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빼앗긴지 벌써 1년이 넘었다. 비장애인은 여행을 가지 못하고, 각종 공연을 즐기지 못해 애로를 호소하고 있지만 중증장애인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졌다. 일상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복지관과 자립센터가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은 육체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우울과 불안에 힘들어하고 있다. 비장애인과는 비교조차 힘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비장애인은 사설 심리상담소나 시에서 운영하는 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예시로 서울시의 경우 권역별로 운영하는 ‘서울심리지원센터’에 방문하면 된다. 그러나 중증장애인은 쉽게 찾아가 상담받을 만한 곳이 거의 없다. 복지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고, 자립센터에도 생활 밀접형 장애인 서비스 프로그램이 있지만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상담은 전무하다.

물론 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상담할 수 있는 동료상담 프로그램은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 간 심리적 지지나 장애 관련 부분을 위로하는 일상적 문제 해결에 집중되어 있다.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 심리상담가가 우울, 불안 그 밖의 어려움을 전문적으로 해결하고 차후 정신건강의학과에 도움을 전달하는 체계가 없는 실정이다.

필자는 신대방동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대표 복지기관인 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 전문상담가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물은 적 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급여가 너무 높아 고용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예전에 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은 중증장애인을 위한 심리학 전공 전문상담사가 있었다. 12회 내지 20회 상담을 진행하는데 인기가 좋아 1년을 기다려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비용이 너무 비싸 4회를 받고 포기했다. 그 후 해당 프로그램은 사라졌고, 이제는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마땅치 않다.

정부 당국, 보건복지부, 복지관 관장, 자립센터 대표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18.2%로 전체 인구의 10.5%에 비해 현저히 높다. 장애인의 우울과 불안, 심리적 어려움을 유형별로 통계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통계적 판단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내재된 문제는 언제든 터지게 되어 있다. 지금 장애인의 심리적 상태와 고립상태는 심각하다. 방치한다면 한꺼번에 폭발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조속히 대안이 마련되어 많은 장애인들이 심리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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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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