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단체사업의 일환으로 척수장애인을 위한 올바른 휠체어스킬을 공부하고 보급하기 위하여 6명의 단원이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6박 7일간 캐나다 벤쿠버에 척수장애와 관련된 관계기관을 방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8회에 나눠 연재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는 '장애재단(Disability Foundation)'이다.

기관 방문을 위해 방문한 캐나다 벤쿠버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한국에서 하지 못한 레저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빡빡한 일정에 무엇인가를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그 시간이 좋았는지도 모른다.

Creekside Community Recreation Centre는 벤쿠버 올림픽 선수촌 이후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곳의 여러 프로그램 중에 캐나다의 Disability Foundation의 산하 단체 6개중 하나인 BCMOS(British Columbia Mobility Opportunities Society)가 장애인들에게 카약킹과 패들링 보트의 레저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패들링보트는 매우 안전한 종목이다.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탈 수가 있다. ⓒ이찬우

함께 간 일행들이 패들링 모트와 카약을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찬우

체험 후에 벤쿠버동계올림픽 때 사용한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이찬우

이곳 센터에서 관계자와 간단히 인사를 한 뒤에 패들링 보트와 카약을 타기 위해 선착장까지 완만하게 연결된 경사로는 장애인들이 부담감을 가지지 않을 만큼 친근하게 다가왔다. 벤쿠버 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 바로 눈앞에서 보이는 만에서 처음 타보는 패들링 보트는 힐링의 시간을 주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학생들이 코디네이터로 근무를 하면서 패들링 보트와 카약의 체험을 도와주고 있었다. 지체장애인을 위해서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 패들링 보트를 탈 수 있게 개조한 것이다. 간단한 사용법을 듣고 바닷물 염분 때문에 패들링 보트 전용 휠체어로 갈아타고 전용 도크로 내려가 몇 번 패들을 움직여보니 아주 쉽고 편하게 인근 바다를 왕래할 수가 있었다.

매우 안전하여서 한국에서도 도입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장애인조정연맹에서 패들링 보트를 구입해서 충주호 여름캠프에서 활용해보면 좋겠다. 같이 온 일행은 카약을 타면서 벤쿠버의 자연을 즐겼다.

요트를 탄 필자의 모습. 벤쿠버 앞바다에서 빌딩숲을 바라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찬우

보트에 접근할 수 있는 경사로와 사지마비 장애인을 위해 호흡으로 요트를 조정할 수 있는 장비(sip 및 puff 기술을 적용, 오른쪽 아래 사진)(http://www.disabledsailingbc.org/. ⓒ이찬우

요트선착장을 배경으로 관계자와 기념촬영. ⓒ이찬우

오후에는 세일링 보트를 체험할 수 있는 제리코항해센터(Jerico Sailing Center)로 이동을 했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일부 장애인이 보트를 타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동휠체어를 타는 중증의 장애인이 전동리프트에 몸을 실어서 요트에 옮기고 전문 세일러가 함께 동승하여 벤쿠버 앞바다를 1시간 정도 순항하는 일정이라고 하였다. 다녀온 장애인의 얼굴에서 무엇인가를 이루었다는 자신감과 환한 웃음을 잊을 수가 없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DSA-BC(Disabled Sailing Association of British Columbia, 장애인항해협회)는 1989년에 시작되어 현재 마틴16범선(모델명) 8개를 특수 설계 하여 매 여름 평균 1,000번 이상의 세일링을 제공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장애인도 단돈 10캐나다달러에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당연히 자국 장애인은 무료이다.

특히 마틴 16범선은 조이스틱 컨트롤이나 손을 쓸 수 없는 사지마비 장애인을 위해 호흡으로 불고 마시며 조절하는 ‘sip 및 puff 기술’을 사용하는 등 모든 수준의 능력으로 조정 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우리를 위해 바람이 거친 날씨에도 불구하고 특별 항해를 시켜주었다. 배를 조어해 준 멕시칸코치는 한국에 감사한다고 하였고(당시 월드컵에서 독일 이겨서), 고등학생인 그는 대학진학예정이고 5살부터 세일링을 한 베테랑이었다.

항해 후에 보트하우스에서 Disability Foundation의 사무총장을 만나 오늘 경험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Disability Foundation라는 단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가 있었다.

이 단체는 칼럼 1회째에 소개를 한 적이 있는 샘 설리반(Sam Sullivan)씨가 설립한 단체이다. 그는 스키사고로 사지마비의 척수장애인이 되었으나 이후 벤쿠버 주지사가 되어 벤쿠버 동계장애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존경받는 정치인이다.

이 단체는 성공적 사례 전달을 통해 외부활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중증장애인도 큰 어려움과 불안함 없이 다양한 자조모임 활동 가능하다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 30년 전에 설립되어 현재 아래에서 설명하는 6개의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Disability Foundation이 지원하는 6개의 단체에 대한 설명(http://www.disabilityfoundation.org). ⓒ이찬우

BCMOS(British Columbia Mobility Opportunities Society)는 트래킹, 캠핑 등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야외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트레일 라이더(Trail Rider)라는 외발수레와 같은 장비를 활용하여 장애인들에게 트레킹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해변에서 비치휠체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과 지역 사회 자원을 하나로 모으고 있는 ConnecTra Society에서는 고용 멘토쉽 지원 프로젝트, 지역 사회 모임, 워크샵 및 네트워킹, 구인 및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자원을 지원하여 장애인들이 밴쿠버 전역에서 일, 여가 및 사회적 기회와 연결 되도록 돕고 있다.

DIGA(Disability Independent Gardeners Association, 장애인 독립 정원사 협회)는 장애인들이 정원 가꾸기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1987년에 설립되었다. 장애인들이 정원 가꾸기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한다.

DSA-BC(Disabled Sailing Association of British Columbia, 장애인항해협회)는 장애인이 항해를 통해 가능한 것을 다시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장애인들이 충분히 접근 가능한 요트에서 레크리에이션 및 항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TETRA(Tetra Society of North America)는 국립단체로 자원봉사(엔지니어), 27권역 40개 봉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Tetra의 보조 장치 프로젝트는 이동성, 개인위생 및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장벽을 해결한다.

그들은 교육, 일 및 레크리에이션을 용이하게 한다. 가구, 부엌, 침실 및 욕실 및 차량이나 사업장과 같은 다른 환경에서의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간단히 말해 Tetra가 만든 보조 장치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VAMS(Vancouver Adapted Music Society, 밴쿠버 통합음악협회)는 밴쿠버 지역의 장애인 음악가를 지원하고 장려한다. 캐나다에서만 유일하게 접근 가능한 녹음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CD를 발매하고, 뮤직 비디오를 만들고, 콘서트를 홍보하고 있다.

짧은 시간의 체험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복지국가 척도는 결국 장애인에게 얼마나 다양한 레저를 지원할 수 있느냐로 정리되겠다. 장애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마음껏 편하게 할 수 있는 사회가 결국은 살기 좋은 사회일 것이다.

레저지원을 위해 값비싼 장비가 제공되고 전문가와 자원봉사자고 함께하고 다양한 기술과 보조공학이 제공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공적 자금이나 시민들의 기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이런 활동이 당연하게 하나의 권리로 받아들여지고 인지하는 사회가 선진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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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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