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다’는 것은 주관적, 상대적일 수 있다. 매뉴얼이나 가이드 형태로 쉬운 정보 제작에 대해 정형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쉬운 정보를 만드는 일에는 일련의‘과정’이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가 있다면 쉬운 정보가 세상에 더 많이 알려지고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를 만들 때 유사한 의미의 여러 어휘 중 어떤 어휘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어휘 선택을 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 지를 알려줌으로써 읽는 사람, 제작 목적 등에 맞는 어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칼럼을 시작으로 몇 차례 이어서 연재될 필자의 칼럼 제목은 ‘쉬운 정보에 대해 알려드립니다’이다. 독자 여러분들이 쉬운 정보를 이해하고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나갈 예정이다.

‘쉬운 정보’를 정의하기

쉬운 정보란 말 그대로 ‘읽었을 때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말한다. 간단하고 명확하게 정의한 것 같지만 쉬운 정보를 만들기 위해 챙겨야 할 요소를 살펴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쉬운 정보가 되기 위한 요소는 크게 형식 면과 내용 면에서 나눌 수 있다. 우선 형식 면에서는 서체, 글자 크기, 자간, 어간, 행간, 글줄 길이, 정렬방식 등 정보의 외형을 구성하는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내용 면에서는 쉬운 어휘, 단순한 문법 구조, 짧은 문장, 적절한 면 구성, 글을 보조하는 이미지 등이 쉬운 정보를 구성한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형식 면은 나름의 명확하고 가시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 기준대로 따라가면 되지만, 내용 면에서는 매 순간 고민과 선택의 과정이 수반되는 긴 여정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쉬운 정보를 만들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일반 자료(왼쪽)와쉬운 정보(오른쪽). ⓒ소소한소통

<ㅠb>쉬운 정보에 대한 질문들

- 쉬운 정보는 누구에게 필요한가?

모든 사람이 유사한 수준의 문해력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쉬운 정보를 필요로 한다. 즉,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거나 활용하는데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사람들 – 발달장애인, 언어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 인지 변화를 겪고 있는 노인, 한국어가 익숙치 않은 외국인 등이 그렇다.

- 모든 발달장애인이 쉬운 정보를 필요로 하는가?

모든 발달장애인이 쉬운 정보를 필요로 하거나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어적 이해와 표현이 어려운 중증의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은 쉬운 정보보다는 그림카드와 같은 보완대체의사소통도구를 사용하거나, 주변의 인적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쉬운 정보는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식의 하나이며, 발달장애인에게 쉬운 정보는 정보에 접근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 어떤 주제의 쉬운 정보가 필요한가?

정보는 크게 필요한(needs) 정보와 원하는(wants) 정보로 나눠볼 수 있다. 어떤 정보를 반드시 필요로 하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다. 중요한 것은 정보 에 대한 접근이 ‘알 권리’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발달장애인이라고 해서 남과 다른 특별한 정보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 즉 다른 사람들이 접하는 정보(뉴스, 쇼핑 정보, 여가 정보, 교통 정보 등)를 똑같이 접하면서 살고 있으며, 그런 정보에 동등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 쉬운 정보는 어떤 형태로 제작되어야 하나?

쉬운 정보의 주제가 다양한 만큼 제작되는 형식도 그에 따라 다양하다. 사람이 활동하는 모든 공간 속의 모든 정보가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현재 가장 많이 제작되는 형태는 책, 브로슈어, 서식 등의 종이 인쇄물이고 그 외에도 영상, 사인물과 같은 형태의 쉬운 정보가 만들어지고 있고 또 필요하다.

쉬운 정보 제작 형태 예시. ⓒ소소한소통

그렇다면 쉬운 정보는 어떤 과정으로, 무엇을 고려하여 만들어야 하는지 다음 칼럼에서 이야기 나누겠다.

[발달장애인 독자를 위한 쉽게 쓴 칼럼 - easy read version]

-쉽게 쓴 칼럼에는 위의 칼럼 내용을 쉽게 풀어서 쓴 내용 외에, 발달장애인 독자 입장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함께 포함되었습니다.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쉬운 것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쉬운 정보를 만드는 규칙 같은 것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쉬운 정보를 만드는 과정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과정마다 꼭 지켜야 하는 것도 있고요. 쉬운 정보를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어떤 표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어떤 표현은 어려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 부터 ‘쉬운 정보에 대해 알려드립니다’주제로 칼럼을 쓰려고 합니다. 이 칼럼을 보는 사람들이 쉬운 정보를 이해하고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쉬운 정보’의 의미를 알려드립니다.

쉬운 정보란 말 그대로 ‘읽었을 때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말합니다.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사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예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자체의 종류, 글자 크기, 글과 글의 간격, 단어와 단어의 간격 등 많은 것이 중요해요. 또한 단어가 얼마나 쉬운지, 문장이 얼마나 쉽게 이해되는지, 이미지는 쉽게 이해되는지 등도 중요하고요. 중요한 것은 글을 쓸 때 마다, 그림을 결정할 때 마다 모두 꼼꼼하게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예요. 그래서 쉬운 정보 만드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쉬운 정보에 대한 질문들

- 쉬운 정보는 누구에게 필요한가?

사람마다 글을 이해하는 것이 다릅니다. 발달장애인, 언어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 나이가 들며 기억력이 안 좋아지는 어르신,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 등이 쉬운 정보를 필요로 하죠. 하지만 꼭 이런 사람이 아니더라도, 글을 읽거나 이해하는게 익숙하지 않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 모든 발달장애인이 쉬운 정보를 필요로 하는가?

모든 발달장애인이 쉬운 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쉬운 정보라 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고요. 글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림카드 등을 보여주거나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 설명하는게 더 쉬울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쉬운 정보가 필요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지원해야 하는 거죠.

- 어떤 주제의 쉬운 정보가 필요한가?

사람마다 알고 싶은 주제는 모두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살면서 보게 되는 모든 정보가 쉬워야하는 것이죠. 발달장애인이라고 비장애인과 다른 특별한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살면서 접하게 되는 정보가 모두 쉬워야 해요. 그런 정보는 뉴스 기사, 쇼핑 정보, 여가 정보, 교통 정보 등이 있고요.

- 쉬운 정보는 어떤 형태로 제작되어야 하나?

쉬운 정보의 주제가 다양한 만큼 형태, 즉 모양도 다양해야 합니다. 책처럼 인쇄하여 보는 정보도 있고, 영상으로 만들기도 하고요. 그 밖에 공간 안에서 보는 사인물(간판) 같은 것도 쉬워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쉬운 정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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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연 칼럼니스트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를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소소한 소통의 대표.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를 위해 쉬운 정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활용되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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