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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가치전환, 무경계 예술플랫폼 더리미미술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8-28 09:05:28
얼마 전, 저는 다소 생소하게 들린 ‘세계 박물관의 날’을 접하게 되었을 때, 스스로의 얕은 견식이 부끄러웠습니다.

세계박물관의 날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1978년에 박물관이 갖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인 과학, 기술, 문화를 널리 알릴 목적으로 제정한 날이라고 합니다. ICOM이 매년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면 세계 각 나라의 박물관이 해당 주제를 중점으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데, 올해 2020년의 주제는 “평등을 위한 박물관: 다양성과 포용성”입니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세계박물관의 날을 계기로 2012년부터 매년 ‘박물관·미술관 주간(Museum Week)’을 개최하고 있고 곳곳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 지원하는 문화예술 행사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2020년은 전국적 행사로 확대하여 전국 15곳의 박물관·미술관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 확산을 위한 전시, 강연,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공모를 통해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여러 프로그램 중 특별히 대중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전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주)시월 이 공동주관하는˹다양성 포용성 증진 프로그램˼ 의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더리미미술관 기획전 ‘아름다운 비상’ 전시입니다.


기획전 '아름다운 비상'  ⓒ더리미미술관 에이블포토로 보기 기획전 '아름다운 비상' ⓒ더리미미술관
강화도에 위치한 더리미미술관에서 8월 7일~ 8월 28일 전시에 함께한 작가는 5인으로 김기정, 박영숙, 이규재, 이다래, 이은경 작가입니다.

김기정과 이규재, 이다래 작가는 발달장애가 있는 화가로 익히 미술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청년미술가이고, 비장애 기성작가인 박영숙 작가와 이은경 작가는 이번 기획전의 의도인 예술의 가치전환에 공감하며 최고의 역작들을 함께 전시하였습니다.

5인의 작가는 서로 정서적 교감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예술이 마치 뫼비우스 띠처럼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예술 엿보기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시기간 중 주말 전시연계 프로그램 ‘그림으로 통하다’ 테마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발달장애미술가들의 단체인 아르브뤼코리아 소속작가들이 참여하여 색다른 미술작업에 도전하기도 하고, 그 밖에 여러 곳에서 많은 관심이 모아져 참여자 모집이 조기마감 되는 등 지역주민의 예술에 대한 애정과 높은 참여도를 증명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더리미미술관 유 리 관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진행하다보니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시를 찾아 주신 관람객들의 좋은 반응덕분에 전시가 잘 진행 되고 있고, 이 기획전의 취지에 공감하며 전시 기회를 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합니다.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 5'  ⓒ더리미미술관 에이블포토로 보기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 5' ⓒ더리미미술관
더리미미술관에서는 예술플랫폼답게 그림 전시와 함께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시즌5를 맞아 힐링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선보이고 있는데 매회 성황리에 치러지는 예술축제입니다.

인천문화재단과 인천광역시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의 이번 8월 공연은 ‘아름다운 비상’ 전시 관람과 함께 멋진 그림이 ‘들리고’ 멋진 음악이 ‘보이는’ 콜라보 기획으로, 보는 이들의 감각이 노글노글히 호사를 누릴 것입니다.

전시장 벽에 걸린 작품들과 소프라노 이주혜, 바리톤 이창형 그리고 더리미앙상블의 연주가 어우러지는 한여름 밤의 선율은 우리 모두에게 일상의 노곤함을 위로해 주며 공감의 힐링을 선물 주리라 믿습니다.

예술의 사전적 의미는 보편적인 것을 직관하여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달리 해석하면 우리의 보편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을 다양하고 다채롭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누가 창작하는지에 따라,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의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지요.

예술에서의 경계라는 것은 장애나 비장애, 또는 보는 것인가 듣는 것인가 따위로 그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한 사물에 개인의 고유한 감각이 가공되어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그 사물의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예술적 경계이자 장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경계라는 단어는 예술 속에서는 무의미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무경계 창작이야말로 모두의 가슴에서 빛나는 가공의 예술일 것입니다.

딱딱하고 권위주의적인 미적공식을 중요시하는 비례와 균형 같은 공식의 경계를 넘어, 보는 이의 주관적인 미적 판단으로 예술과 친해질 수 있는, 무경계의 창작으로 ‘미의 일상성’을 알리는 즐거움이 환기되는 더리미미술관과 같은 예술플랫폼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며,

칸트가 미학을 연구하며 쓴 <판단력비판>이라는 저서에 예술은 ‘취향’과 결부되며 이 취향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개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어떤 기준을 정해서 ‘정량화할 수 없는 것’이 예술이라는 범론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아! 머리가 아파옵니다.

무슨 말들이 이리 어려운지 도대체 읽고 또 읽다가 내내 제자리걸음인데 문득! 속담 하나가 떠오릅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저도 이쯤에서 이런저런 단어 그만 주워대고, 생뚱맞은 결론으로 오늘의 글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예술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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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은정 (boktt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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