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도 이제 14일 방송분인 제16회에서 벌어질 재송그룹과 드림즈 백승수 단장(남궁민)의 드림즈의 최후를 건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짐작으로 제16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스토브리그에서 장애인들이 주목한 존재는 역시 전력분석 담당 직원이자 지체장애인인 백영수(윤선우)입니다. 물론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인식을 넓힌 긍정적 존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장애인도 전문지식이 있다면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긍정적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드라마에서 드림즈 선수단의 첫 번째 선발 투수로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될 강두기 선수(하도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드림즈' 복귀 기자회견에서 복귀 후 포부인 '드림즈, 내가 왔다!'를 외치는 강두기(하도권). ⓒSBS <스토브리그> 해당 장면 갈무리

강두기는 드림즈에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드림즈의 선수였고 FA(자유계약선수)로 다른 팀인 바이킹스로 이적한 듯합니다. 그렇지만 백승수 단장의 파격적인 결단으로 드림즈 복귀가 결정되었고, 드림즈의 환영을 받으며 돌아왔습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대놓고 ‘드림즈, 내가 왔다!’라는 포부 넘치는 모습이 처음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이미 드라마상 객관적인 지표로 봐도 강두기의 성적은 고용하고 싶어하는 직원(선수)의 이미지였습니다.(자세한 성적은 드라마를 참고해주세요!)

제가 처음으로 강두기에 반한 점은 객관적으로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라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것과 전격적인 스카우트가 결정되었다는 것, 입사 후 포부를 밝히는 모습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잠시 일했던 직장의 부서 최고 관리자는 “자네를 지켜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충분한 역량이 있지만 근로계약 관계상 제대로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것이 애석하게 느껴지네”라고 평가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입사 후 포부를 밝히는 것도 취업 면접이나 입사지원서에 꼭 나오는 질문인 입사 후 포부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히 그곳에까지 생각이 날 정도이기 때문이었고요. 실제로 입사지원서에 쓰기 어렵고 취업 면접에서 답하기가 곤란한 분야가 바로 입사 후 포부이기 때문입니다.

드림즈 복귀 이후에도 강두기는 팀을 다독이면서 드림즈 선수단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지키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특히 드림즈에서 부적절한 업무를 수행한 문제로 해고된 직원 고세혁이 에이전트로 전업하고 강두기를 회유해서 드림즈를 어지럽히려는 시도를 했지만, 강두기는 강직하게 회유를 거부하고 공동체를 지켜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제가 estas의 제3대 조정자로 활동하는 동안 많은 갈등이 빚어졌고, 최근에도 갈등이 빚어져서 1명의 회원이 무단이탈을 했습니다. 강두기는 공동체를 지켜냈지만, 저는 지켜내지 못한 슬픈 마음에도 강두기가 대단했다는 평가를 합니다. 그렇지만 자폐인 특유의 원칙을 중시하려는 특징을 긍정적으로 활용해 estas 조정자 활동에서 중심을 잡고 싶은 노력을 오늘도 하고 있으니까요.

그 이후에도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좋았습니다. 실제 프로야구에서도 단체훈련이 금지된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 규정 관련 논쟁에서 기꺼이 선수협회장 자격으로 백승수 단장에게 “이번엔 저희가 적폐입니까? (중략) 선수협이 고액 연봉자들의 이익만 대변하는 꽉 막힌 집단이라고 하지 마라!”고 응수했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결국 부딪혀야 하는 ‘발달장애인판 적폐’에 맞서는 것이 발달장애인 당사자 운동에서 필요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estas도 정부의 입장이나 사회적 통념, 왜곡된 발달장애인 인식과 발달장애인의 현실 사이의 괴리가 맞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결국 동료들이 강두기를 아끼는 결말이었을까요? 강두기를 둘러싼 부정 트레이드 사건이 터지고, 결국 드림즈 선수단은 훈련 거부 움직임이 있었고 강두기는 은퇴를 각오하는 잠적으로 부정 트레이드에 항의했습니다.

결국 백승수 단장의 폭로로 부정 트레이드임이 밝혀지고 트레이드는 무산되었습니다. 결국 돌아온 강두기를 보고 ‘너를 지키기 위해 훈련 거부를 했는데 왜 복귀를 알리지 않고 너만 훈련하냐?’라는 짓궂은 동료들의 장난 섞인 축하를 받았다는 것도 감동적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사회에서도 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발달장애인 활동가 하나가 잡혀가고 그런 일이 터졌다면, 발달장애인들이 연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행히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없어 보이는 것일 뿐, 발달장애인들도 연대할 일이 생기면 다 같이 뭉쳐서 발달장애인 권익 향상 등을 외칠 단결력을 유발시킨 것이 부러운 것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유능한 인재들이 있고 긍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례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야망과 포부를 가지고 단결을 이끌어 낼 발달장애인 리더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발달장애인 리더가 적은 형편입니다. 사회적으로 발달장애 관련 이슈를 물어볼 만한 당사자 리더 집단이 아직 적습니다. 자폐성장애쪽에서도 역량이 있는 역대 3명의 estas 조정자들이 있기는 하지만요.

그래서일까요? 발달장애인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음에도 발달장애인을 대변할 당사자 유명인사가 아직 정치권에서도 주목을 못 받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없으니까요.

요즘 총선을 앞두고 장애인 비례대표 선출 논의가 한창입니다. 장기적으로 발달장애인 당사자 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등장할 날이 와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도 드림즈 선수단의 실질적인 리더가 된 강두기 같은 실력 있는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나와야 할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이 더 직장에 많이 가고,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그렇게 우리 사회에도 강두기 같은 실력 있고 리더십도 발휘할 수 있는 리더가 나와 25대 국회쯤에서는 발달장애인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출근하는 날을 보고 싶습니다. 드림즈가 ‘꿈’이란 뜻이었지만, 여기서는 현실이 되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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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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