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 장애 소녀 야슬린이 집에서 공부하는 모습. ⓒ더트리뷴인디아닷컴

오늘은 인도에 사는 십대 소녀 야슬린 카우르를 소개합니다.

야슬린은 인도의 모든 10학년(한국의 중학교졸업시험) 졸업생들이 매년 2월에 치르는 시험에서 아주 우수한 점수인 92점을 받았습니다.

야슬린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도 많습니다만, 이 시험 결과 발표 이후에 야슬린이 공부하는 학교와 지역에서는 경사가 났습니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난 것도 경사인데다가 야슬린이 지체 장애를 뛰어 넘어 공부했기 때문입니다.

야슬린은 파킨슨병의 증세와 비슷한 로코모터 이상으로 자체 장애가 있습니다.

이 장애 때문에 야슬린은 손의 일부와 발가락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야슬린은 왼손의 엄지와 새끼 손가락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야슬린이 이렇게 제한된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공부하였음에도 인도의 모든 장애/비장애인들이 함께 치른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입니다.

야슬린은 자신의 장애나 두개의 손가락만을 사용해서 공부하고 글씨를 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슬린이 이러한 생각과 태도를 갖게 된 것은 아버지 덕분입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야슬린이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적응해 갈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습니다.

높은 점수를 받은 지체 장애 소녀는 학교 담을 넘어 지역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 일간지 기자가 야슬린을 인터뷰했는데요, 기자는 “두 손가락만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느냐?”고 야슬린에게 물었습니다.

야슬린은 “나를 괴롭힌 모든 사람들이 나를 강인한 소녀가 되게 해 주었어요. 글씨를 쓰거나 무엇을 하든 잘 할 수 있답니다”하고 야무지게 대답했습니다.

야슬린은 이번에 받은 좋은 성적으로 상급학교에 무난하게 입학할 것입니다.

필자는 야슬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제는 인도도 일부에서는 가족들과 장애 당사자들도 장애를 인식하는 수준이 나아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슬린의 노력과 아버지의 지원, 그리고 야슬린이 공부하고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이 마련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야슬린의 경우는 일부이기는 합니다. 아직도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의 오지나 개발이 안된 지역에 사는 장애 아동과 소녀과 소년들은 적절한 시기에 정규교육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는 국제사회복지사인 필자는 야슬린의 성취가 기뻤고 고마웠습니다. 야슬린의 뒤를 이어 더 많은 장애아동과 소녀 소년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게 되길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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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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