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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더 외로운 독거 장애인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지 않아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2-09 09:13:43
1인 가구의 비율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주택문제 및 각종 복지의 문제점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장애인 가구의 비율이 2011년엔 17.4%, 2014년엔 24.3%, 그리고 2017년엔 26.4%를 차지하며, 장애인 독거 가구의 비율도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아마도 통계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장애인 1인 가구의 비율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늘어났을지도 모른다.

2019년, 나는 구로에 있는 한 자립센터를 통하여 제주 국제 영화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장애인 10명은 제주 국제 영화제에 참여한 후 다시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한 가지 깜짝 놀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립센터 대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를 포함한 모두가 1인 가구에 해당하는 독거 장애인이었던 것이다. 그날 나는 자립센터 대표에게 이렇게 독거 장애인이 많은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장애인 1인 가구에 대한 대책과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대표는 공감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은 추석과 설날이다. 하지만 독거 장애인에겐 이날이 결코 즐거울 수가 없다. 늘 방문해주던 활동지원사도 이날만큼은 집에서 명절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어렵고, 음식점은 대부분이 문을 닫으니 맛있는 음식은커녕 돈을 주고 사 먹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시각장애인은 직접 식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만드는 작업이 어려우니 곤욕 중의 곤욕인 것이다. 그나마 부모님이 계시거나 제사를 지내는 집이라면 명절엔 부모님과 형제들을 만나 덕담도 나누고, 조카들에게 세배를 받고 세뱃돈도 주며 하루를 보내겠지만,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제사를 지낼 일도 없는 1인 장애인 가구라면 꼼짝없이 방안에서 밥을 굶거나 빵 또는 그 밖의 음식으로 때우며 서글픈 명절을 보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한 가정들이 많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심지어 장애인 중에서도 있을 것이다. 1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명절에 고독사하는 사람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자립센터와 복지관에서는 1인 가구에 대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강남에 있는 한 복지관은 여행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기에 나는 요즘 독거 장애인들이 많으니 장애인 가정의 여행 지원도 좋지만 독거 장애인의 여행 및 복지가 먼저 실행되어야겠다는 말을 전화로 해주었다.

그 후 2년이 지났지만 어떤 복지관과 어떤 자립센터에서도 1인 가구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하고 있지 않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가장 도움이 절실한 장애인 가구는 1인 독거 가정이다.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아픈지 안 아픈지 묻는 사람도 없는 장애인 1인 가구의 복지는 지방자치단체 및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얼마 전 방배동 모자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건이 터진 다음에야 수습하는 땜질식의 일 처리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장애인 복지관 및 자립센터는 문제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하루빨리 준비하여 1인 가구도 명절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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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조현대 (hyun8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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