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전 세계가 주목해 해외 영화제에도 수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사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독자적으로 제작한 영화를 보면 특유의 문화와 배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화를 통해 한 국가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한국 영화 속의 장애인이라는 캐릭터를 분석하면, 대다수가 비장애인이 장애인으로 설정된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그렇게 장애인을 잘 연기했냐는 질문에는 복지관을 방문해서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행동이나 모습을 관찰하는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라고 합니다. 배우의 눈물겨운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막상 개봉된 영화를 들여다보면 어딘가가 모르게 연기가 어색합니다.

반면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나 드라마에 실제 장애인이 직접 연기하는 것을 쉽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고질라vs콩>을 개봉한 미국의 워너브러더스 영화사는 농인(청각장애인) 아역배우를 직접 출연시켰고 자연스럽게 수어(수화)로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카일라 하틀 농인 아역배우는 농부모로부터 배운 수어를 제1 언어로 구사하며 자연스럽게 농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따로 수어(수화)를 배우지 않아도 날것 그대로 풍부한 표정과 눈빛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영화 속의 카일라 하틀은 영화의 주인공인 콩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듣지는 못하지만 눈빛으로 교감하고 수어(수화)로 대화해 관객에게 놀라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콩은 인간의 감정과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캐릭터 탄생을 만들어냅니다. 한편 미국 현지에서도 농인을 위해 자막을 넣은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버전 상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영화사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영화도 조금씩 변화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인을 연기하는 것이 아닌 장애인 배우를 직접 출연하여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탄생할 수 있습니다. 장애에 대한 포용력과 인식수준이 높아지게 될 것이고 장애인의 직접적인 참여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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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칼럼니스트 작가 강연가 소셜벤처기업 (주)BOIDA CEO, UNESCO Irish Writer Center Dublin, 동국대학교 창작 작가 과정을 수료했다. 대표 강연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보이는 소리 들리는 마음>, <고요속의 대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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