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리학자인 르네호튼 박사. ⓒ피직스투데이닷싸이테이션닷오알쥐

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은 지난 2016년에 나온 영화 '히든피겨스(Hiddend Figures)'를 연상시킵니다.

영화는 1960년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3명의 흑인 여성들이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일하면서 겪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 소개하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온다면, 한 단계 더 높인 수준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줄여서 '나사'라고 하는 세계적 기관에서 물리학자로 일하고 있는 흑인 여성. 여기까진 영화 속 주인공들과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르네호튼 박사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호튼 박사의 장애는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들리는 말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장애로, 소음이나 시끄러운 곳에서는 잘 안들려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오해의 소지가 있기도 합니다.

그는 루이지애나주립대학에서 전기공학 학사와 수학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앨라배마대학교의 역사에서 최초로 졸업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기도합니다.

호튼 박사는 나사에서 물리학자로서 다양한 과학 기술 개발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국립흑인물리학자협회의 회장이자 사회적차별철폐 운동가로 사회적 인식개선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호튼 박사는 "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분야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옹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백인과 남성 중심의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도 인종과 성별, 장애와 관계 없이 다양한 배경의 학자들이 진출해서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그녀는 "블랙물리학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물리의 세계”에 물리학자로서의 어려움과 나타나지 않은 장애로 인해 겪는 일도 언급했습니다.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 청각장애로 인해 많은 오해를 받는 것은 물론이지만, 흑인여성이란 점에도 그녀가 나사의 직원이란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태도에 늘 직면합니다.

호튼 박사가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는 르네 학생이 가진 청각장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교수로부터 ‘가장 멍청한 학생’이란 말도 들었다고 합니다. 잘 들리지 않은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른 차이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흑인 물리학자로서 경험은 장애 외에도 많은 시사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백인 남성 학자들 중심인 연구실에서 그녀가 회의를 하기 위해 사무실에 들어가면 유일한 여성이자 흑인이란 점입니다.

이것은 무의식적인 인종차별 혹은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나타나는데, 흑인이, 여성이 이것도 이해할 수 있어? 라는 무언의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는 물리학계에서 흑인 여성 장애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충분히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필자는 호튼 박사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처음에 언급한 히든피겨스란 영화를 다 시 한번 봤습니다. 영화 이야기의 배경이 1960년대 입니다. 호튼 박사의 인생 이야기가 그 영화속에서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 보입니다.

호튼 박사의 이야기에는 성차별, 인종차별, 장애로 인한 차별등이 나타나지 않는 주제로 영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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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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