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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보다가 생각한 장애인과 상담서비스

상담 인프라와 서비스가 확장될 수 있기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0-18 11:26:26
사주 사전에 해당되는 '만세력' 일부. ⓒ장지용 에이블포토로 보기 사주 사전에 해당되는 '만세력' 일부. ⓒ장지용
사실 저는 소위 ‘음주가무’형 오락을 즐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흔한 클럽도 안 가는 편입니다. 물론 자폐성장애 특유의 집단적인 활동을 상대적으로 꺼리는 특성도 영향이 적잖아 있습니다. 제가 즐기는 주요 오락은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글을 쓰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히 이야기하는 ‘사주 역술을 보는 일’도 특이하게 즐기는 ‘오락’입니다.

아마 제게 불안한 삶이 연속되다 보니 그러한 특성을 오히려 흥미 요소로 하는 ‘사주 역술’이 오락의 요소를 타고 즐기게 되었나 봅니다. 실제로 조선시대 광해군도 즉위 후 명나라의 책봉을 겨우 받을 정도로 불안한 삶이 계속적으로 벌어졌던 탓에 역술에 대단한 관심이 있었다고 조선왕조실록은 전합니다.

사주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역술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상을 찌르는 이야기가 나오는 일이 있고, 적중하는 일이 있으면 여러분조차 ‘용하다’라고 말할 정도니까요. 물론 저도 적중되지 않은 일도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적중된 일이 많았습니다.

사회생활을 따라오면서 역술 이야기의 패턴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담당 역술인과 이야기하는 것의 결도 사회생활의 여정과 비슷했습니다. 특히 직장 생활의 향방이 주요 역술 상담의 이야기였습니다. 최근 대화한 내용은 ‘이직을 단행할 시점이 다가왔다’였습니다.

그렇지만 사주 명리학에서는 그 사주를 가진 사람이 장애를 가졌는지를 알 수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놀랐습니다. 사주로는 장애가 있는지 알기 어려우며 그 사람이 장애를 가지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그 사주를 봐야겠지만 장애라는 변수를 계산할 수 없다고 담당 역술인이 이야기해줬습니다.

이상하게 이런 곳에서 장애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했습니다. 사람들이 사주 명리학을 미신 취급하는데, 정작 그런 ‘문명 종교’에서는 가끔 장애를 차별하거나 종교적 논리로 배척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주 명리학과 무속신앙은 상대적으로 결이 다르기 때문에 좀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역술인이 ‘무당’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리고 역사 이야기를 찾아보니 예전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역술인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예전 시각장애인의 대표 직업이 안마사가 아니라 역술인이었다고 하지요. 오죽하면 동학농민혁명때는 개혁안 중 하나가 ‘역술인 활동을 하는 시각장애인 차별을 금지한다’였을 정도입니다.

그러한 장애인과 역술의 관계는 참 묘하기는 합니다. 장애차별도 없고 한때는 장애인의 대표적 활동 분야였다는 것이 말입니다.

현실로 돌아와서, 한국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상담서비스 이용 비율이 낮은 원인도 일부 진영에서는 역술인의 존재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이 저조하다는 것이 말이죠. 장애인에게는 장기적으로 필요할 코디네이터나 사회복지사도 포함할 수 있겠고요.

물론 저는 사회복지사나 코디네이터의 서비스는 없지만 대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성직자의 존재에 역술인까지 있어서 상담에 있어서는 ‘3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책임자를 빼먹을 뻔했으니 실제로는 ‘4중 서비스’이군요.

그래도 상담서비스를 대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고, 개인의 필요에 따른 지원 서비스를 상담해 줄 과학적인 사람이 필요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것도 가까이에 말입니다.

우리가 복지서비스나 고용서비스를 위해 직접 찾아가는 것도 어렵고,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가끔은 복잡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것을 명쾌하게 풀어주고 알아봐 주는 그런 서비스 말입니다.

앞으로도 역술인을 만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이들에게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맡기기에는 전문성이 너무나도 없습니다. 장애인 당사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상담해줄 사람이 이제 필요합니다.

물론 저는 사주 역술 이야기를 그저 ‘예측이 있지만 하여튼 듣기 좋은 오락’으로 끝내고 싶습니다. 과학적인 상담서비스를 받을 전문가 육성이나 이런 문제가 앞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역술이 장애에 대해 거리낌이 없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래도 역술보다도 상담서비스에서 장애에 대해 거리낌이 없는 것을 더 원합니다. 상담서비스를 더욱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상담 인프라와 서비스가 확장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역술은 그저 재미있는 오락거리로 넘길 수 있도록 하고요. 게다가 역술은 가끔 안 맞을 때도 있고 사기를 치는 일도 가끔가다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역술을 과다하게 맹신하는 것도 좋지는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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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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