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을 확장시킨 사람중에 아들러 라는 박사가 있다. 그는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로개인심리학이자 실천심리학을 강조했다. 아들러의 기본 개념은 열등해도 된다는 것에 바탕을 두어 실패를 소중한 경험으로 인식하고, 실패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기회라고 당당히 이야기 한다.

우리나라에서 실패란 매우 부끄럽고 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너무 사랑하기에 잘 못 될까 염려하여 실패할만한 일은 미리 막는 경우도 많았다. 우리는 실패가 두렵고 나쁘다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들러는 말했다. 세상에 못 하는 사람은 많다고 말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의욕을 심어준다. 실패를 했다고 비난하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다음기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잘 되지 못했구나,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까?” 와 같이 질문하여 다음 기회의 발판으로 삼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분위기가 어쩌면 이러한 실패를 두려워하게 끔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간혹 학교수업이나 강의를 가게 되면 맨 앞줄은 비워두고 뒷자리부터 자리에 착석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보통 앞에 앉기 싫다는 생각에 젖어있는데, 이는 교실 이라는 환경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선생님은 학급 맨 앞자리 학생에게 자주 질문을 했었다. 우리는 대답 혹은 정답을 말해야 하는 상황들로 힘들어 했었다. 원래 이런 상황은 대화 혹은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되는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규율, 규칙, 정답찾기 같은 것들을 통해 긴장이 되고 실패할까봐 두려운 나머지 답하는 것에 실패하고, 점점 자리 탓을 하며 부담스러운 자리 때문이라고 여겼다.

틀린답을 말해도 괜찮다. 이 또한 배움의 한 단계로 기억 하는 것이 바른 실패 극복법이다. 하지만 이 실패로 인해 계속해서 두려움을 쌓아두고, 성장해서까지 앞자리를 피하는 모습은 어쩌면 학교라는 환경에서부터 실패경험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만을 기억하며 부정적인 습관들을 스스로 만들고 가둬 놓은 것은 아닐까?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실패를 제대로 체험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못하는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일을 바라보며,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그 아이의 성장을 인정한다. 할 수 없었던 일보다 할 수 있었던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잘 못하는 일에 있어서는 당연히 실패가 따라온다. 하지만 분명 내가 잘 하고, 할 수 있는 일에 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나를 보여야 한다. 이 또한 실패를 해도 괜찮고, 실패를 통해 또다른 성공을 배울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김지연

[잘하는 게 서로 달라]라는 동화책에서 또한 실패를 통해 나의 장점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아론은 아빠와 축구장에 갔다.

축구는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이어서 함께 즐기기로 했지만, 아론은 축구를 잘하지 못한다. 마침 친구 라비가 축구를 하러 왔고 그들은 함께 축구공을 가지고 논다.

하지만 아론은 공을 찰 때마다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갔고, 그때마다 라비는 놀리기 시작했다.

“애걔, 헤헤헤~ 헛발질이네~신발이나 빨리 주워라.”

아론은 이때

[너는 축구를 잘하지만, 나는 축구를 아직 잘 하지 못해. 그래서 연습하는 중이야.] 라고 말하며 상황을 인정하고, 실패를 경험으로 생각했어야 했다.

하지만 아론은 아무말을 하지 못했고, 아빠는 이렇게 말했다.

“잘했어 아론, 다시 차봐.”

쪽지시험날이였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다른 친구들은 모두 잘 하는 것 같았고 아론은 자신만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국 아론은 무엇이든 잘 하는게 하나도 없다는 데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결국 시험은 끝났지만 아론은 답을 완성을 못한채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나보다 잘해요.”

하지만 이 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모두 잘 할지도 몰라. 하지만 너도 잘 하는게 있어. 우리 모두는 특별한 선물을 가지고 있거든. 그런데 자신이 가진 선물을 발견하려면 스스로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단다.”

아론은 이후 자신의 노래실력을 깨닫고 뽐내게 되어 당당히 스스로를 보이게 된다.

아들러의 심리학에서 말하듯, 실패는 있을 수 있고 그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실패를 실패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기회로 여기며 나의 재능을 찾아내는 일, 스스로 강한 믿음을 가지는 일, 그리고 그를 지지하는 좋은 환경이 있다면 실패를 이기지 못할 것은 없다.

우리에게 장애가 있지만 장애는 실패가 아니다. 우리의 마음을 극복한다면 장애는 또다른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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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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