리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통해 득점이나 반칙, 페널티킥 선언 등을 판단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VAR을 도입했다. 경기별로 운영센터와 VAR 판독팀이 배치되어 오심이나 심판이 확인하지 못한 파울 등을 발견할 경우 주심에게 전달한다. 주심이 직접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최종 판단도 주심이 내린다. 경기를 진행하는 선수나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는 없다.

이번 대회 참가종목 중 슐런 종목에서는 심판을 모집하면서 전자시스템으로 장착된 슐런보드를 사용할 줄 아는 자와 수어(가 가능한 자를 우선 배정하려고 공고했으나 이런 조건에 맞추어 신청하는 자가 많지 않아 정원에 한참 미달하기도 했다. 할 수 없이 적은 수의 심판진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역량 있고 전문성을 갖춘 심판이 부족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는 현실이다.

예전에는 일반보드(아날로그 보드)를 사용하고 전자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는 심판을 모집하면 많은 인원수가 접수되고 선별하여 배정하기도 했었는데, 전자시스템을 도입하고 전자보도를 사용하면서부터 차츰 심판신청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장애인스포츠 심판의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고 각종 스포츠대회에 역량 있는 많은 심판들이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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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최환 칼럼니스트 38년 간의 목회생활에서 은퇴하고 인생 제2막으로 국가 체육지도자 자격증(제7520)과 경기단체종목별 심판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스포츠지도사로 체육교실과 동호인클럽을 지도, 감독하고 있으며, 전국, 지방 각종 유형별 대회 등에 심판 혹은 주장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한장애인슐런협회 등 경기종목단체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하는 배리어프리(무장애)스포츠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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