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방문한 빙수 카페의 키오스크. ⓒ장지용

키오스크는 장애계의 또 다른 논쟁 지점입니다. 그런데 제게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대부분 신체장애 위주의 논쟁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발달장애인에게는 키오스크 논쟁에서 동떨어진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관점에서는 키오스크는 대단히 편리한 도구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키오스크를 가장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요식업에서는 대단히 편리한 도구라고 하겠습니다.

얼마 전 빙수를 사러 빙수를 판매하는 카페에 다녀왔는데, 그곳의 키오스크는 친절하게 판매하는 빙수의 모습을 키오스크에 보여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사서 먹을 빙수를 골라 망설임 없이 고른 뒤 잘 받아서 포장하고 먹었습니다.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것은 발달장애인 관점에서는 대단히 효과적인 상거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구매한다고 손 치더라도, 직접 대면하면서 겪는 발달장애인 차별이나 유창하지 않은 발음 등의 영향으로 차별을 경험하지 않으면서도 현장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발달장애계에서 자주 주장하는 그림이나 사진을 보여주고 선택하게 하는 방법은 대부분의 키오스크에서 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키오스크는 대부분 비대면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은 별도의 의사소통 절차 없이 키오스크의 지시에 따라 주문하고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거기에 대부분 그림이나 사진 메뉴판을 제공하기 때문에 메뉴가 어떤지를 미리 알아보면서 구매할 수 있어서 선택의 편리함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직접 말하지 않아도 선택사항 몇 가지는 골라서 결정할 수 있으므로, 직접 말을 해서 별도의 요구사항(특정한 식재료 제외 등)을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히 알아서 진행해준다는 장점이 있어서 발달장애인 관점에서는 키오스크가 좋은 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즉 비대면 접촉에 따른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불편을 많은 점에서는 극복한 좋은 기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발달장애인 관점에서는 키오스크가 두 가지 불편함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바로 키오스크의 언어표현이 쉬운 표현이 아니라는 점과 발달장애인 상당수가 체크카드라도 있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점입니다.

키오스크는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작성된 언어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에 쉬운 언어로 쓰지 않고 어려운 표현을 사용해서 키오스크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쉬운 언어에 대한 부분은 적다고 할 것입니다. 쉬운 언어를 이용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그다음 문제로는 키오스크를 사용하려면 현금결제는 가능하더라도 극히 적은 편이고, 대부분 신용카드/체크카드 결제만 허용된다는 점입니다. 발달장애인 상당수는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고, 체크카드를 보유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본 키오스크 중에서 현금결제를 허용한 키오스크는 단 1개였습니다. 물론 다른 곳에서 현금결제를 허용한 키오스크가 더 있겠지만, 제가 본 키오스크 중에서는 현금결제를 허용한 것은 단 1개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체크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대부분의 키오스크 사용은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 이것이 문제가 되냐면, 발달장애인 상당수는 경제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어서 현금결제를 부모가 권장하는 문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발달장애인에게 체크카드 발급이 거절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발달장애인에게는 키오스크의 문제점은 언어표현 문제와 함께 신용/체크카드의 부재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접근성을 고려한 키오스크 보급을 활성화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신체장애인 접근성 위주의 접근성 설계이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에게는 대단히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발달장애인의 비중이 아동기부터 청년기까지만 계산하면 압도적으로 발달장애인 비중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약 20년에서 30년이 지나면 상당수 장애인이 발달장애인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대단히 커질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접근성을 검토하지 않은 접근성 문제는 접근성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발달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한 설계인 쉬운 언어의 사용과 현금결제를 부분적으로라도 허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 개발이 더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접근성이 좋은 키오스크 개발은 환영하지만, 그 와중에도 발달장애인에게도 키오스크는 열려있어야 맞고 발달장애인에게는 더 좋은 기계라는 점에서는 발달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좋은 키오스크가 가장 좋은 키오스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도 키오스크는 필요하고, 발달장애인도 접근할 수 있는 키오스크도 필요할 것입니다. 즉, 키오스크에 있어서 발달장애인 접근성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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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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