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주인공 이영국(지현우 분), 박단단(이세희 분). ⓒKBS드라마 갈무리

부자인 박 사장과 빈곤에 시달렸던 기택의 집이 ‘과외면접’이란 상황을 계기로 서로 만나기 시작했다. 박 사장네 가족은 기택네 가족의 노동을, 기택네는 부자 가족을 이용해 서로 기생한다는 내용의 영화 ‘기생충’이 작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에 코로나로 시름하던 우리 국민의 가슴이 후련했던 적이 있었다.

이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자 미국에서도 한국의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원작으로 미국판 기생충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드라마판 기생충으로 느껴지는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영되고 있다. 바로 오케이 광자매 후속으로 KBS2에서 방영되고 있는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 연출 신창석)이다.

이 드라마에선 이영국(지현우 분)회장네 집과 흙수저로 대표되는 아가씨 박단단(이세희 분)네 집이 입주가정교사‧ 운전기사 채용이란 상황을 계기로 서로 만나기 시작한다. 부자 이영국네 가족은 박단단네 가족 노동을 이용하고, 박단단네는 이영국 가족네 뒷마당 집에서 몰래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에서, 영화 기생충 드라마판이란 느낌이 들게 된다.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는 신사 이영국과 흙수저지만 생활력 강한 아가씨 박단단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며, 행복을 찾아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라고 한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궁금한데, 드라마가 아직 초반이지만 공감되는 게 많다. 그 가운데 이영국 회장네 가정에 아가씨 박단단이 들어오는 과정과 단단이 그 가정에서 영국의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이영국 회장네 집에는 집사로 일하는 조사라(박하나 분)와 음식을 만들어주는 도우미 여주댁(윤지숙 분)이 일한다. 그 회장에겐 세 자녀가 있는데, 막내아들 이세종(서우진 분)은 세종대왕처럼 되고 싶은 게 꿈이다. 세종의 형인 이세찬(유준서 분)은 힙합을 좋아하며, 영국의 장녀인 이재니(최명빈 분)는 도도하면서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다.

방으로 가는 재니에게 다가가는 것을 막는 이영국 첫째아들 이세찬(유준서 분)과 이영국, 그리고 주변에 있는 왕대란(차화연 분)과 의붓동생 이세련(윤진이 분) 모습. ⓒKBS드라마 동영상 캡처

아내와 사별한 이영국은 아내를 너무도 사랑했기에 상실감에 빠져, 자녀들에게 관심을 쏟지 못했지만, 집안에서 자녀들이 무슨 일 있으면 꼰대처럼 자신의 잣대로 이들을 훈계하곤 했다. 예를 들어 세종이 당근 들어간 샌드위치 먹기 싫다는 것을 조사라가 억지로 먹이려 하는 것에, 장녀 재니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 걸 영국은 자신의 잣대로 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냐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기에 자녀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국은 입주 가정교사 구할 생각에, 친구 장국희(왕빛나 분)에게 교사로 괜찮은 제자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고 한다. 그랬기에, 단단이 일자리를 구하러 온 것을 알게 된 장국희는 입주 가정교사 괜찮냐고 단단에게 물었고, 단단은 맡겨만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뻐했다.

영국 집으로 면접 보러 간 단단은 영국의 막내아들 세종이 자신이 차던 공을 주우러 차도로 뛰어드는 걸 보자 그가 차에 치이지 않게 온몸으로 그를 구해주다 무릎에 상처가 났다. 영국 집에 도착한 단단은 영국을 보자 ‘아저씨?’하며 놀랬고, 영국은 ‘아가씨가 우리 집엔 무슨 일이에요?’하며 응수했다.

이영국 회장을 본 순간 깜짝 놀라는 박단단. ⓒKBS드라마 동영상 캡처

교수 국희의 소개로 면접 보러 왔다고 말한 단단은 영국 방으로 들어와 이력서를 제출했는데, 영국은 그녀가 못마땅한 나머지, 낮술 마시다 무릎 다친 거 아니냐며 조심해서 다니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 단단이 낮술 마시고 산에 올라가다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갔고, 이를 본 이영국이 그 구역으로 가지 말라고 단단의 손을 잡자 혼자 술김에 너무도 무서웠는지 그를 사이코패스로 생각해 그의 이마를 텀블러로 가격했다.

단단은 영국이 죽은 줄로 알아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같이 그에게 다가갔지만, 그는 출입금지구역으로 단단이 가니 단단을 보호하려다 오히려 봉변을 당했다고 했다. 단단은 거짓말이라고 맞섰지만, 출입금지 표시를 보지 못한 것을 알고서는 무안해한다. 이에 영국은 명예훼손, 무고죄 등으로 법대로 하라고 한다. 단단은 난처한 지경에 이른다.

이때, 그녀는 사이코패스들이 너무 잘생긴 영화 한 장면이 생각나, 사이코패스, 변태로 오인했다며 한 번만 봐달라고 영국에게 간절히 말한다. 영국은 용서했고, 단단은 경찰서에서 나왔지만, 영국의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런 과거가 있어서인지, 단단에게 낮술 마시지 말라고 말한 거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단단은 억울한 나머지 한마디 한다. 오늘 낮술 마시지 않았고 아무 때나 할 일 없이 그런 행동하는 사람 아니라고 말이다.

게다가 낮술 마셨던 당시는 박단단네 새엄마 차연실(오현경 분)과 의붓오빠 박대범(안우연 분)이 사기당해 전세금 날려 먹은 것에다 자신이 일하던 학원까지 문을 닫게 되니, 마음이 너무도 힘들어 그랬던 거다.

면접을 끝내고 영국 방에서 나온 단단은 입주가정교사 면접에서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세종을 구해준 모습을 본 조사라와 단단의 스승이었던 장국희가 영국에게 입주 가정교사로 단단을 추천할 것을 강력하게 말한다.

결국, 영국은 단단에게 쌓인 오해를 풀고 그녀를 입주 가정교사로 채용한다. 단단은 영국 집에서 입주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조사라와 이영국이 놓쳤던 아이들 욕구와 마음을 챙겨가기 시작한다.

이영국을 사이코패스로 오인해 텀블러로 이영국 머리를 박단단이 가격한 뒤 쓰러지는 모습(좌측), 경찰에 구속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영국에게 너무 잘 생기셔서 사이코패스로 오인했다고 말한 단단의 모습이 그려진 장면(우측). ⓒKBS드라마 동영상 캡처

천둥이 몰아치던 밤에 혼자 자기 무서워서 울고 있던 영국 막내아들 세종의 마음을 이해하고, 세종 자신이 운 것을 형한테 비밀로 하라는 말에 단단이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는 모습에서 세종은 조사라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사랑을 단단에게서 느꼈다. 단단이 엄마 그리워서 울었다는 말에 세종이 하늘에서 엄마가 지켜줄 거라고 단단을 격려한 것도 단단이 준 사랑 때문이었으리라. 단단과 세종은 점점 가까워졌다.

까칠하고 도도하던 장녀 재니의 마음도 단단은 챙기고 있었다. 아빠 영국이 어디서 뭐했는지 말하라고 하면, 자신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말하기 싫다고 영국에게 화냈고, 교복에 흙 묻은 것을 단단이 보면서, 재니에게 다가갔을 때도 신경 끄라고 까칠하고 도도하게 굴던 재니였다.

어느 날, 단단이 재니 종아리에 있는 상처를 보게 되자, 상처가 생긴 이유를 재니에게 물었다. 재니는 말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단단이 영국에게 보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자, 알리지 말라며, 자신이 학교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토로한다. 이를 알게 된 단단은 재니를 악의적으로 괴롭히는 일당들을 힘으로 소탕했다, 일당들이 재니에게 사과하는 것에, 재니는 단단을 다시 보며, 단단이 자신의 마음을 챙기고 있음을 느꼈다.

재니가 입은 상처에 대해 말하라고 단단이 재니(최명빈 분)에게 요구하는 모습(좌측), 재니를 괴롭힌 일당들을 소탕한 뒤 재니 괴롭히지 않을 것을 일당들에게 약속하려는 모습(우측). ⓒKBS드라마 동영상 캡처

영국의 아내가 사별한 기일 날, 영국이 재니, 세찬, 세종과 상의 없이 엄마 사진을 치웠다는 걸 재니가 알게 되며, 영국에 대해 상당한 분노를 표출하고 집 밖으로 나갔던 때였다. 재니를 찾으러 영국과 단단이 밖으로 나가서 찾아다니다 두 사람이 마주치며 대화하게 됐는데, 영국이 재니 친구 전화번호와 재니가 자주 가는 곳을 모른다고 말한다.

이를 알게 된 단단은 재니에게 관심 없는 영국이 아빠인 건 맞는지 반문하고, 아이들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영국의 권위주의적 모습을 질타한다. 재니의 몸에 멍이 있는 건 아시냐는 말에 영국은 멍에 대해 똑바로 말하라고 단단에게 얘기하지만, 재니가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기에 말하지 못하겠다고 울먹인다.

이 사이 재니가 두 사람 보는 앞에 나타난다. 둘은 재니를 만나기 위해 달려갔지만 재니는 피하기 바빴다. 하지만 영국은 재니를 붙잡았고 재니는 아빠 싫다고 저항한다.

영국이 재니 팔에 든 멍을 보더니 이거 누가 이랬는지 말하라고 재니에게 화내는 듯이 물었고, 재니는 그동안 자신이 일당들에게 괴롭힘, 왕따를 당했다며, 자신의 상처에 대해 눈치챈 사람은 없었지만 단단만 눈치채면서 자신을 구해줬음을 영국에게 눈물로 말한다. 단단이 자신의 마음을 진심으로 챙기고 있음을 영국에게 말한 것이다.

이에 영국은 자신이 재니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엄마 편히 쉬시라고 집에 있는 사진 치운 걸 미리 말하지 못한 점 미안하다고 재니에게 사과했다. 재니도 마음을 열고 울었다. 집에 들어간 재니는 세찬, 세종과 함께 엄마 2주기 제사를 지내게 된다.

재니가 입은 상처에 대해 말하라고 재니에게 종용하는 영국과 이를 지켜보는 단단. ⓒKBS드라마 동영상 캡처

단단이 세종, 재니를 진심으로 챙기고 있음을 알게 된 영국은 다음 날 단단에게 입주 가정교사로 계속 일했으면 좋겠다며 자녀들 교육에 대해 도움을 청한다. 단단이 아이들의 욕구와 마음을 챙기는 것에 영국도 마음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종이 게임기 오락하는 것을 나쁘게만 봤지만, 요즘엔 아이들의 소통방식이 게임이고 1주일에 2번 게임하면 좋겠다는 단단의 말에 영국은 그녀의 말을 받아들인다. 세종의 얼굴엔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단단의 챙김을 받은 재니는 얼굴이 밝아지며 친구도 생겼단다. 단단으로 인해 영국의 자녀들은 행복해지며, 마음도 안정되어 간다.

단단이 영국네 가정으로 들어오기 이전엔 영국이 자녀들의 속마음과 요구를 듣지 않고 자신의 잣대로 자신이 하라는 대로 하라고 자녀들에게 명령하는 식이었던 걸 보면, 그때의 영국은 자녀들을 권리 주체가 아닌 관리 대상으로 바라봤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조사라에게서도 아이들의 욕구보다 자신만의 생각으로 밀고 나가는 모습에서 역시 영국의 자녀들을 관리 대상으로 본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런데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이와 비슷한 게 장애인에게도 있다는 생각까지 미치며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다. 가족지원제도 중 장애아가족양육지원서비스는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와 삶을 고려한 게 아니라 구 의료적 장애등급과 소득수준을 기반으로 한 거다, 장애인연금도 마찬가지다, 예산관리 차원에서 한정된 예산으로 하려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다.

이러다 보니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는 충족되기는커녕 불만이 생기게 되고, 장애계의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삶과 욕구 중심이 아닌 제공자 중심의 예산체계이니 이를 통해 장애인은 ‘관리의 대상’으로 전락 당하고 만다. 장애인이 진정 원하는 것은 욕구와 삶을 중점적으로 고려한 개인예산제를 통해 ‘권리의 주체’로 나서는 것임에도 말이다.

또한, 복지관에는 장애인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는데, 복지관에 있는 장애인들은 복지관 규정에 따라 이용자로써 규정을 지켜야 한다. 그러다 보니, 사회복지사들은 복지관의 이용자 규정 등을 생각하며 장애인을 ‘권리의 주체’로 보기보단 ‘관리 대상’으로 생각하며 이용자들을 통제하려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러다 보면 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침해하게 되는 일들이 왕왕 생기게 된다. 장애인의 삶과 욕구를 고려하며, 권리를 존중하고 장애인이 권리의 주체로 살 수 있도록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복지관에서 이에 대해 고민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장애인 당사자성에 기반한 탈시설 로드맵 구축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통해 정부에게 요구하는 모습(좌측), 한 장애인 활동가가 ‘장애인 탈시설지원법 제정하라’는 피켓을 든 모습(우측). ⓒ에이블뉴스 DB

요즘엔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이하 부모회)에서 ‘시설퇴소는 사형선고’라고 하며, 탈시설 정책 및 로드맵 철회를 외쳐왔다. 이들은 중증발달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가족이 죄인이 되는 건 물론 경제활동을 모두 포기해야 하고, 모두가 살아가야 하기에 자녀를 시설에 맡겨야 하고, 자녀들이 시설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한다.

얼핏 보면 그게 현실이기도 하다. 지역사회에선 장애인을 권리의 주체가 아닌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또한, 장애를 고쳐야 하는 대상, 두려운 걸로 생각하니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있어도 고립된 섬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장애인과 그 가족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아까도 말했듯이 욕구와 삶이 중심이 아닌 예산에 욕구를 제한하는 식으로 지원하다 보니 양육 부담 경감엔 충분치 않다.

그러면 장애를 두려운 걸로 생각하지 않고, 다양성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의료적인 관점만이 아닌 장애인이 겪는 차별과 사회적 배제 등을 담고, 합리적 조정 등을 하면 장애인도 이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내용 등 사회적 관점도 포함시킨 장애체험 내용으로 조정해 장기적으로 하면 될 일이다.

가족지원서비스도 구 장애등급과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와 삶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다시 재설계하면 될 일이다. 중증지적‧자폐성 장애의 경우엔 보완대체의사소통(AAC) 등에 대한 예산 지원 등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런 것이 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장애인이 시설에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막중한 가족 부담, 지역사회에서의 천박한 장애인식이란 현실을 악용해 시설 수용을 주장하는 시설세력 또는 기득권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 양육 부담에 억눌린 부모들의 심리를 악용하는 것이며, 부모를 몹쓸 사람으로 만들어낸다.

국민의 힘 이종성 의원(좌측), 장애인 부모 신정화 씨(우측). ⓒ국회방송

사실 시설이라는 곳은 원하는 시간에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종사자 등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곳이라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이 박탈되는 곳임은 익히 알고 있을 거다. 거기에 장애인의 욕구란 없고, 오로지 장애인은 권리의 객체요, 관리 대상으로 남을 뿐이다. 그런 곳이라면 어느 부모가 보내고 싶겠나?

물론 시설에 있는 장애인이 지역사회로 갈 수 있게 개인에 따라 일정 기간동안 지역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준비 기간을 두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기간동안 지역사회 인식이 조금이나마 증진되고, 가족지원서비스가 욕구와 삶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게 필요한데 그것마저 안 한다면 우리는 시설에 있는 장애인에게 공범이나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약자의 눈을 운영하고 있는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이 ‘탈시설’하면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부모님들이 울고 가시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여야 후보들에게 개별 사정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탈시설을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를 주면서 말이다. 약자의 눈을 운영하는 위원장의 모습인가 하는 의심이 자꾸 들게 된다.

더군다나 지적‧자폐성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탈시설 로드맵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묻지도 않고 부모와 시설세력, 장애계, 정치권, 행정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로드맵을 세운 것을 보면 과연 우리를 뭘로 보고 있는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권리 주체가 아닌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를 비롯한 지적‧자폐성 장애인 당사자들은 시설에 있고 싶지 않다. 장애인들은 관리 대상으로 있기 싫다. 우리의 삶과 욕구가 고려되어 존중되는 서비스를 받고 싶다. 관리 대상이 아닌 권리 주체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장애인은 관리 대상 아닌 권리 주체다”라고 말이다.

그나저나, 신사와 아가씨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의 맛깔난 연기를 보며 드라마를 보는 맛이 더욱 생긴다. 이번 주엔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까 궁금해진다. 주말이 왔으면 좋겠고, 다만, 악역이 선한 역을 괴롭히는 식상한 구조 등은 이 드라마에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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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팝송 감상, 월드컵 등을 즐기고 건강정보에 관심이 많은 반백년 청년이자, 자폐성장애인 자조모임 estas 회원이다. 전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정책연구팀 간사였으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정부심의 대응을 위해 민간대표단의 일원으로 2번 심의를 참관한 경험이 있다. 칼럼에서는 자폐인으로서의 일상을 공유하고, 장애인권리협약, 장차법과 관련해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과 그 가족이 처한 현실, 장애인의 건강권과 교육권, 접근권 등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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