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2박 3일간 파주 지지향에서 '2018년 장애인 맞춤형 창업교육 캠프'가 열렸다. ⓒ심지용

중소기업벤처부가 주최하고,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와 서울대학교 QoLT가 공동주관한 ‘2018년 장애인 맞춤형 창업교육 캠프’가 10일 막을 내렸다.

파주 지지향에서 2박 3일간 진행된 캠프엔 16명의 장애·비장애인들이 참가해 각자의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발표하며 예비 창업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K-ICT 창업 멘토링센터에 소속된 5명의 CEO 멘토들은 2박 3일간 교육생들과 동행하며 창업에 대한 기초지식부터 아이디어를 창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는 전략들을 전수했다.

멘토단은 과거 창업을 통해 10여년 이상 자신의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이들로 구성돼 이론이 아닌 현실적으로 창업에 필요한 사안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멘토링에 참여한 김경석 CEO 멘토는 “교육생들이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디어를 서로 발표하고자 하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업은 교육생 3~4팀이 한 조가 되고, 각 조에 CEO 멘토가 한 명씩 투입돼 교육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교육방식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생은 “매일 혹은 매시간 멘토가 바뀌었으면 교육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을 텐데, 2박 3일 내내 조가 처음 그대로 유지되면서 코칭의 연속성이 보장된 점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여행사 창업을 준비 중인 신현오 교육생도 “멘토들이 각자의 사업에 관해서 맞춤식으로 코칭해주신 게 좋았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이 멘토들에게 창업에 대한 멘토링을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QoLT

덕분에 교육생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멘토들의 이해도도 높았다. 그래선지 교육과정에 대해 교육생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길영수 교육생은 “처음엔 모든 아이디어를 사업에 녹이려 고민하다보니 방향이 불분명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멘토께서 예리하게 짚어주시는 부분들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서를 간단하게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니 사업의 방향성이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한 교육생도 “캠프 전까지만 해도 사업 아이템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누구에게도 선뜻 내놓지 못했지만, 멘토님의 코칭 덕분에 이제 당당히 얘기할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교육생도 있었다.

허재혁 씨는 질 놀은 장애인생산품을 제조하는 장애인 기업을 만들어 계장제어장치, 자동제어반, 소프트웨어 개발, 장애인보조기기 등을 생산 및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그는 “회사 초기부터 중증장애인을 일정비율 이상 고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교육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아쉬운 부분을 적지 않게 노출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생은 “나처럼 얼떨결에 참석한 장애인들이 많아 보였다”며 “다음엔 홍보를 제대로 해서 정말로 사업하려고 하는 사람을 모아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멘토 분들이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어 보였다”며 기존 비장애인들에게 하는 강의에 간혹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가져라 하는 식의 강의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사업이면 온라인 사업, 카페면 카페처럼 분류해서 창업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동안 장애인은 비장애인들이 정해놓은 틀 속에서 살아왔다. 취직 또한 의무고용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온 경향이 있다.

창업은 틀을 깨는 행위다. 스스로를 고용하고, 누군가를 책임지는 과정이다. 어떤 강사의 말처럼, 장애가 있는 고용주를 대표로 모시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을 거다.

여기에 대해 강사는 말했다. “당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라”고.

새로운 일에 몸을 던지는 행위만큼 진정성을 명확히 표현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 창업을 향한 열정에 장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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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용 칼럼리스트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중앙일보 대학생 페이스북 페이지 ‘나도 칼럼니스트’에 5년간 기명칼럼을 연재했다. 2013년 12월부터 1년 간 KBS <사랑의 가족> 리포터로, 2017년 5월부터 약6개월 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며 장애 문제를 취재해 사회에 알리는 일을 했다. 장애 청년으로 살며 느끼는 일상의 소회와 장애 이슈에 대한 생각들을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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