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의 아동이 두려움과 공포에 관한 생각에 대해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두운 저 풀 속에서 어떤 눈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요.’

‘괴물이 나를 공격하면 어쩌죠?!’

비현실적인 두려움들이 당장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 두려움과 공포는 잘 다스리지 못하면 불안한 증상들이 늘어나면서 실제로 불안장애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어두움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동들에게 아주 정상적인 반응이다. 대부분의 아동은 생각만으로 그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상속의 세계에서 만들어진 두려움이라는 큰 괴물은 성장하는 동안 조절하지 않으면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스스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생각해 본 뒤, 대화를 통해 두려움을 다스리거나 두려운 대상에 대해 잊도록 노력하거나 이완운동을 하는 등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생각하는 두려움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유추해보며, 그것이 현실적인 두려움인지 비현실적인 두려움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만약 비현실적인 두려움이라면 그 감정을 버릴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상담과 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포에 대한 두려움 중 괴물, 귀신 등, 보이지 않는 제3의 눈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두려움은 비현실적인 두려움이지만, 또래들이 나를 비웃고 비난하는 것 같은 시선들에 관한 두려움은 현실적인 두려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고 유사한 두려움이라고 할지라도 세분화 하여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이러한 두려움은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친구사귀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대화의 두려움들은 적응상의 문제도 생기지만, 소통의 문제로 인해 자발적 왕따의 위험도 있다.

마음속의 두려움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있을 수 있는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을 이기고 한 발짝 행동으로 다가갔을 때 결과가 달라짐을 느껴야 한다.

두려움을 버리자. ⓒ김지연

[내 마음이 철렁] 이라는 동화책 또한 학교에서 괴물들이 우글거린다며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아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스스로도 악어가면을 쓰며 모두에게 경계를 보이는 주인공은 늘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라고 소리치고 거부한다.

내면은 매우 연약하지만 친구들에게 강한 나로 보이기 위해 더욱 큰 소리를 친다. 하지만 주인공은 악어가면을 써야 학교를 갈 수 있을 정도로 친구를 사귀는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이 운동장 한구석에 있었을 때 작은 괴물이라고 생각되던 여자아이가 다가와 그림을 그린다.

“저리 가 ! 여긴 내 자리야!” 라고 소리치지만 여자아이는 너의 자리가 아니라며 나도 앉을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하고 자기 할일만 묵묵히 하고 있다.

주인공은 그러한 여자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가까이 다가가도 신경 쓰지 않고 할일을 하던 여자아이는 환한 원숭이 얼굴 가면을 그리고 있었고, 궁금함에 말을 걸어보게 된다.

원숭이 얼굴이 마음에 든다며 써보기를 원하기도 하고, 대화가 자연스럽게 자전거 타기로 이어지며 함께 그림도 그리고 친구가 된다.

어둡고 , 두려워하는 마음을 소리 지르는 행동으로 표현했던 주인공 이였지만, 괴물 같은 자신의 모습에도 당당하게 맞서며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아이를 보고는 깨닫게 된 것이다.

두려움의 이유로 무조건 피하기보다 당당히 맞서보자. 그리고 주변 친구들이 내미는 손을 놓치지 말고 잡아보자. 한번 잡은 손은 스스로에게 경험이 되고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

가면을 쓰지 않고 당당하게 용기를 내어, 보이지도 일어나지도 않을 두려움을 이겨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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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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